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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여름호
특집논문

 

TV의 고발프로그램과 인권

 

최 창 섭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서 

 

인권(human right)이란 말 그대로 인간의 권리이다. 이는 인간이기 때문에 당연히 갖는다고 생각되는 자유와 권리를 의미한다. 그러나 인권은 시대와 사회적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역사성을 갖고 있는 개념이므로 본 글에서는 자연법상의인권1)이 아닌 법의 테두리 안에서 규정지을 수 있는 인권의 개념, 즉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적 권리로서의 기본권을 인권이라 하기로 한다.

그 이유는 첫째, 인권의 개념은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라는 가치관에서 비롯된 규범의 문제이기 때문에 법규범 외에도 윤리적, 종교적 규범까지 그 범위가 다양할 수 있음이고, 둘째로 인간의 자유와 권리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때 결국 가치의 갈등을 최종적으로 해결하는 강제성의 발동문제는 법률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언론과 인권의 관계는 「기본권으로서 언론의 자유는 다른 기본권을 위해 어떻게 행사되고 있는가」하는 문제로 압축될 수 있다. 왜냐하면 「언론의 자유」(헌법21조 1항: 모든 국민은 언론, 출판의 자유)와 「사생활의 비밀 및 자유」라는 기본권(헌법17조: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받지 아니한다, 헌법21조 4항: 언론, 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언론, 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사이에 필연적 가치의 갈등을 내재하고 있어 동순위 기본권이 상호 충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언론의 자유」만을 강조하는 경우와는 달리 「언론의 책임」이 강조되며, 법적인 충돌이 있을 경우에는 구체적 상황하에서 어느 쪽을 우선 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판단기준으로 이익형량의 원칙이 적용된다.

「방송의 자유」는 「언론의 자유」라는 대전제 속에 포함된다고 본다.2) 방송에 관한 헌법이론의 근거점은 방송도 신문의 경우와 같은 여론형성에 의해 국민적 합의를 창출하고, 국가권력의 정당성 원리를 작용케 하며 소수자를 보호하는 등 공적 과업 개념에 있다.3) 방송의 자유를 언론의 자유의 일종으로 보기 때문에, 언론 자유의 한계와 제한의 규정은 방송에도 적용되는 것이다.

매체가 다르면 매체에 대한 규제의 정도나 내용도 다르다. 「방송의 자유」는 다른 언론매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제약이 따른다. 방송의 경우 전파는 희소한 자원으로 궁극적으로 전파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측면에서 방송의 운영담당자는 국민의 권리를 위임 받고 있는 공공신탁으로 볼 수 있으며 방송의 공공성의 근거도 바로 여기에 있다. 전파의 희소성이라는 기술적 제약성은 다른 매체와 비교하여 방송운영주체의 수를 제한하여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제공받기 어렵게 하는 문제를 제기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매체가 갖고 있는 특성 때문에 방송의 자유는 제약을 받기도 한다. 미국대법원의 판례에 따르면 「모든 형태의 커뮤니케이션 가운데 가장 제한된 헌법적 보호를 받는 것은 방송이다.」 그 이유는 첫째, 방송은 개개인의 사적 생활에 깊이 침투하는 속성을 지녔고, 둘째, 어린이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특성을 지녔다는 점이라고 지적한다.4) 방송이 인권의 문제에 심각성을 갖게 되는 것은 타 매체보다 직접적이고 강한 이미지를 제공 받기 때문이기도 하다.

인권의 문제가 주로 국가 혹은 권력과 밀접하게 관계되는 것으로 여겨왔던 것은 인권탄압 혹은 인권유린의 가해자가 주로 정치적 권력을 가진 자로부터 행해졌기 때문이다. 요즈음 대중매체가 인권침해의 가해자라는 비판의 소리를 접한다.

요즈음 텔레비전의 경우 탐사 보도프로그램이 하나의 프로그램 형태로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고 또 인기 있는 프로그램에 속한다. 사회고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인 만큼 언론 고유의 환경감시의 기능을 통해 사회의 모순과 비리를 척결하려는 모습은 한 차원 발전된 프로그램이라는 평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 한편에서는 고발을 빙자한 상업주의 언론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인권의 침해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고 비판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언론인가?」「언론의 자유로부터의 자유」5)라고 언론은 도전을 받기도 한다. 혹자는 우리언론이 사회 공기가 아닌 권력기구라고 매스미디어에 책임을 묻는다.

 

. 사회고발프로그램의 개념

 

「사회고발프로그램」이란 광의로는 보도프로그램의 한 종류에 속하며, 협의로는 보도다큐멘터리의 일부라고 할 수 있다.6) 「사회고발프로그램」을 「탐사보도프로그램」으로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저널리즘의 사적(史的) 관점을 반영한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 고발이라고 하는 저널리즘의기본적 입장을 견지한 「폭로저널리즘」도 그 표현양식에 따라 개혁(crusading)저널리즘, 추문 들추기(muckraking) 저널리즘, 탐사(investigative) 저널리즘으로 발전해왔다.7) 「폭로저널리즘」이 감시와 고발의 정신을 왜곡하여 상업적 목적을 위한 「추문 들추기」 저널리즘으로 전락함에 따라 단순한 폭로나 피상적 보도가 아닌 하나의 사건을 깊숙이 파헤쳐 진위를 가려내는 새로운 형태의 「폭로저널리즘」인 탐사저널리즘이 등장한다. 신문에서 시작된 탐사보도는 TV에 영향을 미쳐 미국 CBS의 「60 Minutes」와 ABC의 「Close-up」과 같은 전문적인 「탐사보도프로그램」 형태의 프로그램이 등장하게 된다.

본 논제는 「사회고발프로그램」에 나타나는 인권침해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탐사보도프로그램」과 「단순고발프로그램」, 혹은「고발보도」 모두를 「사회고발프로그램」으로 분류하기로 한다.

우리의 경우, 1982년 KBS 2TV의 「추적 60분」이 본격 탐사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은 이후, 현재는 KBS 2TV의 「추적 60분」, MBC 「PD 수첩」,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등의 프로그램이 있으며, 인기 있는 프로그램의 위치를 점하고 있다. 탐사프로그램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증가하면 할수록 그리고 시청자의 관심을 끌면 끌수록 시청자에게 끼칠 해악도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따라서 탐사보도프로그램이 갖고 있는 역기능은 정기능 만큼이나 의미 있는 과제이기도 하다.

 

. 방송의 인권침해

 

방송의 인권침해는 사생활의 침해, 명예훼손, 초상권의 침해, 무죄추정권의 침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의 침해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나 주된 침해는 사생활침해 및 명예훼손이 차지하고 있다.

현행헌법은 제16조에서 「모든 국민은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 받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우리는 흔히 사생활의 권리 또는 프라이버시 권리라고 말한다. 사생활의 권리는 일반적으로 「본인의 동의 없이 사생활에 관한 것을 공중에게 공개되지 않기를 바라는 인간의 자연적인 권리」라고 정의한다.8) 우리 헌법은 개인의 명예권을 기본권으로 보장하고 있으며 그 근거규정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한 헌법 10조와 헌법21조 4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명예훼손이란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에 대한 침해이다.9) 그리고 이와 관련한 형법의 규정으로 명예훼손죄(형법307조), 사자(死者)의 명예훼손죄(형법308조), 출판물에 대한 명예훼손죄(형법309조)가 있으며10) 민법에서는 명예를 해하거나 정신상 고통을 가한 자의 배상책임(민법751조)과 손해배상과 함께 명예회복에 적당한 처분을 법원이 명할 수 있다(민법764조)고 규정하고 있다. 방송심의 규정 제1장 3조에는 「방송은 국민의 기본권 옹호에 기여하며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존중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신청현황11)을 살펴보면 1993년의 경우 총 423건의 중재신청 중 언론보도의 명예훼손 및 사생활 침해가 309건을 차지해 전체의 73%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라이버시권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요건이 필요하다.12) 첫째, 공표된 내용이 사생활의 사실 또는 사생활의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우려가 있어야 한다. 둘째, 일반인의 감수성을 기준으로 하여 공개됨으로써 심리적 부담이나 불안을 갖게 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셋째, 일반인에게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것으로서 그 공개로 인하여 당해 개인이 실제적 불쾌감이나 불안감을 가졌어야 한다. 넷째, 공개된 사적 사항이 피해자에 관한 것이라는 증명이 있어야 한다. 다섯째, 공표된 사상의 진실이나 공개자의 악의의 결여는 항변이 될 수 없으나 당해 당사자의 문서에 의한 사전동의가 있는 경우에는 그 권리가 소멸된다.

프라이버시의 침해유형13)은 1) 사사(私事)에의 침입 2) 사적 사항의 공표 3) 오인을 낳게 하는 공표 4) 남용으로 구분된다. 고발프로그램에서 자주 등장하는 숨긴 카메라와 마이크를 사용하여 보도하는 사례l4)는 위 1항에 해당되는 것이다. 사적 사항의 공표는 대중매체가 개인의 난처한 사적 사항을 공개하는 것을 말하며 오인의 경우는 사적 사항의 공표가 사실을 그대로 공표한 경우인 것에 반하여 과장 내지 허위로 보도한 경우에 해당된다. 도용은 개인의 성명, 초상 등을 본인의 동의없이 영리적 목적을 위해 사용하였을 경우에 해당된다.

프라이버시 침해의 면책사유15)로는 본인의 동의를 얻었을 경우 공익이라고 불리는 뉴스가치가 인정될 때, 다시 말해 일반국민의 알 권리의 대상이 되는 사항일 경우 공적 존재 또는 공적 인물과 같이 사회적 지위에 따라 프라이버시권의 한계를 정하는 경우 일정한 사정하에서 어떤 사람이 자신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포기 하는 경우가 있다.

표현의 자유 혹은 알 권리와 프라이버시권의 충돌은 구체적 상황하에서 어느 쪽을 우선 할 것인가를 결정짓는 판단기준으로 이익형량의 원칙이 적용된다. 알 권리가 논의된 직접적인 발단은 정부가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국민들이 정확히 알아야만 국민 주권자로서 여론 형성을 의미 있게 할 수 있다는 참정권적 시각에 있다. 즉 정부의 비밀주의 관행에 대한 자료공개 요구의 차원에서 알 권리가 논의된 것이다.16) 따라서 알 권리는 개인의 사생활에 우선하는 상위의 기본권이 아니며 알 권리라는 미명하에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마음껏 침해하는 권리는 언론의 자유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초상권이란 자기의 초상이 함부로 촬영되거나 공표, 이용되지 않을 권리를 의미한다. 초상권은 인격권의 침해라는 차원에서 고려되어 왔으나 근래에는 재산권적 침해의 유형으로 해석되기도 한다.17) 텔레비전의 경우 영상 전달의 매체이므로 특히 초상권 침해의 위험이 크다.

헌법은 「형사피고인은 유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무죄로 추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언론은 때때로 용의자를 진범으로 단정짓게 한다. 뿐만 아니라 언론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기도 한다.

 

. 인권침해에 대한 법적 구제방안

 

인권침해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는 형사적 대응방식과 민사적 대응방식이 있다. 방송에 의하여 명예나 신용이 훼손된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행위가 형법이나 기타의 법률에 의하여 형사적으로 처벌되게 되고, 그 결과 간접적으로 피해자가 심리적 보상효과를 얻게 됨은 명백하다. 그러나 형사 책임은, 원칙적으로 구체적 가해 행위를 저지른 행위 당사자를 상대로 하여 고의 행위만을 추궁하게 된다. 그런데 언론침해의 대부분은 당사자가 「자연인으로서 언론인 개인」인지 「법인으로서 언론 기관자체」인지가 불분명할 때가 많고 또 고의 행위가 아닌 과실행위로 비롯된 경우가 많으므로 형사법이 요구하는 책임요건, 즉 구체적 자연인 개인의 고의 행위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된다.18)

방송에 대한 인권침해가 있을 경우 민사적 구제방식으로는 손해배상청구 방법과 명예회복처분이 있다. 이는 방송의 인권침해를 불법행위로 보고 이러한 불법행위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한 행위이며, 이러한 침해행위로 말미암아 손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제기하는 소송이다.19) 손해배상청구권은 재산적 손해라기 보다는 정신적 손해배상인 위자료로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20) 명예회복처분은 결국 원상 회복 방법을 말하는 것으로 사죄장교부, 사죄 광고, 취소 광고, 게재 금지 처분, 피해자 승소 판결을 신문에 광고하는 방법 등이 있다.21) 다만 위 방법 중 사죄광고는 위헌결정(89헌마160)이 난 바 있다.

방송법 제41조에 의하면 방송에 의한 인권침해가 이루어진 경우, 피해자는 해당언론사를 상대로 정정보도청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정정보도청구권은 보도된 내용이 진실에 반하여 잘못된 것이므로 이를 「정정」한다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보도된 내용에 대하여 이해 관계가 있는 다른 한편의 당사자에게도 이에 관한 진술과 답변을 할 기회를 주자는 반론권의 보장으로 이해되어야 한다.22) 법원에 대한 정정보도 청구 절차는 해당 방송의 공표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신청을 거친 다음 법원에 제소하도록 되어있으며, 현행중재제도는, 중재의 청구인과 피청구인이 권고에 합의한 경우만 구제가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23)

 

. 방송보도에 의한 인권침해의 개선방안

 

1. 방송의 자율적 사전적(事前的) 규제

 

방송에 의한 인권침해를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자율적, 사전적 예방이다. 법적인 구제방식은 일단 실추된 명예나 왜곡된 사생활은 보도된 시점에서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것이므로 사후적으로 따르는 정정이나 해명 혹은 금전적 보상은 인권피해자의 이미지를 원상회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방송국 내부차원에서 스스로 행하는 자율적 규제의 방식은 방송이 언론의 침해자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이다. 방송국 스스로가 자체내의 내부적 예방시스템을 갖고서 사후에 생길지도 모르는 인권침해의 위험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려는 노력은 방송이 사회의 공기로서 그리고 올바른 「사회의 감시자」로서의 언론기능에 봉사하는 것이다.

현재의 방송사 자체 심의부의 기능을 활성화하여 인권침해의 경우를 모니터 하게 하거나 방송제작진과 법률전문가로 구성된 일련의 기구를 통하여 표현의 자유는 물론 인권의 침해 없는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더구나 탐사프로그램은 기획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속보성의 제약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가능한 대안이다.

이러한 자율적 규제의 한계는 구속력이 없으므로 방송국, 방송인 스스로가 인권에 대한 의식이 고양되지 않는 한 그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데 있지만 언론기관 스스로가 현실에만 안주하여, 자율규제의 방법에 의한 자정의 노력을 게을리하였을 경우, 피해자의 불만은 결국에 외부적인 해결수단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2. 방송인의 전문화와 재교육

 

전문화란 특정분야에 관한 전문적 지식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Richard Hall은 언론인이 아무리 재교육을 받고, 윤리강령을 선포하고, 협회를 만든다 할지라도 언론인 자신들의 마음가짐, 태도가 전문적 성향을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전문화가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한다. 다시 말해 전문적 지식 이외에 사회에 대한 봉사의 소명의식이 있어야 비로소 언론인의 전문화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24) 미국에서 방송인에 대한 재교육은 도덕적 사고의 자극 도덕문제의 재인식 분석 기술의 개발 개개인의 도덕적 의무와 책임감각을 가르친다.25)

방송의 막강한 영향력에서 비롯된 사회적 책임성에 비추어 방송의 전문직화는 필수적이다. 전문직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전문화는 자유를 신장하는 길이다. 둘째, 전문화는 공익성을 제고하는 길이다. 셋째, 전문화는 방송의 질을 향상시키는 길이다. 넷째, 전문화는 평생직업을 고취하는 길이다. 다섯째, 전문화는 명성과 신뢰를 확립하는 길이기 때문이다.26)

재교육적 측면에서는 방송의 제작담당자들에게 특히 고발프로그램의 제작담당자들은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 및 기타 윤리적 문제에 관한 특별교육이 필요하다.

 

3. 언론의 인권침해에 대한 개인의 적극적 대처

 

방송은 국민의 신탁기관으로 시청자 없이 존재할 수 없고 발전할 수도 없다. 다시 말해 방송이 환경감시의 역할을 신탁 받았다면 시청자는 방송을 감시 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다. 방송인의 자유가 증진되어야 공중의 방송에 대한 권리가 보장될 수 있다는 주장은 일면 타당하다 할지라도 여기에서의 방송인의 자유란 인권의 침해까지를 보장받는 자유가 아니기 때문이다.

방송으로부터 인권을 침해 받은 피해자는 법적 구제 장치가 마련되어 있어도 그 권리행사를 주저해왔다. 막강한 매스미디어를 상대로 한 피해의 호소는 의미 없다는 권리의 포기와 법과 권리라는 사회제도에 친숙하지 못한 문화적 전통 때문일 것이다.27) 그러나 인권침해 피해자들의 고소나 제소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언론중재위원회는 1981년 중재신청 44건을 접수하였고 1990년에는 159건, 1993년에는 423건을 접수하였다.28) 매스미디어의 수가 많아졌다는 것도 이유가 되겠거니와 국민적 저항의 수준도 높아지고 있음을 암시 한다고 볼 수 있다.

방송의 피해자나 일반 시청자는 방송의 월권적 행위에 저항하여야 한다. 단순한 항의에서부터 법적 대항에까지 시청자는 침묵의 군중이 아님을 보여야 한다. 결국 깨어 있는 시청자들로부터 방송은 인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한 자율적 규제가 가장 합리적인 것임을 깨닫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4. 사회고발프로그램의 제작환경 개선

 

사회고발프로그램의 제작 담당자는 제작의 어려움을 호소한다. 일차적으로 인력과 제작 기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속성제작」29)이 나오게 되며, 프로그램 성격상 섭외단계에서부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사회고발프로그램의 고발정신은 시청률 지상주의 명목 하에 선정적이며 충격적인 소재 위주로 전락할 우려마저 있다. 방송의 경우 시청률경쟁과 좋은 방송의 딜레마는 사회 고발프로그램의 경우에도 예외 없이 등장한다. 방송제작여건의 개선이란 단순히 많은 제작비와 충분한 제작시간만을 제공하는 것으로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특정프로그램에 있어서 특히 사회적으로 중요한 이슈를 다루고 발전된 사회를 건설하려는 고발프로그램은 시청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비교형량의 원칙은 「시청률」과 「꼭 필요한 프로그램」 사이에도 적용되어야 한다.

 

. 결   

 

우리가 살며 누리는 이 삶에서 방송은 과연 어떤 것이어야 하며, 또 이 삶의 앞날을 위해 방송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현대인의 삶 속에 「새로운 이웃」의 위상을 차지한 방송은 스스로 지녀야 하고 담아야 하며 또 내걸어야 할 이상과 가치를 정립하여야 한다. 이것이 바로 방송이념의 구현이다.

방송이념이라고 하는 그릇의 모양은 민족공동체가 지향하는 이념체계와 걸맞아야 하고, 방송의 권리와 책임의 원리를 존중하여야 하며, 그리고 개인이 누리는 자유와 평등에 어긋나지 않아야 한다. 이를 위해 방송은 첫째, 방송의 본질은 인간을 위한 방송이라는 절대명제에 초점이 맞추어져야 한다. 둘째, 방송은 사회라는 삶의 터전을 위해 이바지해야 한다. 셋째, 방송은 나눔을 실천하는 촉매이어야 한다.

방송이념은 갖가지 프로그램 활동이 창출되는 정신적 힘임과 동시에 방송인 활동을 준거하도록 제한시키는 힘이다. 방송이념은 안으로 방송인을 규제하나, 밖으로는 시청자를 보호하는 계율인 셈이다.

방송의 인권침해는 방송의 권리만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책임을 도외시한 권위적 산물이며 「인간을 위한 방송」이 아니라 「방송을 위한 방송」이며 방송이념의 실종을 의미한다.

결론적으로 방송의 이념은 저절로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 수준이 정부수준을 결정하듯이 수용자 수준이 언론의 수준을 결정한다. 결국 언론의 침해문제의 중요한 열쇠는 국민과 수용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1) 엄격한 의미에서 인권은 자연법 사상의 소산으로 근대 초기의 사회계약설을 배경으로 한 천부적 권리 또는 자연권을 의미하는데 반해, 기본권이라 함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뜻한다(「신법률학대사전」, 법률신문사, 1992, p.1350.). 그리고 인권이 헌법전에 수용될 당시에는 자유권, 참정권, 생존권 등이던 것이 범죄피해자의 구조요청권, 환경권, 행복추구권, 보건권, 혼인과 가정의 보호요청권 등으로 확장되었다. 한기찬, 방송보도와 인권토론회 주제발표, 「국제인권보」, 1994. 4. 15. 3면.

2) 양건, "방송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공적 규제: 헌법론적 소고", 「언론법제의 이론과 현실」, 한나래, 1993, p.79.

3) 박용상, 「방송법제론」, 교보문고, 1988, p.299.

4) 양건, "방송에서의 표현의 자유와 공적 규제: 헌법론적 소고", 「언론법제의 이론과 현실」, 한나래 1993, p.91.

5) 박형상, "언론으로부터의 자유와 법적 대응", 「언론법제의 이론과 현실」.

6) 안광식, "사회고발프로그램의 개발과 과제", 「방송연구」, 1984년 봄호, p.96.

7) 이와 관련된 논의는 차배근. "폭로저널리즘의 정기능과 역기능", 「언론중재」, 언론중재위원회, 1986년 겨울호와 팽원순, "사회고발 저널리즘의 역사적 고찰" 「방송연구」, 방송위원회, 1984년 봄호를 참조.

8) Robert H. Phelps and E. Douglas Hamilton,「Libel」(N.Y.: Dover Publications, Inc, 1978), p.380. 한병구, 「언론법제이론」, 나남, 1987, p.109에서 재인용.

9) 최우찬, "명예훼손의 정당화 사유에 관한 형사적 고찰" 「언론중재」, 1992년 봄호, 언론중재위원회, p.12.

10) 최우찬, 앞의 논문, p.12.

11) 「연차보고서」, 언론중재위원회, 1993., p.39.

12) 안용교, "프라이버시권", 「월간고시」, 1980년 5월호, PP.47~62. 김동철, "알 권리와 프라이버시", 「언론중재」, 언론중재위원회, 1985년 여름호, p.10에서 재인용.

13) 한병구, 앞의 책, pp.l18~129.

14) Don R. Pember, 「Mass Media Law」, 2nd ed(WM. C. Brown Company Publishers) 1981, p.261. 한병구, 앞의 책에서 재인용.

15) 한병구, 앞의 책, pp.129~131.

16) 박형상, 앞의 논문, pp.205~206.

17) 양삼승, "사건보도와 법, 윤리상의 과제", 「언론중재」, 언론중재위원회, 1990년 가을호, pp.10~11

18) 박형상, 앞의 글, p.195~196.

19) 양승두, "시민의 권리의식과 언론피해구제제도",「언론중재」, 언론중재위원회, 1989년 겨울호, p.42.

20) 박형상, 앞의 글, p.199와 양삼승, "인권보호와 방송" 「방송연구」, 방송위원회, 1988년 가을호, p.203.

21) 박형상, 앞의 글, p.199와 양삼승, 앞의 글, p.203.

22) 박형상. 앞의 글, p.202와 양삼승, 앞의 글, p.206.

23) 양승두, 앞의 글, p.43과 박형상, 앞의 글, p.202~203은 언론중재위원회의 권한강화에 신중론을 펴고 있다.

24) 최창섭, 「방송총론」, 법문사, 1991, pp.107~124와 차배근, "폭로저널리즘의 정기능과 역기능", 「언론중재」,1986년 겨울호, p.22.

25) John C. Merrill and S. Jack Odell, 「Philosophy and Journalism」, Longman, 1983, p.76.

26) 서정우, 「커뮤니케이션의 전문성」, 1983. 12., 세계커뮤니케이션의 해 기념 심포지엄 관련자료, pp.8~10과 최창섭, 「방송직의 전문성」, 1983. 1. 2., 세계커뮤니케이션의 해 기념 심포지엄 관련자료, pp.8~19.

27) 양승두, "시민의 권리의식과 언론피해구제제도", 「언론중재」, 언론중재위원회, 1989년 겨울호, pp.36~43.

28) 「연차보고서」, 언론중재위원회, 1993.

29) 담당 프로듀서 혼자 3~5주 만에 기획, 취재, 편집, 리포팅을 모두 해내야 하는 여건하에서 필연적인 재탕주의와 '날림공사'식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 미국 CBS의 「60 Minutes」의 경우, 편당 3~4억 원의 제작비가 소요되며, 전체의 60%를 정치문제가 차지하고 있다. "누구를 위한 탐사보도인가", 「시사저널」, 94. 5. 5., 제236호, pp.82~83.

 

서강대 영문학과, 미국시라큐스대 대학원(방송학 석사),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대학원(언론학박사)

미국 마켓대학 객원교수, 한국언론학회 회장

저술: 「방송원론」, 「방송비평론」, 「방송철학」 외

□ 현재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연예기사의 실태와 문제

 

신 우 식  전 서울신문 사장

 

. 들어가는 말

일간, 주간, 월간에 걸친 정기간행물에 나오는 일부 연예기사가 윤리면에서나 법적으로나 문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중의 사랑을 받으며 화제의 대상이 될 수 밖에 없는 연예인은 매스 미디어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가 없다. 대중의 스타이기를 자청하고 나선 그들은 매스미디어를 멀리 할 수가 없다. 일상생활의 조그마한 이야기나 행동거지 하나 하나가 호의적으로 보도되는 것은 연예인으로서는 두 손을 들어 반가워 할 일이다. 그러나 그런 좋은 기사 또는 무해무득한 기사만 나가지 않는 데에 문제가 있다. 매체 동업자간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연예관계 보도가 과열해지다 보면 연예인의 프라이버시 침해, 명예훼손으로 치닫게 된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것을 사실인 것처럼 쓰고 추측기사를 마구 쓰는 결과를 빚는다. 그야말로 폭주의 무서움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피해자」로서의 연예인은 울분을 참지 못한다. 「가해자」인 매체에 항의를 해도 만족할만한 반응을 얻지 못한다. 심지어 「홍보가 잘되었으니, 고맙게 생각하라」는 적반하장의 화살을 맞기도 한다. 다행히 근자에 와서 연예인에게도 인권의식이 높아져 피해에 대한 정신적 물질적 보상을 요구하는 중재신청, 소송이 행해지고 있다.

이른바 유명인사의 명예와 프라이버시 보호에 있어서 연예인은 크게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역시 대중의 사랑을 한 몸에 쐬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연예인은 대중에게 알려져야 하며 그렇게 소망한다. 이 대중에게 알려지는 과정에서 깨끗한 물만이 흐르는 것이 아니라 더러운 물도 흘러 들게 마련이다. 언론사회에 「작문」이란 용어가 있지만 연예인의 신상에 관해서 작문을 하다 보면 사실과 다른 엉뚱한 이야기가 나가고 어쩔 수 없이 프라이버시 침해, 나아가서는 명예훼손을 가져 온다.

연예인이 동네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연예인의 의식도 달라져야 하고, 달라지고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게 마련이다. 연예기사의 횡포를 막아야 하고 또한 폭주에 대해서는 항의해야 한다.

연예기사를 다룸에 있어서 이와 같은 연예인의 의식과 자세가 바뀌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주간신문과 여성월간지의 판매경쟁 과열이 위험한 연예기사를 낳고 있음은 슬픈 일이다.

이 글에서는 연예기사가 어떻게 나가고 있으며 무엇이 문제인가를 잠시 살펴보고 생각해 보고자 한다.

 

. 연예기사, 어떻게 나가고 있나  

연예: 많은 사람 앞에서 음악, 무용, 연극, 만담 같은 것을 보임. 또는 그 재주, 연기.

연예인: 연예에 종사하는 배우, 가수 등의 총칭.

이희승 편 「국어 대사전」에 나오는 풀이이다.

연예기사는 이들 연예인에 관한 기사이다. 연예인에 관한 기사라고 해도 사건과 관련된 기사까지 포함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그 연예인의 종사분야에 관한 것, 작품에 관한 것, 사생활에 관한 것 등도 있다. 전자를 광의의 연예기사라고 한다면 후자는 협의의 연예기사라고 할 수 있겠다. 마약, 사기와 같은 형사사건은 광의의 연예기사에 속할 것이고 약혼, 결혼, 출산, 이혼 그리고 작품소개, 수상 등은 협의의 연예기사에 든다고 하겠다.

한 연예 기사를 보자. 「연극배우 윤석화 씨(38)가 사업가 김석기 씨(37)와 16일 정오 서울 성북구 성북동 덕수교회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랑 김씨는 홍콩에 본부를 둔 다국적 금융투자자문회사인 킴바코(KIMBACO) 한국지사장. 수원 성결교회 당회장 송달식 목사의 주례로 진행된 이 날 결혼식에는 한국연극협회 임영웅 이사장, 연극배우 최주봉 박정자 손숙, 연출가 윤호진 씨 등 연극계 관계자와 김동길 의원(국민당), 탤런트 김희애 채시라, 가수 노영심 씨 등 4백여 명이 하객으로 참가했다. 두 사람은 스위스 등 유럽으로 열흘간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동부이촌동 타워 맨션에 신접살림을 차릴 예정이다」(A일간신문 1994. 5. 17.)

윤석화라는 연극배우가 결혼식을 올렸다는 기사를 축복의 마음을 가득 담은 듯 쓰고 있다. 이런 연예기사는 연예인 당사자나 그 배우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많은 독자에게 흐뭇함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다른 연예기사를 한번 보자.

「탤런트 최명길 '두 남자 소문 괴롭다'―탤런트 최명길이 최근 또 다른 밀애설에 시달리고 있다. 그것도 한 남자가 아닌 <두 남자>에 얽힌 소문 때문에. 지난해 CF 감독과의 숨겨진 관계가 폭로되어 충격을 주었던 그가 다시 구설수에 오른 것은 시인 장아무개 씨, PD 이아무개 씨와 최근 만남이 빈번해지면서부터. 소문의 내용은 시인 장씨와 현재 급속도로 가까워져 열애 중이며 PD이씨와는 지난해부터 결혼얘기까지 구체적으로 오가고 있다는 것이다. 시인 장씨에 대한 소문은 '촬영이 끝나고 밤에 드라이브를 즐기는 모습을 목격했다'는 등 다양. PD 이씨와의 열애설은 이씨가 연출하는 작품에 출연하면서 가까워졌다는 것. 이러한 소문에 대해 최명길 자신은 지난해의 경험 때문인지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 19면」(B주간신문 1993. 2. 28.)

연예인 당사자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수 없는 기사이다. 이 연예인은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을 하면서 다음과 같이 심경을 피력하고 강한 주장을 하고 있다.

「신청인은 1993년 2월 28일자 B신문 19면 64면에 기사화된 『최명길 두 남자 소문 괴롭다』라는 제하의 기사로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입었기에 중재 신청한다. 기사내용은 신청인과 시인 장씨가 급속도로 가까워져 열애 중이며 심야데이트를 하는 등의 기사와 PD 이씨와의 구체적인 결혼 계획설이 오갔다는 너무나도 허황된 기사에 분노를 금치 못하는 바이다. 아무리 공인이고 인기인이기 때문에 받는 일이라 하더라도 그러기 이전에 한 인격체로서 그저 당한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도저히 납득과 용서를 할 수 없는 일이다. 확실하지도 않고 단지 <소문>이라는 이름으로 보도를 한 B신문에 기사내용의 정정을 위해 중재를 신청한다.」

신청인과 피신청인인 B신문은 중재에 의한 합의를 보고 정정보도가 게재되었다. 여기서 이 연예인의 심경피력과 주장을 보면 일부 연예기사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가를 알 수 있다. 「엄청난 정신적 피해」를 입게 한 기사이며 「너무나도 허황된 기사」에 「분노를 금치 못하고」있다. 연예인은 공인이고 대중의 스타로서 인기를 먹고 살기 때문에 그 사생활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 하더라도 이 연예인은 「한 인격체로서 그저 당한다는 느낌을 받기에는 도저히 납득과 용서를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분개하고 있다.

연예인은 웬만한 프라이버시 침해기사는 그저 유명세(有名稅)이거니 생각하고 웃어 넘기지만 정도가 심한 것, 허황된 것, 전혀 사실과 다른「작문」기사에는 아픔을 참지 못한다. 프라이버시 침해나 명예훼손의 기사 중에서도 으뜸은 역시 남녀관계이다. 그 동안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 했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연예인의 연예기사 내용을 무작위로 예거해 보면 다음과 같다.

① 탤런트 심은하 씨… ᇂ그룹의 전속 CF 모델로 선정된 뒤 「지난해 가을 ᇂ그룹 전속모델오디션에서 탈락한 심양이 이번에 다시 전속모델로 선정된 것은 이 그룹회장 아들이 심양이 출연한 드라마를 보면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라 쓰고 『심은하 재벌 아들 열애』 『ᇂ회장 아들과 아리송』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 심씨는 소장에서 한 주간신문이 「자신의 사진과 함께 있지도 않은 허위사실을 기사화, 본인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적고 「초상권과 성명권을 침해한데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1994년 3월)

② 개그맨 주병진 씨…『주병진 숨겨논 애인 있었다』 제하의 스포츠신문들 기사. 주병진 씨가 지난 2년간 밤무대 MC 박은영 양과 밀애에 빠져왔고 이 같은 사실은 잇단 데이트로 드러났다는 연예기사. 중재신청을 한 주씨는 박은영 양과는 전혀 모르는 사이이고 두 사람은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다며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1991년 6월)

③ 탤런트 최진실 씨…한 여성월간지에서는 『변진섭 ㆍ 최진실 극비약혼설 직접 고백』이라는 제목 아래, 한 주간신문에서는 『본지 기자 심야확인 인터뷰 변진섭 ㆍ 최진실 극비약혼』이라는 제목 아래 다룬 기사. 이 기사들은 소문으로만 떠돌던 가수 변진섭 씨와 탤런트 최진실 씨의 결혼설을 밝히면서 두 사람이 두 집안의 어머니를 모시고 결혼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썼다. 이에 대해 최씨는 두 사람이 약혼했다는 것도, 두 집안 어머니가 결혼문제를 논의했다는 기사내용도 허위라고 주장하고 정정보도를 요구. (1991년 10월)

④ 가수 조하문 씨…「원고의 연애설이 어떤 근거가 있는 것처럼 선입견을 갖게 하고 불륜관계로까지 진전된 것이 사실이라는 인상을 주었으니 위자료를 지급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라」는 승소판결을 받은 기사는 어떤 것이었나. 이 여성월간지가 낸 다음과 같은 사과문은 그 연예기사의 내용을 짐작케 한다. 「폐사는 폐사가 경영하는 월간잡지 ××지 7월호에 『웨딩가십』이라는 제하에 『가수 조하문, 탤런트 박순애 열애설 진상』『아니 땐 굴뚝에 연기 안 난다』라는 소제목에 '탤런트 박순애, 가수 조하문과 간통!'으로 시작되는 기사를 게재하여 전국 각 서점에 배포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런데 조하문 씨는 박순애 씨와는 전혀 면식조차 없는 사이인데도 마치 두 사람이 어떤 관계가 있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 일으키도록 위 기사를 씀으로써 성실하고 도덕적이며 건강한 가정생활을 해오고 있던 조하문 씨와 그 친척들에게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주었고 그 잡지를 본 독자들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 사실과 전혀 다른 인식을 주었으며 판매부수의 증가만을 위하여 진실을 왜곡하고 무책임한 기사를 씀으로써 위 조하문 씨와 그 가정, 그리고 그를 아끼는 분들에게 상상치 못할 피해가 간 것에 대하여 진심으로 사과하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으로는 잡지의 공적 책임 및 윤리를 깊이 인식하여 근거 없는 소문 등 전혀 사실무근의 내용을 기사화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건전한 대중을 자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임을 약속 드리는 바입니다.」(1989년 4월)

⑤ 탤런트 ㆍ 가수 김성희 씨…1977년 미스코리아 진인 이 연예인은 법원으로부터 「부도덕한 소문을 기사화하여 미혼여성인 원고의 명예가 훼손 되었으니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고 사과문을 게재하라」는 승소판결을 받았다. (한 잡지는 위자료 2,000만원) 월간 여성지들은 『전경환과 김성희 소문의 진상확인』 『전경환과의 소문 기사에 5억 청구한 김성희 진상해명―호기심 끌려고 진실 외면했다』는 제목 아래 김씨가 전경환씨와 관계가 있는 것처럼 기사를 썼다.(1989년 11월)

이상은 모두 남녀관계에 관한 연예기사이지만 그 밖의 명예훼손 사례도 없지 않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매체가 관련된 배우 최유리 씨의 「유학사기사건」이 큰 사례이다.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된 이 사례는 「유학사기사건으로 입건된 신청인이 검찰에서 무혐의처분」을 받은 것이다. 이 연예기사는 서울의 일간신문, 지방의 일간신문, 스포츠신문, 영자신문, 주간잡지, 월간잡지 그리고 TV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매스 미디어가 망라되고 있다.

「서울시경은 11일 해외유학 자격이 없는 중고생들을 관광여권을 이용해 미국의 부실 사립고교에 편입학 시켜온 (주)코리아 아카데미(서울 강남구 신사동) 상무 유재호 씨(44)를 여권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이사장 최유리(28 여ㆍ영화배우), 사장 유재익 씨(31)등 2명을 같은 혐의로 수배했다.(중략) 경찰에 의하면 코리아 아카데미 이사장 최씨 등은 지난해 1월부터 일간지에 <외국정규종합대학 입학을 위한 중고생 조기유학생 모집>이라는 신문광고를 낸 뒤 이모양(16)등 부유층의 중고생 자녀 2백50여명을 1년 체류의 관광비자를 발급받게 해 출국시킨 뒤 미 캘리포니아주 T중고교 등에 입학시켜 온 혐의다. 최씨 등은 이 과정에서 알선비 등 명목으로 1인당 1천만원 이상씩 1백여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후략)」(C일간신문 1991년 4월 12일자)

이 기사는 광의의 연예기사 범주에 속한다고 보겠다. 거의 모든 매체에 걸쳐 보도된 이 「연예기사」는 이른바 작문 기사가 아니라 경찰에서 나온 기사이다. 출처가 경찰이든, 아니면 같은 언론매체인 통신기사이든 간에 그 기사의 책임에서 벗어 날 수는 없다. 그 기사를 게재 공표한 매체에 그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최유리 씨는 관련기사를 다룬 모든 매체를 대상으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 신청하여 추후보도문을 신청인의 얼굴사진과 함께 보도하기로 합의를 보았다. 추후보도문의 제목은 『최유리 씨 무혐의』, 부제는 『유학사기사건과 관련 없어』였다.

 

. 연예기사, 무엇이 문제인가

앞에서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 했거나 법원에 제소한 연예기사의 여러 사례를 살펴보았다. 이들 연예기사를 보면 역시 「문제 있음」을 알 수 있다. 언론중재위원회에서의 합의나 법원에서의 승소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 연예기사는 기사의 기본여건도 갖추지 않은 졸작들이다. 「작문」치고는 아주 졸렬한 그런 기사들이니 법의 제재를 피할 수가 없다.

앞에서 예거한 김성희 씨 관련 판결문을 보면 연예기사에 관한 법의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특히 헌법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매스 미디어가 보도의 자유를 매개로 하여 상대적으로 약한 지위에 있는 개인의 명예를 침해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그 사회적 영향력과 회복의 어려움, 더욱이 오늘날의 보도기관이 영리추구의 입장에서 공, 사인의 프라이버시에 속하는 사항을 즐겨 보도하는 경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개인의 인격권 보호라는 이익을 최대한 배려하여야 할 것이다.…헌법 제21조 제4항 후단에서 '언론, 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라는 규정을 두어 사인간의 관계를 규율하고 있는 것도 거대한 힘을 가진 언론기관으로부터 다수의 약한 개인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정신을 헌법이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인격권 보호라는 헌법의 정신을 밝힌 이 판결문은 고삐 풀린 말처럼 마구 달리는 연예기사의 폭주에 대한 하나의 경종이 아닌가 한다.

무엇보다도 일부 연예기사의 문제점은 개인의 인격권 침해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앞에서도 지적했듯이 기사의 기본여건도 갖추지 않은 연예기사로서 아무런 근거도 없이 마구 작문을 하는 그런 기사이다. 추측기사일 뿐이다. 추측기사요, 작문기사이니 개인의 인격권은 아예 젖혀놓은 기사가 돼 버리고 만다.

사람은 호기심의 동물이다. 대중은 뭣인가 신나는 일을 바란다. 연예인의 남녀관계나 가십거리에 관심을 갖는 것은 바로 이러한 대중의 바라는 바와 통한다. 언론매체는 바로 이 점을 노린다. 특히 주간신문이나 여성월간지는 이 대중의 구경 심리에 편승하여 판매경쟁을 벌인다. 오래 전에 일본의 어느 일간 신문 사설은 이렇게 적고 있다.

…독자들은 스캔들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어쨌든 인기스타의 결점이나 약점을 안다는 것은 심리적으로 우열역전(優劣逆轉)을 일으켜 억압된 일상의 기분 전환도 되는 것이다…」

바로 이런 심리에 주간신문, 여성월간지가 뛰어 들어 판매경쟁을 벌인다. 또 같은 사안에 대하여 공동전선을 펴기도 한다. 앞에 예거한 김성희씨 관련기사처럼 한 여성월간지의 기사에 다른 여성월간지가 엄호사격 하는듯한 기사를 싣기도 한다.

여기서 일부 연예기사가 기사의 기본 여건에도 미치지 못하고 연예인의 인격권을 예사로 침해하는 것은 기자의 자질도 한몫 할 것이라는 문제점을 던져본다.

인격권 침해 곧 연예인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곧 취재라는 이름을 빌린 프라이버시 침해와 나타난 기사의 프라이버시 침해이다.

취재에 있어서의 횡포에 대해서는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바로 연예전문 주간지인 「TV저널」이 1993년10월 23일자에서 연예인 9명의 「우리도 발가벗겨지지 않을 자유 있다」는 좌담을 실은 것이다.

3년 전 모 잡지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와 나가보니 동료 남자개그맨이 나와 있더군요. 개별인터뷰로 약속한 것인데 인터뷰 끝에 필름이 남았으니까 같이 기념사진이나 찍자고 해 스스럼 없이 찍은 사진이 대문짝만하게 나왔더라구요. 얼토당토않게 엮어가지고요. 너무 화가 나 따졌더니 '별 문제 될 얘기도 아니고 좋은 게 좋은 거지 뭘 그러느냐'는 거예요.」

「한번은 누구누구를 빗대며 노골적으로 촌지를 요구하는 기자가 있더라구요. 너무 기분이 나빠서 안 줬죠. 그랬더니 일주일 후에 부정적인 기사가 나오더라구요.」

「결혼 얘기를 꽁꽁 묻어 두었다가 모든 매체에 동시에 알릴 계획이었는데 갑자기 한 신문에서 터진 거예요. 부랴부랴 일정을 잡아 그 날 아침에 기자회견을 하긴 했지만 낙종한 다른 매체에서 얼마나 야단을 치는지.」

이 고발좌담은 큰 사건이었다. 반응도 두 갈래였다. 「그간 고질적 병폐 중의 하나로 꼽혀온 연예관련 기사의 문제점을 공개한 만큼 진지하게 따져볼 때가 됐다」는 긍정적 반응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일부 스포츠지 및 연예잡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특정하지 않아 마치 방송 ㆍ 연예 담당 기자 전부가 그렇다는 식으로 매도한 것은 불쾌하다는 반응도 나왔다.」(기자협회보 1993. 10. 28.)

취재라는 이름 아래 행해지는 프라이버시 침해의 예는 수없이 많다. 한밤중의 끈질긴 전화, 인터뷰의 강요, 침실 등 사생활 공간에의 침입, 또는 취재기자가 경영하는 사업장에서의 강매 등 취재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 모든 행위가 프라이버시 침해에 해당한다. 앞의 고발좌담에서도 지적했듯이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 불안이 돌아오기 때문에 연예인들은 스스로 프라이버시 보호의 옷을 벗어 던져 버린다고 할 수 있다.

취재과정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함께 나타난 기사, 보도에서의 프라이버시 침해는 앞에서 예거한 바와 같다. 가장 많은 것은 역시 남녀관계에 관한 것인데 앞에서 보아왔듯이 서로 면식도 없는 남녀를 두고 「밀애설」 「열애중」이라는 터무니 없는 기사를 퍼뜨려 인격권을 침해하곤 한다. 또한 연예인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관계에까지도 폭로의 칼을 휘둘러 부모나 형제나 자녀에게까지 피해가 미치는 경우도 문제가 된다. 선량한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그 가족들은 연예기사의 피해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이른바 유명인사 중에서도 연예인계층의 프라이버시가 가장 보호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일부 연예기자로 하여금 마구 아무렇게나 써 갈기게 하는지 모른다. 연예인의 프라이버시는 짓밟아도 된다는 통념 같은 것이 일부 연예기사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데서 시작된 존칭 없이 이름만 부르기도 이제는 연예인의 인격권 침해와 직결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문학인, 화가, 음악인의 이름 뒤에는 꼭 「씨」자가 붙게 마련이다. 그러나 연예인이라는 포괄적 이름이 붙은 대중의 스타들에게는 「씨」자가 없이 이름 석자뿐이다. 적지 않은 연예기자들이 취재현장에서 그들을 부를 때도 「야! 자!」이고 이름 석자를 그냥 불러댄다. 미성년자인 바이얼리니스트의 이름 뒤에는 「양」자를 붙여주면서 40이 넘은 탤런트에게는 이름 석자 뿐이다.

연예인을 함부로 부르고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마구 파헤치는 일부 연예기사는 바로 상품가치를 지니게 된다. 이 상품가치를 위해 매체들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그러나 매스 미디어의 판매경쟁에 희생되어야 하는 연예인들은 심한 아픔을 느낀다. 어쩔 수 없이 치욕감, 불쾌감과 분노가 치미는 정신적 피해를 연예인은 잘못된 연예기사로 말미암아 입는 것이다.

여기서 피해자인 연예인은 가만히 당하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 움트고 있다. 연예인이 프라이버시를 보호받기 위해서는 그야말로 복지부동해서는 안 된다는 의식이다. 앞의 고발좌담도 있었지만 연예인 스스로 나서지 않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연예인이 연예기사로 피해를 입고도 가만히 있는 데에 오히려 문제가 있는 것이다. 모두가 연예기사는 아니지만 언론중재위원회의 중재신청, 법원에의 제소가 활발해진 뒤로 매체들이 기사취급에 다소 신중해졌다는 이야기는 여러 가지를 시사한다. 연예기사로 피해를 보았을 때 구제수단을 강구하는 일이 권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기라는 꽃잎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라는 속성만 내세우고 인내하거나 체념하는 일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연예인은 연예기사에 의한 피해를 감수하는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스스로의 프라이버시를 지키기 위해 적극적인 입장에 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 언론중재위원회도 있고 법원도 있다. 그 이전에 해당 매체, 해당 기자에게 항의하고 「바로잡음」 등의 성의표시를 요구하는 관행이 숙성되어야 한다. 한편 항의 또는 바로잡기의 요구를 받은 언론매체는 안하무인격, 인권무시적 반응만 보일 것이 아니라 이를 경청하고 존중하며 응분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 일부 연예기사의 내용도 문제지만 사후조치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요즈음 일부 언론매체에서 옴부즈맨 제도를 도입 「바로잡습니다」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연예기사에 있어서도 이러한 성실한 태도와 사후조치를 바라고 싶다.

 

. 맺는 말

이 글을 맺는 날 아침, 막 배달된 조간신문에서 한 연예기사와 만났다.

「영화배우 박중훈 어제 결혼식―영화배우이자탤런트인 박중훈(29)이 3일 오후 1시 서울 삼성동 공항터미널 3층 컨벤션센터에서 재일교포 윤순 양(27)과 결혼식을 올렸다. 두 사람은 뉴욕예술교육대학에 함께 유학 중이던 지난 91년 8월 만나 교제해왔다. 이날 식장에는 박찬종 이철 의원, 영화배우 안성기, 이경영, 이혜숙, 김혜수, 이일재, 탤런트 고현정, 가수 이문세, 신승훈, 김건모 등 1천여 명이 참석했고 성악가 박인수 씨가 축가를 불렀다.」(D일간신문 1994. 6. 4.)

이런 연예기사만 실린다면 연예인들은 프라이버시 침해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 명예훼손의 두려움에서도 해방될 것이다. 그러나 세상일은 묘해서 이런 기사에서 흐뭇한 미소는 지을는지는 몰라도 자극을 느끼지는 못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흐뭇한 미소 대신에 질투를 느낄는지 모르고 뭔가 실수를 하지 않나, 약점이 없나를 은근히 기대하게 된다. 이런 대중심리를 위해서 일부 매체는 작문성 연예기사를 쓰게 되고 소문성 연예기사를 내보내게 된다. 그러면 거기 등장하는 연예인은 프라이버시 침해 또는 명예훼손의 피해자가 된다. 그리고 이 피해 연예인은 가만히 앉아있지 않고 구제수단을 강구하기 위해 일어선다.

이와 같은 악순환이 바로 일부 연예기사의 현상이고 또한 문제점이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매체 자체의 자각과 종사자 곧 이른바 연예기자의 의식개혁과 자질향상 그리고 피해 당사자인 연예인의 자기를 지키기 위한 적극적인 자세가 요구된다고 본다.    

 

□ 서울대 영문학과, 미국 컬럼비아대 신문대학원

□ 서울신문 편집부국장, 주일특파원, 주간국장, 편집이사, 전무이사, 언론중재위원회 중재위원, 한국언론연구원장,

    한국언론연구원 이사장, 서울신문 사장 역임

 

국내논문

 

언론자유의 현실구조에 관한 서설

 

장 영 수  고려대 법과대학 교수

 

. 민주적 헌법국가와 언론자유의 현대적 현실구조

 

1. 민주적 헌법국가에서 언론자유가 갖는 의의와 기능

 

(1) 언론자유의 헌법적 보장

오늘날 민주적 헌법국가에서 언론의 자유는 매우 당연한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인간이 「자신의 삶을 자율적으로 형성」하는 데 있어서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불가결하다는 점이 인정되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의 자발적의사의 자유로운 표현과 결집이 「민주적 국가질서형성의 기초」가 된다는 점이 보편적으로 승인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언론자유의 의의 및 내용에 대한 이해가 오늘날과 같이 정리된 것은 최근의 일이라고 할 수 있다. 근대적 인권 가운데서 언론의 자유는 일반적으로 정신적 자유로 분류되며, 이른바 내면적 정신활동의 자유인 신앙, 양심 및 사상의 자유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1) 우리가 근대적 인권의 발달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언론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투쟁은 동시에 신앙, 양심 및 사상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획득하기 위한 투쟁이기도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언론자유의 발달에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한 것이 활판인쇄술의 발달과 이에 기초한 출판물의 보급이었다. 출판물의 보급은 소수의 상류층에 국한되어 있던 지적 문화를 대중화 시키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으며, 또한 자유사상에 대해서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이제 자유사상가들은 종래처럼 자신들의 혁신적 사상(특히 기존질서에 대해 비판적인 사상)이 지배층에 의해 관용되기만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대중 속에서 그들의 유력한 지지자를 찾을 수 있었으며, 또한 역으로 이들의 사상은 대중의 구심점이 되어 대중의 결속된 힘을 가능케 하였던 것이다. 이렇게 언론 출판이 점차 그 영향력의 범위를 넓혀가게 되자 이에 위협을 느낀 집권층은 질서유지의 명목 하에 언론 출판에 대한(특히 대중적 영향력을 갖는 출판에 대한) 강한 통제를 시작했다.

영국에서 이 계통의 법률은 1275년 제정되어 수차 개정되며 그 적응범위를 확장했던 귀인비훼(De Scandalis Magnatum)법을 필두로 여러 단행법률이 언론과 출판을 억압하였으며, 또한 성좌재판소(Court of Star Chamber)의 악명은 1641년 장기의회(Long Parliament)에 의하여 폐지되기까지 유명하였다. 이들은 보통법(Common Law)상의 범죄성립요건을 완화시키고 보통법재판소의 범죄인정절차를 간단히 함으로써 언론 출판을 기존질서에 대하여 무해화하려고 시도하였던 것이다. 인쇄소는 허가제가 되었으며 출판물은 사전 검열되고 각종 중세의 부담을 지는 등의 각종 억압은 그러나 자유사상가들에 의해 세찬 도전을 받게 되었다.

도전은 이론적인 측면에서 시작되었다. J. Milton, J. S. Mill에 의해 대표되는 「진리 생존설」, 「사상의 자유시장론」 등은 자유로운 사상내지 표현의 자유(특히 기존질서에 비판적인 사상과 표현의 자유)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로운 사상과 표현에의 요구가 범국민적 합의로 나타났을 때 집권층은 이미 그것을 거부할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자유획득을 위한 투쟁을 J. B. Bury의 말을 빌어「권위와 이성의 끊임없는 투쟁」2)이라고 표현한다면 근대시민혁명과 입헌주의헌법에 의해 일단은 이성이 승리를 거둔 것이다.

이러한 이성의 승리는 1776년의 버지니아 권리장전 제12조3)에서 출판의 자유가, 그리고 1789년의 프랑스인권선언(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제11조와4) 1791년의 미국 수정헌법 제1조5)에서 포괄적인 표현의 자유가 최초로 명문화된 이래 세계 각국의 헌법에 의해 언론의 자유가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됨으로써 확고해졌으며, 또한 한국의 현행 헌법도 제21조에서 언론 출판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장을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발전과정을 통하여 언론 출판의 자유를 인정하는 데에는 더 이상 이론의 여지가 없게 되었다 할지라도 그 자유의 실질적 보장내용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날카로운 견해의 대립이 있었다. 언론 출판의 자유가 처음 인정될 당시에는 그것이 언론 출판에 대한 허가제 내지는 사전검열제가 부정되어 제한 없이 자신의 의사를 발표할 수 있음을 의미할 뿐 발표된 내용에 대해 사후적 통제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 견해였다. 이것은 예컨대 1789년 미국에서 제정된 외국인과 선동방지에 관한 법률(The Alien and Sedition Laws) 등에 의하여 기존의 정치체제에 대한 비난을 계속 금지시키는 근거로 내세워졌다.

그러나 그 체제 자체에 대한 비판을 통하여 스스로 개선되어 나갈 가능성과 계기가 언론 출판의 자유에 부여되지 않은 국가는 전체주의 국가와 다를 바가 없는 것이다.6) 더욱이 정치적 자유권으로 확립된 언론 출판의 자유는 다른 여러 자유, 이를테면 종교적 사회적 경제적 자유의 불가결의조건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정치적 자유가 사라지게 되는 날이면 모든 여타의 자유는 반드시 국가권력에 의하여 억압받게 될 위기에 처하게 된다. 점차 이러한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언론출판의 자유를 보다 강력하게 보장하려는 여러 시도가 나타나게 되었으며, 그것은 이론적 측면에서는 종래의 단순한 사전억제의 금지를 넘어서「권한남용의 이론」, 「악의의 경향의 이론」, 「정신적 자유의 우월적 지위의 이론」, 「불명확하기 때문에 무효의 이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이익 교량론」 등으로 발전되어 왔다.7)

 

(2) 언론자유의 이중적 측면과 실정법에 의한 구체화

헌법상의 기본권은 근대적 인권의 역사적 발달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개인의 권리로서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국가의 전체질서가 점차 민주화되고 민주주의의 이념에 따라 (기본권의 보장을 중심으로) 국가질서가 새롭게 형성되면서 기본권의 의의는 새로운 차원을 갖게 되었다. 기본권은 단순히 개개인의 권리로서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국가질서형성의 기준으로서도 중요한 의의를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기본권의 이중적 측면은 언론자유의 경우 특히 뚜렷하게 나타난 고전적인 언론의 자유는 「개인의 권리」로서 보장되었으며, 언론의 자유가 갖는 이러한 측면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핵심적인 것이다. 입을 열고 생각하는 바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은 단지 자신이「원하는 바를 행할 수 있다」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간은 사고하는 존재, 감정을 갖고 있는 존재로서 자기 자신을 외부적으로 표현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사고와 감정 자체도 외부와의 접촉을 통해서 비로소 형성되고 다듬어질 수 있는 것이다. 즉 자유로운 언론을 통한 타인과의 의사소통은 자신을 외부로 표현하는 일방적인 행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인과 끊임없이 주고 받는 대화(커뮤니케이션)의 과정이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한편으로는 자신의 의사를 외부로 표현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외부로부터 들어오는 정보에 기초하여 자신의 의사를 형성하거나 수정한다 결국―커뮤니케이션과정의 보호로서의―언론자유가 확보됨으로써 비로소 올바른 정보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올바르게 형성하며,8) 자아를 실현시킬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그러나 또한 언론의 자유는 입을 열어 말을 할 수 있는 개인의 권리라는 측면을 넘어서 국가질서를 민주적으로 형성하는 데 있어서도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공적인 사안에 대하여 모든 국민이 언론자유에 기초한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통하여 자신의―찬성 또는 비판하는―견해를 형성하고, 나아가 이를 자유롭게 표현함으로써 전체국민의 의사가 여론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다원주의를 통해 구체화되는 현대 대중민주주의의 불가결의 기초인 것이다.9) 이와 같이 언론의 자유가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통한 국가질서형성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는 것이 인정됨에 따라10) 언론의 자유는 개인의 (주관적) 권리로서 보장될 뿐만 아니라 언론(즉 의사소통)의 전체과정 자체가 헌법적으로 보호된다. 언론자유는 「헌법질서를 구성하는 객관적 요소」로 인정되는 것이다.11) 12)

오늘날 언론의 자유가 국민의 권리로서, 그리고 민주주의의 기초로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다. 그러나 언론자유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까지 어떠한 방식으로 보강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하여는 여전히 여러 견해들의 첨예한 대립이 있다. 예컨대 대중매체의 자유로운 설립과 활동이 오늘날 언론자유의 보장과 관련하여 많은 새로운 문제들을 발생시키고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언론자유의 보장범위의 확대 및 언론자유의 남용에 대한 규제의 문제 등도 심각한 것으로 지적될 수 있다.

 

2. 언론자유의 현대적 문제상황과 현실구조에 대한 새로운 이해

 

(1) 정보화 사회와 언론자유의 현대적 문제상황

현대산업사회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의 하나는 정보화 사회로의 발전이다. 생산력과 기술수준이 일정 궤도에 올라선 이후에는 거의 대부분의 문제들의 성패가 올바른 정보의 획득과 관리에 달려있다는 것이 널리 인식되었으며, 이에 따라 가능한 한 많은 정보를 확보하고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 이용하려는 노력은 국가기관이나 개인 또는 사회적 단체나 기업을 불문하고 일반화되어 있다. 이러한 발전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필요성과 정당성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여유도 없이 급속하게, 그리고 돌이킬 수 없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현대적 정보 통신기술의 발전에 기초한정보화사회로의 발전이 항상 긍정적인 측면만을 보여온 것은 아니다. 정치와 경제, 사회와 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컴퓨터를 이용하여 각종 정보들이 대량적으로 획득 정리되고 보존되거나 유통되면서 공적 및 사적 정보망은 무수한 정보들을 통하여 우리의 삶에 직접 간접으로 크나큰 영향력을미치고 (아니면 적어도 미칠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것은―사생활영역에서조차―개인의 자율적 삶을 어렵게 만들고, 나아가 그와 같은 정보들이 개인에 대한 통제 내지 영향력 행사의 수단으로 남용될 위험조차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13)

이러한 상황은 언론자유의 실현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한편으로는 현대적 정보 통신수단의 발달이 언론의 매체를 다양화 효율화시키고 있으며, 또한 언론자유의 실현구조가 변화되면서, 언론의 자유가 단순히 표현의 자유를 내용으로 하는 것에서 정보를 획득할 권리(알 권리)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되었다. 나아가 직접적인 의사의 소통보다 정보 통신수단을 매개로 하는 의사소통이 더욱 증대되면서 이들 언론매체들에 대한 법적인 보장과 통제가 언론자유의 실현과 관련한 중대한 문제로 새롭게 대두되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이러한 발달이 개인의 자율적 삶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견해들이 대두되면서 개인의 자율적 정보처리권의 인정과 그 구체적 내용범위가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l4) 결국 현대의 정보화 사회로의 발전은 정보창출, 정보전달, 정보보호의 문제 등과 관련하여 언론자유의 새로운 문제상황의 전개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2) 언론자유의 현대적 실현구조

언론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장은 사람과 사람간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보장함을 의미한다. 즉 오늘날의 언론자유는 의사표현의 자유에만 국한되지 않으며, 포괄적인 의사소통의 자유로 이해된다. 단순히 의사를 표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이를 의사소통의 과정 속에 끌어들여 전파되도록 하는 것도 언론자유의 내용으로 인정되고 있으며, 나아가 의사표현의 상대방도 수동적인 지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당사자로서 일정한 의사수령자의 권리(정보청구권 내지 알 권리)를 갖는다. 오늘날 언론의 자유는 특정인이 의사를 표현하고 또 일정한 매체가 이를 매개 전달하는 단계를 거쳐 다른 특정인에 의하여 그 의사가 수령됨으로써 비로소 완결되는 「의사소통의 전체과정의 보장」으로 이해되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소통의 과정 속에서는 한 순간의 의사표현자가 다음 순간에는 의사수령자가 되기도 하며, 앞서의 의사수령자가 현재의 의사표현자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보장되기 위하여는 ① 의사표현자의 의사표현 및 전파의 자유, ② 의사수령자의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 ③ 신문, 방송, 기타 의사소통을 매개하는 매체들의 자유가 확보되어야 한다. 언론자유는 의사표현자의기본권일 뿐만 아니라 의사수령자의 권리이기도 하며, 나아가 이들 사이를 매개하는 의사매개자(특히 대중매체)에게도 미치는 기본권이기도 한 것이다.

 

 

 

. 의사표현자의 자유(표현의 자유와 전파의 자유)

 

언론의 자유는 종래 의사표현의 자유와 같은 것으로 이해되었을 정도로 의사표현자의 자유(표현의 자유와 전파의 자유)가 언론자유에 있어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것은 무엇보다 의사표현 및 전파의 자유에 대한 보호가 언론자유에 대한 보호의 기본적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1. 의사표현자가 누리는 언론자유의 내용

 

(1) 언론자유에 의한 보호의 대상: 의사의 표현 및 전파

헌법상 언론 ㆍ 출판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언론은 의사형성의 기초가 될 수 있는 모든 형태의 언급, 표현을 말하며, 그것은 사실에 관한 것이건 가치판단에 관한 것이건 불문한다. 자신이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 바(즉 자신의 의사)를 말, 글, 그림, 기타 다양한 방법으로 외부에 표현할 권리가 언론 ㆍ 출판의 자유에 의하여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보장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의사표현의 자유가 헌법적으로 보장되는 것은 그것이 개인의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위한 불가결의 조건이기 때문이며, 이를 억압할 경우 인간의 존엄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표현의 내용이 사회적(또는 정치적)으로 중요한 것인지의 여부나 의사표현자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의 여부는 원칙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명예훼손 등의 경우에 그러하듯이 다른 법익과의 충돌이 문제되는 영역에 있어서는 의사표현내용의 진실성이 문제되기도 한다.15)

또한 언론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호는 자신의 의사를 외부로 표현하는 것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의 광범한 접촉, 다양한 전파매체의 이용을 통하여 표현된 의사내용을 조직적 계획적으로 전파하는 것에까지 미친다. 언론의 자유는 단지「벽을 향해 말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타인과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보장하는 것이며, 이를 통한 자기실현(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을 보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전파의 자유를 헌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의사표현자가 의사소통의 상대방(의사수령자)에게 도달하는 과정이 법적 사실적 장애없이 자유로워야 함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때 의사소통의 상대방은 특정인일 수도 있지만, 불특정의 다수인일 수도 있다. 이러한―특히 불특정다수인에 대한―전파의 자유를 통하여 개인의 의사가 사회적인 파급효과를 갖게 되고, 나아가 국가질서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2) 표현의 형태

언론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표현은 말, 글, 그림 등의 보편적인 형태만이 아니라 특수한 기호나 부호, 몸짓이나 상징물, 음악의 연주 등 의사소통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형태를 취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여러 가지 표현형태 가운데―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고, 또 이를 통하여 타인의 주목과 반향을 얻기 위하여―어떠한 것을 선택할 것인지도 언론자유의 범위에 속한다. 단 특수한 표현형태와 표현방식을 취하는 경우에 있어서는 일반적 표현의 자유로서의 언론 ㆍ 출판의 자유가 아닌 다른 기본권(예컨대 학문의 자유, 예술의 자유, 집회의 자유 등)이 적용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표현형태가 인정된다는 것이 곧 다른 법익을 침해하는 표현형태까지 인정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예컨대 국기를 찢는 것도 분명히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여 타인의 주목을 끌 수 있는 효과적인 표현방법이기는 하지만, 법적으로 허용되지는 않는다.16)

 

(3) 의사전달의 매체

언론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의사소통은 오늘날 사람과 사람이 직접 대면하는 가운데서 이루어지는 경우보다는 일정한 전달매체를 통하여, 예컨대 편지나 신문 또는 유무선의 통신(전화, 전신, 라디오, 텔레비전 등)을 매개체로 하여 이루어진다. 따라서 언론의 자유는 ―특별한 헌법상 법률상의 제한이 없는 한―의사전달의 매체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과 이들을 방해 없이 이용하는 것을 포함한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와의 관련에서 일종의 특별영역으로 이해될 수 있는 통신의 비밀이 문제되는 영역에 있어서는 헌법 제18조의 규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통신비밀의 제한으로 인정되는 것들이 의사전달매체에 대한 제한으로 인정될 수 있다.17)

 

(4) 기본권의 주체

언론의 자유는 특정한 국가의 정치적 질서의 형성과도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지만, 일차적으로 개인의 인격발현과 직결되어 있는 이른바 「인간의 권리」이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국적을 갖는 국민만이 아니라 외국인도 언론의 자유의 주체가 된다.

또한 법인과 권리능력 없는 단체들도 언론의 자유를 누린다. 만일 언론의 자유가 자연인에게만 인정됨으로 인하여―다수의사의 형성과정을 통하여 결집된 독자적인 의사를 갖는―단체들의 주장이나 가치평가들이 다원적 의사형성과정에서 배제된다면 오늘날의 대중민주주의의 현실 하에서는 올바른 민주적 의사형성과정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단 공법인의 경우는 국가로부터 독립된 조직(예컨대 대학이나 방송국)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언론의 자유의 주체가 될 수 없을 것이다.18)

 

2. 의사표현자의 언론자유에 대한 보호의 이중적 측면

 

(1) 방어적 권리로서의 측면

언론의 자유에 있어서도―근대적 인권의 발달사에서 나타나는 자유주의적 전통에 따라―국가에 대한 국민의 방어적 권리로서의 측면이 우선적으로 강조될 수 있다. 즉 언론의 자유는 일차적으로 개인 및 단체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전파를 국가에 의한 불법 ㆍ 부당한 침해로부터 방어하는 기능을 한다.

언론의 자유에 대한 국가의 불법 ㆍ 부당한 침해는 기본권의 정당한 제한으로서 인정될 수 없는 법적 ㆍ 사실적 수단을 동원하여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전파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하며, 그것은 예컨대 의사표현 자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전달수단에 대한 침해로도 나타날 수 있으며,19) 나아가 의사수령자에게 전달되는 것을 방해하는 형태로도 행해질 수 있다. 20)

 

(2) 법질서의 객관적 원리로서의 측면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전파는 국가의 정치적 ㆍ 경제적 ㆍ 사회적 ㆍ 문화적 조건들과 밀접한 상호관계 속에 있다. 즉 의사표현자의 자유를 헌법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단지 개인의 권리의 보장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ㆍ 경제적 ㆍ 사회적 ㆍ 문화적인 영역에서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 및 전파를 통해 형성되는 국가질서의 보장, 그리고 개인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의 전제가 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인 여건의 조성에까지 연결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법질서형성의 객관적 원리로도 인정되는―의사표현의 자유의 내용의 하나로서 국가질서가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전파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될 수 있다. 이러한 국가질서는 또한 민주주의, 법치주의 등의 헌법의 기본원리의 틀 안에서(예컨대 의사표현에 있어서의 기회균등 등에 의하여) 구체화된다.

국가에 의한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전파의 보장에 있어서는 과연 국가가 개입하지 않는 것만으로 충분한지, 아니면 이를 현실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국가가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는지의 여부는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판단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언론의 자유가 법질서의 객관적 원리로서의 측면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인정함으로써 언론자유의 대사인적 효력도 인정될 수 있게 된다.

물론 사인 상호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국가와 국민의 관계에 있어서와 같은 정도로 기본권의구속력이 미치지는 않는다.21) 따라서 예컨대 사법적 계약에 의해 특정사항에 대하여 침묵하기로 하는 것(의사표현의 자유의 포기)도 허용될 수 있으며, 국가는 국민의 자율적 결정을 존중하여야 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에 대한 포기가 법적 사실적으로 자유로운 결정에 기초한 것이라기보다 사회적 경제적 세력에 대한 「항복」에 불과할 경우에는 기본권의 대사인적 효력이 문제될 것이다.22)

 

3. 국가에 의한 법적 규율

 

(1) 표현 및 전파의 자유를 구체화하는 국가의 작용

개인과 단체의 의사표현 및 전파의 자유에 있어서는 방어권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후술하는 의사수령자의 정보의 자유 또는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의 자유와는 달리―국가에 의한 구체화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 국가는 의사표현 및 전파를 포괄적으로 보호하여야 하며, 독자적인 기준에 따라―예컨대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사표현인지의 여부에 따라―차별할 수 없다.

그러나 또한 국가는 의사소통의 과정이 최대한 자유롭게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으로 보장할 의무도 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가 단지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방해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에 장애가 될 수 있는 요소들을 국가가―법적 규제를 통하여―제거하는 것이 요청된다. 예컨대 정치적 ㆍ 경제적 세력을 이용한 여론조작을 통하여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방해하는 것을 법적으로 규제함으로써 자유로운 의사표현과 전파를 보호하는 것 등이다.

 

(2) 허가와 검열의 금지: 모든 형태의 사전적 제한의 금지

헌법 제21조 제2항은 언론 ㆍ 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을 금지하고 있다. 언론 ㆍ 출판에 대한 허가와 검열은 과거 언론 출판을 통해 새로운 사상이 전파되어 기존질서를 위협했을 때 체제유지를 위해 사용되었던 수단이었으며, 이러한 허가나 검열의 금지는 언론 출판의 자유를 확보하기 위한 투쟁을 통해 비로소 달성된 것이었다.

이와 같이 허가나 검열을 금지하는 것은 언론출판에 의해 이루어지는 의사소통과정 및 그 내용에 대한 국가의 감시와 통제를 배제함으로써 의사소통에 대한 국가의 간섭 내지 국가의 조종을 막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어떠한 목적을 위해서도23) 허가나 검열은 허용되지 않는다.24)

그러나 허가와 검열의 금지가 언론 출판에 대한 모든 제한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사전적이지 않은―정당한 제한은 인정된다.

 

(3) 법률에 의한 제한

언론의 자유도―다른 기본권과 마찬가지로―무제한의 절대적 권리는 아니다. 따라서 헌법적으로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한 정당한 제한은 허용된다. 이러한 제한은 기본권 제한의 일반적요건과 기준에 따라 법률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

따라서 기본권에 대한 제한은―헌법 제21조 제4항과 같이 헌법이 직접 제한하고 있는 경우 및 국가비상사태 등의 예외를 제외하면―원칙적으로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제정된 법률의 형식으로 제한된다. 나아가 기본권을 제한하는 법률은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 질서유지, 공공복리」를 위해서만 제한될 수 있으며, 그러한 제한은 비례성(적합성, 필요성, 협의의 비례성)에 합치되는 제한이어야 하며,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 있다.

 

(4) 개별적 사례

표현 및 전파의 자유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문제되는 것은 다른 법익과의 충돌, 특히 타인의 명예권과의 충돌이다.25)

일반적으로 명예는 개인의 주관적인 명예감정을 의미하는 내적 명예와 사회적인 명성, 평가를 의미하는 외적 명예로 나누어진다. 이렇게 볼 때 명예의 침해와 관련하여 어느 쪽이 보호되어야 하는가에 관하여는 논란이 있으나, 양자가 동시에 보호되는 것으로 파악하여야 할 것이며, 특히 내적 명예에 비중을 두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인격권으로서의 명예권: 자율적인 자기표현권의 구체화). 만일 외적 명예에만 비중을 두는 경우에는 명예권의 인정 여부가 전적으로 제3자에게 맡겨지는 결과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언론의 자유와 명예권이 충돌할 경우 개별적 ㆍ 구체적 문제의 해결은 실제적 조화의 원리26)에 따라 양법익이 동시에 최대한 보호될 수 있는 조화점이 어디인가를 찾아야 할 것이다.

 

. 의사(정보) 수령자의 자유(특히 알 권리)

 

과거 국가기관이 정보를 독점하고 국민에게 왜곡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국가가―국민의 자율적 의사결정을 방해하면서―전체주의적 또는 권위주의적 체제로 변화되었거나 또는 그러한 체제를 유지하였던 경험을 갖고 있는 나라들이 적지 않다. 이러한 경험에 기초하여 최근에 특히 새롭게 강조되는 권리가 의사(정보)수령자의 자유이다.

 

1. 의사(정보)수령자가 누리는 언론자유의 내용

 

(1) 의사소통과정과 정보의 획득

의사소통과정은 곧 정보를 주고 받는 정보의 전달과정으로 이해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소통을 위하여, 그리고 의사소통을 통하여 정보를 획득하는 것27)은 언론의 자유가 실질적으로 보장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자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수령 자에게는 단순히 수동적인 정보의 획득만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보의 원천에 접근하는 것까지도 보호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정보원으로부터 무언가를 알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적극적으로 정보원에 접근하여 이를 이용하고 정보를 획득하는 것도 언론의 자유에 의해 보장된다.

 

(2) 정보수령자의 자유: 정보의 원천에 대한 접근가능성

의사수령자의 자유(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가 국가 또는 제3자에 대하여 모든 정보를 빠짐없이 제공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권리로 이해될 수는 없다.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가 보장된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법상 또는 공법상으로 금지되지 않은 정보의 원천에 대한 접근이 국가에 의해 방해 받아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

따라서 예컨대 주거권에 의해 보호되는 타인의 주거 내에서의 사건에 대해 알 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으며, 법적으로 보호되는 국가기밀에 대한정보제공을 국가에 무조건적으로 요구할 수도 없다. 결국 문제가 되는 것은 정보의 원천에 대한접근이 법적으로 어디까지 인정되는가 하는 것이며, 이 범위를 벗어난 정보요청은 보호의 대상이 되지 못한다. 반면에 이 범위 내에서의 정보제공요청이 거부될 경우에는 정보의 자유(알 권리)의 침해가 문제될 것이다.28)

 

(3) 정보획득의 수단

정보획득과정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특수한 기술적 수단의 사용 여부와 상관없이 보호된다. 이러한 수단이 이미 의사표현자에 의해 사용된 경우(예컨대 편지, 신문 또는 의사표현자가 직접녹화 녹음한 테이프 등)에는 별 문제가 없으나 정보수령자가 의사표현자의 동의 없이 기술적 수단(사진, 녹음, 녹화 등)을 동원하여 정보를 기록한 경우에는 그것이 다른 기본권(예컨대 초상권 등의 형태로 나타나는 인격권)을 침해함으로써 기본권의 충돌이 문제될 수 있다.

 

(4) 소극적 정보수령의 자유

기본권의 주체는 또한 스스로 원하지 않는 의사소통의 과정에서 벗어날 수 있는 자유가 있다.29) 즉 소극적 정보수령의 자유가 인정되는 것이다. 이것은 언론의 자유가 일차적으로 개인의 인격발현을 위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으며,30) 나아가 의사표현자의 언론자유는 표현의 상대방을 선택할 자유를 포함하고 있지만, 그것이 원하지 않는 제3자를 강제로 의사소통과정에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것으로도 설명될 수 있다.31)

 

2. 의사(정보)수령자의 언론자유에 대한 보호의 이중적 측면

 

(1) 방어적 권리로서의 측면

오늘날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가 민주주의와 관련하여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이 계속 지적되고 있으나,32) 의사(정보)수령자가 누리는 언론자유도 일차적으로는 개인의 방어적 권리로서의 성질을 갖는다. 즉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는 의사소통을 통한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에 기여하는 권리로서 국가권력에 대한 일정한 한계를 긋는 소극적 방어권이며, 따라서―의사표현의 자유 내지 전파의 자유와 마찬가지로―국가에 의한 불법 부당한 침해로부터 방어되어야 하는 것이다.

 

(2) 법질서의 객관적 원리로서의 측면

국민의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가 갖는 개인의 권리로서의 측면은 동기본권이 법질서의 객관적 원리로서 특히 민주적 국가의사형성에 있어서―의사의 표현 및 전파와 마찬가지로―불가결의 핵심요소를 이룬다는 측면을 통하여 강화된다.

정보의 자유가 국가질서형성의 객관적 원리로서 작용하는 것은 무엇보다 국민에게 중요한 정보들을 국민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해서는 안되며, 오히려 국가는―국민의 알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기 위하여―중요정보에 대한 국민의 접근이 가능하도록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이것은 국가의 직무영역에 대한 공개의무라는 형태로 나타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제3자의 정보요청권이라는 형태로 구체화될 수도 있다. 그 구체적인 범위는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의 원리에 따른 국가의사결정과정의 공개라는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할 것이며, 보도금지 등은 보다 중대한 법익의 보호를 위해서 예외적으로만 허용되어야 한다.

 

3. 국가에 의한 법적 규율

 

(1)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를 구체화하는 국가의 작용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에 있어서는 무엇보다 정보의 원천에 대한 접근가능성을 법적으로 근거 지우고 범위를 확정하는 국가의 작용이 중요하다.

이를 법적으로 구체화시켜서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적용하는 것은―의사수령자에 의해 정보제공요청을 받는―의사표현자를 위해서도,33) 의사수령자를 위해서도,34) 그리고 의사소통의 과정자체를 위해서도35)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2) 법률에 의한 제한

의사표현 및 전파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도 헌법적으로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해 제한될 수 있다. 이러한 제한은 역시 기본권 제한의 일반적 요건과 기준에 따라 법률에 의해 행해져야 한다.

 

(3) 개별적 사례

정보수령의 자유와 관련하여 청소년보호의 목적을 위한 제한이 특히 문제된다. 정신적 ㆍ 육체적으로 아직 완전히 성숙되어 있지 못한 청소년에게는 그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특정한 내용(예컨대 폭력성, 음란성)의 정보의 수령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크게 이론이 없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정보가 어느 정도까지 제한될 수 있는가에 관하여는 아직도 견해가 일치되어 있지 않다.36)

다만 일반적 기준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의사(정보)내용에 대한 국가적 중립성을 전제로, 그리고 청소년의 언론자유를 존중하는 가운데 구체적 위험성에 대응하여 비례성에 합치되는 제한만이 허용된다는 것이다.

 

. 대중매체의 자유

 

오늘날 의사표현자의 자유 및 의사(정보)수령자의 자유 이상으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대중매체에 대하여 인정되는 언론자유의 내용과 한계에 관한 문제이다. 오늘날 대중매체에 의한 의사매개 없이는 올바른 의사소통과정 자체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만일 대중매체가 공정한 매개자의 역할을 다하지 않고 왜곡된 정보를 전달할 경우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기 때문이다.

 

1. 대중매체의 현대적 상황

 

대중매체는 책, 신문, 방송(라디오, TV), 영화, 비디오, 뉴미디어 등으로 계속적인 발전을 보여왔으며, 오늘날 직접적인 의사소통보다 대중매체를 통한 간접적인 의사소통이 증대되면서 그 영향력이 가일층 증대되고 있다.

 

2. 대중매체가 누리는 언론자유의 내용

 

(1) 대중매체의 자유의 의의―일반적 의사표현의 자유와의 관계

언론의 자유는 의사표현자의 자유에서 시작되어 의사수령자의 자유까지 확장되었다. 그러나 오늘날 의사소통의 과정은 매우 다양화 복잡화되었으며, 이에 따라 의사소통을 위해 사용되는 매체들도 매우 다양화 복잡화 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들이 의사소통과정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매우 증대되었다. 따라서―언론의 자유가 목표하는 것이 자유로운 의사소통의 과정 전반을 보호하는 것이라면―의사표현자의 자유나 의사수령자의 자유 못지 않게 대중매체의 자유도 중요시되지 않을 수 없다.

현대의 의사소통구조 속에서는 의사전달매체들의 올바른 기능과 특히 공정성을 통해서만 바람직한 의사소통 내지 의사형성을 기대할 수 있다. 따라서 의사전달매체, 특히 대중매체가 의사소통과정에서 담당하는 기능을 보호하고 그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하여 대중매체에 대하여는 언론의 자유에 의한 특별한 보호가 인정된다. 대중매체가 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활동의 전체과정이 대중매체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는 것이다.37) 이런 맥락에서 대중매체의 자유는 대중매체의 공적 기능과 불가분의 관계 속에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2) 취재(정보수집)의 자유

오늘날 대중매체, 특히 신문 방송은 의사표현자에 의해 표현된 의사내용을―자신의 의사를 전혀 개입시킴이 없이―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정보들을 수집하여 정리 ㆍ 편집해서 의사수령자에게 전달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대중매체의 활동은 의사(정보)의수동적인 매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사(정보)의 능동적인 매개에까지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중매체에 의한 의사(정보)의 매개활동에 대해 인정되는 언론자유에 있어서 일차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정보를 적극적 능동적으로 수집하는 취재활동의 자유이다.

취재의 자유와 관련하여 특히 문제되는 것은 기자가 취재원에 대하여 비밀을 지키는 것이 언론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는 각국의 학설과 판례에서 견해의 첨예한 대립이 나타나고 있지만,38) 사견으로는 긍정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기자가 취재원에 대해 비밀을 지키는 것은 단순히 당해 기자 또는 신문사 등의 개별적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취재원과 기자간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도록 함으로써 전체 언론매체들이―정보를 폭넓게 수집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제 기능을 다 하도록 하는 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되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3) 편집의 자유

대중매체가 취재 등을 통하여 수집된 정보를 원래의 내용과 분량 그대로 의사(정보)수령자에게 전달할 수는 없다. 수집된 정보들을 취사 ㆍ 선택하여 일정한 형태로 편집하는 것은 대중매체에 의한 의사매개에 있어서 불가피한 것이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편집은 정보 자체가 갖는 비중의 경중에 따라 객관적으로 행해져야 한다는 점이다. 외부로부터의 영향력에 의하여 편집과정에서 특정의 사안이 형평에 맞지 않게 특별히 강조되거나 또는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편집의 자유에 의하여 편집과정에 대한 국가권력의 관여가 금지됨은 물론 경영권과 편집권의 분리가 요청되기도 한다.39)

 

(4) 보도의 자유

편집을 통하여 정리된 의사(정보)를 보도하는 것도 대중매체의 자유에 속하며, 이에 대한 국가, 경영자 또는 제3자의 간섭은 금지된다.40) 헌법규정(제21조 제2항)에 의하여 보도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금지되지만, 보도내용에 대한 사후적 통제는 인정될 수 있다.41)

또한 보도의 자유가 인정되는 것은 보도에 대한 외부적 압력으로 인한 왜곡된 의사(정보)의 전달을 막기 위한 것이므로 허위사실을 보도하는 것까지 보도의 자유에 의해 보호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42)

 

(5) 전파 보급의 자유

대중매체의 자유는 보도된 내용이 가능한 많은 의사(정보)수령자에게 전달되도록 전파 보급하는 데에도 미친다. 예컨대 신문을 배달하는 것, 방송국에서 중계탑을 설치하는 것, 또는 신문의 축쇄판의 발행이나 방송내용을 비디오테이프에 담아서 보급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될 수 있다.43)

 

(6) 광고의 자유

대중매체와 관련하여 오늘날 가장 많이 문제되는 것의 하나가 광고의 문제이다. 한편으로는 광고도 의사소통과정에 들어와 있는 것으로서 언론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될 수 있는지의 여부가 문제되고 있으며,44)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매체가재정적 기초로서 광고수익을 얻을 자유가 문제되기도 한다.

언론의 자유가 의사소통의 과정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이해할 때, 광고가 상업적 목적 이외에 의사소통과 관련되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에는 광고도 역시 언론자유에 의한 보호를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45)

또한 대중매체가 광고를 게재 또는 방영할 자유에 있어서도 법률상 광고 이외의 다른 충분한재정적 수단(예컨대 시청료의 징수, 국고지원 등)이 예정되어 있는 경우에는 광고의 금지가 가능할 수 있으나 그렇지 않고 재정의 상당부분을 광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광고의 게재 ㆍ 방영을 금지하거나 사실상 방해하는 행위도 대중매체의 언론자유를 침해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46)

 

3. 대중매체의 언론자유에 대한 보호의 이중적 측면

 

(1) 방어적 권리로서의 측면

대중매체가 누리는 언론자유도 일차적으로 소극적 방어권으로서의 성격을 갖는다. 즉 대중매체에 의한 의사(정보)매개의 전체활동―취재 ㆍ 편집 ㆍ 보도 ㆍ 보급 ㆍ 광고―이 국가 및 경영자에 의한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외부적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울 경우에만 왜곡 없는 공정한 의사(정보)의 매개를 대중매체에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2) 법질서의 객관적 원리로서의 측면

오늘날 국민의사의 형성에 있어서 대중매체의 기능과 비중은 절대적이다. 그런 만큼 대중매체가 올바르게 기능할 수 있도록 국가법질서를 구성하는 것 또한 대중매체의 자유의 보장과 밀접한 상호연관 속에 있다.

대중매체의 자유는 한편으로는 대중매체의 적정한 기능을 보장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남용의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가운데 공정하고 자유로운 의사소통질서에 기여하는 대중매체를 확보할 수 있도록 국가질서가 형성될 것을 요청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언론의 공정성과 공공성 및 관련자의 보호를 위하여 일정한 경우에 정정보도청구권(정기간행물의 등록 등 에 관한 법률 제16조, 방송법 제41조)47)과 추후보도청구권(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20조와 방송법 제42조)이 인정되고 있다.

 

4. 국가에 의한 법적 규율

 

(1) 시설기준의 법정

헌법 제21조 제3항은 「통신 ㆍ 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행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은 일정한 시설을 갖춘 법인이 아니면 신문을 발행할 수 없게 하고 있다.(제6조 제3항, 제9조 제2항) 또한 누구든지 신문 통신 방송 중 2종 이상을 함께 경영할 수 없게 하는(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방송법 제7조) 등의 제약이 가해지고 있다. 또한 방송법은 제6조―제9조에서 방송국의 경영에 관하여 제한을 가하고 있으며, 종합유선방송법 제7조 및 유선방송관리법 제3조 제1항은 종합유선방송국과 유선방송사업을 허가제로 정하고 있다.

대중매체가 오늘날 언론자유의 실현에 있어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그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대중매체에 대하여도 그 공적 기능에 상응하는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이 국가에 의해 행해지는 대중매체의 규제가 남용될 경우에는 오히려 더 위험한 결과(예컨대 5공 당시의 언론통폐합과 언론기본법)가 나올 수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볼 때, 대중매체의 횡포는 국가적 간섭보다는 오히려 대중매체의 자유경쟁에 의해서 가장 효과적으로 억제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대중매체설립의 자유가 주장되기도 한다.48)

 

(2) 법률에 의한 제한

대중매체의 자유도 의사표현자의 자유나 의사수령자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헌법적으로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해 법률에 의해 제한될 수 있다. 이러한 제한은 역시 기본권 제한의 일반적 요건과 기준에 따라야 하며, 기본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여서는 안 된다.

 

(3) 대중매체구조에 대한 법적 조정 내지 구성

입법자는 (언론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중매체구조에 대한 일정한 모델을 실현시킬 권한을 갖는다. 예컨대 입법자는 공영방송체제와 민방체제의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러한 문제의 결정은 주로 경제적인 관점과 사회교육적 관점의 어느 쪽을 더 많이 고려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어떠한 형태로 대중매체들을 제도화하건 대중매체들의 매개기능의 능률성과 그 매개내용의 공정성이 확보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는 한편으로 대중매체들의 재정적 기초가 확보되어야 할 것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매체의 의사매개활동의 독립성이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

 

. 맺음말: 올바른 언론질서의 형성에 관하여

 

개인의 자아실현을 위하여, 그리고 정의로운 국가질서의 형성과 유지를 위하여49) 언론자유는 커다란 의의를 갖고 있다. 이러한 언론자유를 적정하게 보장함으로써 그 기능들이 최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하여는 올바른 언론질서, 올바른 의사소통구조의 형성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올바른 언론질서의 형성은 언론자유의 기본구조에 대한 정확한 이해에서 출발하여야 할 것이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언론의 자유는 이제―단지 의사를 표현하는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3원적 구조를 갖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 언론자유는 세가지 차원, 즉 의사표현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전파시키는 권리, 의사(정보)수령자의 입장에서는 정보의 자유 내지 알 권리, 그리고 의사(정보)를 매개하는 대중매체에 있어서는 매개활동(취재 ㆍ 편집 ㆍ 보도 ㆍ 보급)에 대한 보호라는 세가지 차원에서 문제되는 것이다. 따라서 의사표현자와 의사수령자, 의사매개자라는 세 당사자들을 통해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의 전체과정이 동시에 보장될 때에 비로소 올바른 언론질서의 형성이 가능한 것이다.

과거의 역사적 발전이나 오늘날 우리의 현실 속에서 보면 의사표현자의 권리가 지나치게 억압되거나 또는 남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의사수령자의 정보의 자유가 무시되는 예도 드물지 않았다. 또한 대중매체에 대한 불법 부당한 영향력의 행사 및 대중매체에 의한 언론자유의 남용도 계속 문제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언론의 자유가 헌법질서 속에서―자아실현에 관한 개인의 기본권으로서, 그리고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서―어느 정도의 비중을 갖고 있는지를 고려하는 가운데 다른 법익들, 다른 기본권 및 중대한 공익들과의 관계 속에서 다시 개별적으로 깊이 있는 검토를 필요로 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검토에 있어서는 또한 이 세가지 차원이―비록 이들이 각기 독자적인 성격과 내용으로 구성될 수 있다고 할지라도―결국은 전체적인 의사소통과정 속에 하나의 목적, 즉 자유롭고 왜곡 없는 의사소통이라는 공동의 목적에 지향되어 있음이 결코 망각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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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rt. 5 Abs. 1, 2, in: Alternativkommentar zmm GG, 2. Aufl. 1989, S. 408~533.

Klein, Hans Hugo: Offentliche und private Freiheit,Zur Auslegung des Grundrechts der Meinungsfreiheit,Der Staat 10(1971), S. 145~172.

Papier, Hans-Jurgen: Uber Pressefreiheit, Der Staat13(1974), S. 399~414.

―: Pressefreiheit zwischen Konzentration undtechnischer Entwicklung, Der Staat 18(1979), S. 422ff.Ridder, Helmut: Meinungsfreiheit, in: GRe Ⅱ,1954, S. 243~290.

Roellecke, Gerd: Meinungskampf und allgemeines Perso nlichkeitsrecht, JZ 1980, S. 701~704.

Schmidt-Jortzig, Edzard: Meinungs-und Informationsfreiheit, in: Handbuch des Staatsrechts, Bd. Ⅵ,1989, S. 635~666.

Schmitt Glaeser, Walter: Die Meinungsfreiheit inder Rechtsprechung des BVefG, AöR 97(1972), S.60~123, 276~298.

―: Die Rundfunkfreiheit in der Rechtsprechung des Bundesverfassungsgerichts, AöR 112(1987), S. 215ff. Schwartländer/willoweit (Hrsg.): Meinungsfreiheit. Grundgedanken und Geschichte in Europa undUSA, 1986.

Smend, Rudolf: Das Recht der freien Meinungsäufß-rung, VVDStRL 4(1928), S. 44~74, wieder abgedruckt in: ders. Staatsrechtsliche Abhandlungen und andere Aufsätze, 2. Aufl., 1968, S. 89~l18.

Suhr, Dieter: Ein Schul-Fall zur streitbaren Meinungsfreiheit, NJW 1982, S. 1065~1070.

 

 

1) 신앙, 양심 및 사상의 자유가 순전히 내심의 자유에 불과하다면 그것은 누구나가 갖고 있는 것이지만 거의 무가치한 것이다. 자유로운 내면적 정신활동의 가치는 그것이 외부로 표출되어 사회 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기능하고 작용하는 데 있는 것이며, 또한 자신의 사상적 탐구의 결과로 주위사람들의 행동을 규정하는 관념과 제도들의 오류를 발견한 사람이 그것을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 자신에게도 매우 고통스러운 일일 것이다.

2) J. B. Bury(양병우 역), 사상의 자유의 역사, 1964, 11~12면.

3) 「출판의 자유는 자유의 유력한 방벽의 하나이며, 이 자유를 제한하는 자는 전제적 정부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4) 「사상과 의사의 자유로운 교환은 인간의 가장 귀중한 권리의 하나이다. 따라서 모든 시민은 자유로이 말하고 쓰고 인쇄할 수 있다. 다만 법에 의해 규정된 경우에 있어서의 그 자유의 남용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야 한다.」

5) 「미연방의회는 종교를 수립하거나 종교의 자유로운 행사를 금지하거나 언론 또는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또는 평온하게 집회하고 고통의 구제를 위하여 정부에 청원하는 인민의 권리를 침해하는 법률을 만들 수 없다.」

6) W. 0. Douglas(이종극 역), 국민의 권리, 1960, 12면「현행의 정치체제가 존립하고 있는 <가정> 자체를 논란할 수 있는 자유가 없다면, 그러한 사회에는 완전한 의미의 언론자유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7) 이러한 언론자유의 발전에 관하여는 문광삼, 표현의자유의 기능과 판례이론, 월간고시 1992년 1월호, 49~61면, E. G. Hudon(박권상/고명식 역). 근대국가와 언론자유, 1965 안용교, 표현의 자유의 원리, 방산 구병삭 박사정년기념논문집, 1991, 191~212면, 문홍주, 기본적 인권연구, 제3판, 1991 참조.

8) 개인이 자신의 삶을 형성해 나가는 데에는 행동과 정보라는 두 가지 요소가 결정적이다. 행동과 정보라는 두 개의 개념은 각 개념에 있어서 문제되는 개념정의의 곤란성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구별된다. 그러나 삶의 자율적 형성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에는 양자의 구별보다도 양자의 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한편으로는 모든 행동이 새로운 정보를 산출하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정보의 수집도 하나의 행동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올바른 정보가 올바른 행동을 이끌어 간다는 것이 강조되어야 할 것이다.

9) H. Ridder에 의해 언론자유의 제도적 측면이 강조된 이래(Meinungsfreiheit, in: GRe H, 1954, S. 243~290[249ff.]) 언론자유가 국가질서의 형성, 특히 민주적 정치의사형성에 중요한 비중을 가지고 있음은 널리 인정되고 있다.

10) 이에 따라 언론의 자유를 정신적 자유권이 아니라 정치적 자유권으로 분류하는 학자도 있다.(예컨대 허영, 한국헌법론, 1994, 516면 이하)

11) 독일의 연방헌법재판소도 언론자유가 「자유민주적 국가질서를 구성하는」(BVerfGE 7, 198(208); 12, 113[125]: 20, 56[97]: 69, 315[344f1.]) 전체 법질서의 객관적 원리로서의 의의(BVerfGE 7, 198[204f.]; 57, 295[319f.])도 갖는다고 인정 하고 있다.

12) E. Schmidt-Jortzig에 따르면 언론자유는-개인의 주관적 권리로서의 측면 이외에-객관적ㆍ법적 측면이 인정됨으로써 세가지 점에서 강화된다. 첫째, 국가가 기본권행사의 현실적 조건에 대해서도 배려해야 할 의무를 지게 된다. 둘째, 언론자유의 객관적 차원을 통하여 다른 법영역에도 효력을 미치게 된다. 셋째, 언론자유의 객관적 ㆍ 법적 측면을 통하여 언론자유가 다른 헌법상의 법익과의 경합 ㆍ 충돌에 있어서 보다 강력한 비중을 갖게 된다(Meinungs- und Informationsfreiheit, in: Handbuchdes Staatsrechts, Bd. Ⅵ, 1989, S. 635-666[640f.]).

13) 이에 따라 이미 많은 나라에서 정보보호법이 제정되었고, 국내에서도 오래전부터 정보보호법의 제정에 관한 많은 논의가 진행된 결과 1993년 12월 16일 「공공기관의 개인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

14) 이에 관하여는 E. Denninger Das Recht aufinformationelle Selbstbestimmung, in: Freiheitssicherung durch Datenschutz, 1987, S. 127~172 참조.

15) 형법 제307조 제2항은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한 경우를 가중처벌하고 있으며, 동법 제308조에 의한 사자(死者)의 명예훼손에 있어서는 「허위의 사실」의 적시를 구성요건 속에 포섭시키고 있다. 또한 동법 제310조는 동법 제309조 제1항의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에 대하여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일 때에는 위법성을 조각하고 있다.

16) 형법 제105조: 「대한민국을 모욕할 목적으로 국기 또는 국장을 손상, 제거 또는 오욕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2만5천 환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7) 예컨대 통신비밀보호법(제5조, 제6조), 국가보안법(제8조), 형사소송법(제107조), 행형법(제18조), 파산법(제180조) 등에 의해 도청이나 신서개피 등이 허용되는 경우 이것은 통신의 비밀에 대한 제한일 뿐만 아니라 의사전달매체에 대한 방해로서 언론자유의 침해로도 볼 수 있다. 그러나 헌법 제18조의 통신의 비밀이 우선적으로 적용됨으로 인하여 의사전달매체에 대한 방해가 특별히 따로 문제되지는 않는 것이다.

18) 공법인의 기본권주체성에 관하여는 계희열, 공법인의 기본권주체성, 방산 구병삭 박사 정년기념논문집, 1991,1~32면 참조.

19) 전화 기타 통신수단에 대한 방해, 또는 신문·방송에 의한 보도의 방해 등.

20) 예컨대 강연을 위해 연사와 청중이 모여 있는 가운데-연사의 연설은 방해하지 않고-청중을 해산시키는 경우.

21) BVerfGE 66, 116(135)

22) W. Hoffmann-Riem, Art. 5 Abs. 1,2, Rdn. 36, In: Alternativkommentar zum GG, 2. Aufl., 1989.

23) 따라서 정당한 법익의 보호, 예컨대 타인의 명예의 보호 등을 위해서도 언론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있을 수 없다.

24) 이와 관련하여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10조 제1항에 의한 납본제도의 위헌성이 문제된 바 있으나 헌법재판소는 납본제가 내용의 심사 및 이에 기초한 발행금지 등의 제한이나 제재가 가해지는 것이 아니므로 사전검열이 아니라고 판시하였으며(1992. 6. 26. 90헌바26), 마찬가지로 초 ㆍ 중등학교의 교과용 도서를 국정 또는 검 ㆍ 인정한 것에 한하도록 하는 교육법 제157조도 사전검열에는 해당되지 않는 것으로 보았다(1992. 11. 28. 89헌마88)

25) 최근의 판례동향에 관하여는 양삼승, 언론관련판례에 비추어 본 동향 분석, 언론중재 1990년 봄호, 30~38면; 장영수, 최근의 언론관련판례 개관, 언론중재 1993년 가을호, 33~43면 참조.

26) 실제적 조화의 원리에 관하여는 K. Hesse(계희열 역), 서독헌법원론, 1987, 72~73면 참조.

27) 물론 정보의 원천(정보원)은 의사소통과정에서 정보를 제공하는 의사표현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밖에 의사전달매체(예컨대 신문, 방송 등의 대중매체)도 정보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또한 일정한 사건 자체(예컨대 열차사고, 배의 침몰 등)도-직접적인 목격을 통하여-정보의 원천이 될 수 있다.

28) 헌법재판소도 「아직 법률에 의해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국민의 알 권리가 일정한 범위에서 인정될 수」있음을 인정하고 있다(1989. 9. 4. 88헌마22: 1991. 5. 13. 90헌마133).

29) 예컨대 특정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나 광고 등을 보지 않거나 듣지 않는 것은 의사소통의 과정 속에서 관용되어야 한다.

30) R. Herzog, Art. 5 Rdn. 40ff. in Maunz- Dürig-Herzog-Scholz, GG-Kommentar.

31) C. E. Eberle, Datenschutz durch Meinung-sfrelheit, DOV 1977 S. 306~312(308) 참조.

32) 윤명선, 알 권리, 월간고시 1993년 2월호, 86~99(89)면 참조.

33) 의사표현자의 관점에서는 어디까지 정보를 공개하여야 하는지의 여부는 곧 어디부터는 사적 정보로서 공개하지 않아도 되는지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으므로 사생활의 보호와 관련하여 현실적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34) 의사수령자의 입장에서는 중요한 정보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법적으로 보장되어 있을 경우에는 그러한 정보들을 보다 신속하고 불편 없이 획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35) 일정한 정보에 대한 접근가능성이 법적으로 보장될 경우에는 이들을 중심으로 한 의사형성과 의사소통이 보다 안정된 기초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하여 의사소통과정이 제 기능을 다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36) 특히 음란성이 문제되는 경우에 관하여는 장영수, 예술의 자유에 대한 헌법적 보장의 의의와 한계, 구산 곽종영 교수 회갑기념논문집, 1993, 95~l14(110)면 참조.

37) 이와 같이 대중매체의 자유를 의사(정보)매개활동의 보호에 관한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곧 대중매체는 의사표현자의 자유(표현 및 전파의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여기서는 대중매체가 의사매개자로서 누리는 자유를 논하고 있는 것이다.

38) 팽원순, 매스커뮤니케이션 법제이론, 1985, 283면 이하 참조.

39) 특히 신문사편집권의 독립 내지 언론기관의 내부적 자유에 관하여는 H. J. Papier, Űber Pressefreiheit, Der Staat 13(1974), S. 399~414 참조.

40) 특히 뉴스보도에 관하여는 이른바 자유보도권이 문제되기도 한다. 이에 관하여는 정연주, TV방송사의 자유보도제도, 고시계 1993년 3월호, 77~89면 참조.

41) 국가기밀의 보도에 관하여는 권영설, 국가기밀의 보도와 그 법적 기준, 언론중재 1987년 겨울호, 17~25면 참조. 그리고 사생활에 대한 보도에 관한 문제에 관하여는 권영성, 사생활권의 의의와 역사적 변천, 언론중재 1983년 여름호, 6~14면 서정우, 언론보도와 사생활권의 침해, 언론중재 1983년 여름호, 15~23면; 윤명선; 사생활권의 침해유형과 구제방법, 언론중재 1983년 여름호, 24~34면 참조.

42) 고의로 허위사실을 보도한 경우, 보도내용의 진실성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과실을 범한 경우, 그리고 보도내용의 진실 여부를 전혀 검토하지 않은 경우에는 형사처벌까지도 인정될 수 있으며, 그밖에 경미한 과실이 문제되는 경우에도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43) 이와 관련하여-특히 유럽연합내의 국가들에 있어서는-외국 언론의 국내보급에 관한 문제가 현실적인 쟁점이 되기도 한다. 이에 관하여는 M. Bullinger, Freiheitvon Presse, Runtfunk, Film, in: Handbuch des Staatsrechts, Bd. Ⅵ, 1989, S. 667~738(732ff.).

44) 이에 관한 미국에서의 논의에 대하여는 팽원순, 매스커뮤니케이션 법제이론, 1985, 352~378면 참조.

45) New York Times v. Sulllvan, 376 U. S. 254(1964) 이는 또한 독일의 다수설이기도 하다. 이에 관하여는 Wolfgang Hoffmann-Riem, Art. 5 Abs. 1, 2 Rdn. 130, in: Alternativkommentar zum GG, 2. Aufl., 1989. 참조.

45) 예컨대 1976년 동아일보에 대한 광고탄압의 경우처럼 광고게재의 금지나 방해가 대중매체에 대한 탄압의 효과적인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47) 정정보도청구권에 관하여는 박용상, 정정보도청구권제도의 일반적 고찰, 언론중재 1989년 가을호, 51~63면 및 박용상, 정정보도청구권행사의 요건과 절차, 언론중재 1991년 가을호, 55~86면 참조.

40) 허영, 한국헌법론, 1994, 524면에서는 같은 맥락에서 신문발행의 자유가 주장되고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는1992년 6월 26일의 결정(90헌가 23)에서 정기간행물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에 대하여 인쇄시설이 자기소유일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헌이라는 한정위헌결정을 내린 바 있다. 독일에서는 언론의 집중화 경향과 관련하여 신문제도의 개혁논의가 오래 전부터(예컨대 H. Ehmke, Verfassungsrechtliche Fragen einer Reform des Pressewesens, in: Festschrift für A. Arndt zum 65.Geburtstag, 1969, S. 77~l18.) 진행되었으며, 방송과 관련하여서는 그 시설규모와 파급효과 등의 문제 때문에 제한이 보다 일반화되어 있으나 최근 뉴미디어의 발달과 더불어 새로운 발전이 문제되고 있다. 이에 관하여는 M.Bullinger, Elektronische Medien als Marktplatz der Meinungen, AöR 108 (1983), S. 161~215 참조.

49) 특히 정치적 위기상황에서 언론의 자유가 수행하는 공적 기능에 관하여는 J. A. Frowein, Reform durch Meinungsfreiheit, AöR 105(1980), S. 169~188 참조.

 

□ 고려대 법과대학 및 동대학원(법학석사), 독일프랑크푸르트대학교(법학박사)

□ 저술:「헌법의 기본원리로서의 민주주의」, 「민주주의 헌법에 있어서 다수결원리와 근본가치」외

□ 현재 고려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미국에서의 명예훼손과 사생활침해

―헌법이론과 학설을 중심으로

 

염 규 호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언론법 교수

 

일반적으로 볼 때 미국의 언론은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다고 할 수 있다. 비교적 외부로부터 법적, 정치적 혹은 경제적으로 직접적인 제약을 받는 예는 드물다. 특히 이들 제약이 정부에 의한 것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고 있는 언론의 자유는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언론이야말로 국민의 의사에 토대를 둔 정치체제의 불가결한 요소」라는 미국 헌법창시자의 뜻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1)

그러나 언론의 자유가 미국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절대권리는 아니다. 미국의 저명한 헌법학자 Thomas Emerson은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언론의 자유는 그 사회가 자유기업에 기반을 두든 혹은 보다 집산체제에 기반을 두든지 간에 민주사회의 핵심적인 요체이다. 그러나 언론의 자유는 사회에서 고립되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언론의 힘은 언론이 속해있는 사회의 다른 이익들과 형평을 이뤄야 한다.」2)

언론의 자유와 상충되는 일반사회의 법익 가운데는 개인의 명예권과 사생활권이 있다. 언론자유의 관점에서 볼 때 특히 명예훼손은 미국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텍사스 법대의 David Anderson 교수는 명예훼손법을 미국의 언론자유에 가장 커다란 위협이라고 했다.3)

한편,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로 인한 언론기관의 법적인 책임은 어느 면에서 미국의 언론자유를 이해하는 데 매우 흥미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명예훼손법은 미국사회에서 명예권에 대한 언론자유의 상대적인 위치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언론의 자유는 헌법상의 명시된 권리로 보장되고 있다. 명예권이나 프라이버시권은 헌법 조문상 권리로서 분명하게 인정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미국연방대법원은 명예권과 프라이버시권이 헌법상의 권리로 보호받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1966년 Potter Stewart 대법원 판사는 명예권이 「미국 헌법상에서 기본적인 권리로 인정되고 있다」고 언명하면서, 개인이 자기의 명예를 보호할 권리는 「모든 인간의 본질적인 존엄성과 가치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이라고 했다.4) 그리고 1977년에 연방대법원은 프라이버시권에 대해 「사적인 문제를 공개하길 원하지 않는 개인적인 바람」이라는 헌법적인 정의를 내렸다.5)

미국 헌법상 명예권과 프라이버시권이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느냐 하는 문제는 이들 권리의 문화적, 관습적, 사회적인 영향을 고려할 때 간단히 해결될 수는 없다. 더욱이 미국사회의 헌법적인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와 어떠한 형평을 이룰 수 있느냐 하는 문제는 지난 30년 동안 미국의 연방 그리고 주법원들이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여온 심대한 과제였다.

미국에서 언론의 자유와 명예권, 그리고 프라이버시권의 이해충돌은 당연한 일이다. 보다 중대한 문제는 어떻게 이들 권리를 균형 있게 보호하느냐는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의 언론법은 이 균형 있는 보호에 상당히 실패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언론변호사 Barbara Dill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미국의 명예훼손법은 중대한 기로에 있다. 고소를 하고 고소를 당하는 옛 공식은 변호사들 외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적용되지 않는다. 소송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소송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며 그리고 본질적인 문제는 전혀 다루지 못한 채 관련 당사자들에게 대단히 만족스럽지 못한 기술적인 판결들만이 대부분 법원을 메우고 있을 뿐이다.」6) 나아가 미국의 명예훼손법의 문제성에 대한 이러한 비판은 결국 미국에서 명예훼손법을 아예 폐지해버리자는 주장까지도 나오게 하고 있다.7) 그러나 이같은 주장은 소수라고 하겠다. 결국 현재의 명예훼손법을 조만간에 대대적으로 개정할 가능성은 법원의 판결에 의하든 입법에 의하든 많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명예훼손법의 절차상에 있지 정책적인 언론자유의 보호라는 기본원칙에 있는 것은 아니라 하겠다. 이 점에서 볼 때 미국의 명예훼손법에 대한 판결들이 외국 특히, 유럽인권재판소등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8)

본 논문에서 필자는 미국의 명예훼손법과 사생활침해와 관련된 언론자유의 제 문제점들을 알아보고자 한다. 보다 구체적으로 명예훼손법과 프라이버시법에 대한 이론과 학설을 소개하고 또 언론의 자유에 관한 지금까지의 미법원판례에 나타난 헌법적인 원칙과 기준을 상세히 다루고자 한다. 따라서 명예훼손이나 사생활침해와 관련된 구체적인 개별 판례는 이 논문에서 상세히 다루지 않고 설명이 필요할 경우에만 국한하여 언급할 것이다.

 

. 언론의 자유: 이론과 목적

 

1991년 수정헌법 제1조 제정 200주년을 기념하는 글에서 영국의 언론변호사 Geoffrey Robertson은 수정헌법 제1조가 현대법체계에 있어 「위대한 불가사의 중 하나」라고 평했다.9) 그리고 Boston 대학교 법학교수 Pnina Lahav는 서구유럽국가들도 미국과 같이 18세기의 계몽운동의 지성적인 기반을 공유하고 있으나 이들 유럽 국가의 판결문에서는 미국의 언론자유에 관한 판결문에서 볼 수 있는 수사학적인 언어를 찾기는 매우 드물다고 썼다.10) 한편, 미국민의 언론자유에 대한경험이 외국인들에게도 유용한 가치를 갖고 있다는 데 대해 이의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는 미국의 언론자유에 대한 정책이나 이론이 반드시 다른 나라보다 현명하다는 것이라기보다는「언론자유에 대한 문제들과 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제반 정책을 다루면서 겪은 미국민의 경험이 보기 드물게 풍부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최선의 정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미국사회는 언론자유에 대한 문제들에 대해 어느 사회보다 고민 어린 생각을 했던 것이다. 수정헌법 제1조에 의거해서 미국은 세계의 어느 문화보다 더 자주억압보다는 공개적인 정치를 하는 실수가 더욱 훌륭하다는 극단적인 가정을 실험했었다.」11)

왜 미국은 공개를 통한 민주정치제도의 성패를 언론의 자유에 걸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미국의 언론자유의 역사적인 발전을 이해하는 이론적 철학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언론법의 기본적인 이론을 제공하는 언론자유의 가치 중에는 우선 첫째로 「개인의 자아실현」(inspanidual self-fulfillment)이 있다. 언론의 자유를 통한 사회적인 가치추구와 구별되는 이「자아실현」은 개인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인간의 자연권으로서의 개념이다. Emerson 교수는 언론 표현의 자유를 「인간의 정당한 목적은 한 개인으로서 자기의 인격과 잠재력을 실현하는 것이라는 서구사상의 전제로부터 유래한다」고 보고 있다.12) 따라서 자기의 신념과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언론의 허가제나 검열은 이런 면에서 언론자유를 부정하는 하나의 예일 것이다. 자아실현의 가치를 반드시 언론자유의 개별적인 개념으로만 파악해서는 안 된다. 즉 자기의 의견이나 사상을 표현하는 것은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공동체적인 의무의 하나일 것이다. 「사회나 국가가 목적 그 자체는 아니다; 사회와 국가는 개인을 위해 존재할 뿐이다.」13) 이와 관련해서 자아실현적인 언론 표현의 자유는「비록 사회의 유일한 혹은 충분한 목적은 아니라고 해도 그 자체가 하나의 선(good)이거나 적어도 훌륭한 사회의 본질적인 요소」라고 Emerson 교수는 말하고 있다.14) William & Mary 대학 헌법학자 Rodney Smolla 교수도 언론의 자유가 인간의 자발성, 존엄성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연방대법원도 사회의 목적과는 별개인 자아실현을 언론 표현의 자유의 중요한 목적으로 보았다. 1927년에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정당성을 가장 강력히 표현한 Louis Brandeis 대법원 판사는 「미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건국의 조상들은 국가의 종국적인 목적이 국민으로 하여금 자유롭게 자기의 능력을 발전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믿었다」라고 했다.15) 그리고 Thurgood Marshall 대법원 판사는 「수정헌법 제1조는 정치제도의 필요뿐만 아니라 인간의 정신적인 욕구 즉 자기 표현을 해야 하는 인간의 심성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16)

자아실현의 가치를 중심으로 언론 표현의 자유를 분석하는 것과 관련해서 미국민의 「개성주의」(inspanidualism)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 개성주의에 대한 미국민의 신념은 명예에 대한 가치판단에서도 나타난다. 그러고 이것은 동양사회의 명예감정과 문화적, 법적, 사회적인 차이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California 대학의 Robert Post 교수의 분석은 매우 적절하다.

「명예훼손법은 존경사회(deference society)와 비교해서 시장사회(market society)에서는 다르게 적용된다. 시장사회에서 명예는 본질적으로 개인의 소유물이다.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창조되고 명예를 획득한 본인들에게 주로 명예는 중요한 것이다. 법적인 명예보호권은 개인소유물에 대한 공적인 보호를 받을 권한과 유사함을 볼 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편 존경사회에서는 명예보호가 단순한 개인의 이익 이상의 것을 수반한다. 명예는 개인의 노력에 의해서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개인의 행동을 초월한 사회적인 인식에 의해서 이뤄지는 것이므로, 명예는 '공적인 상품이지 하나의 개인의 소유물일 수는' 없다.」17)

자아실현의 가치추구의 정당성은 미국의 언론법이론 가운데서 표현의 자유의 범위를 가장 확대한다고 하겠다. 왜냐하면 이것은 근본적으로 표현의 내용에 대한 제약(content-based discrimination)을 용납치 않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것이든 비정치적인 것이든, 광고든, 예술이든, 문학이든간에 헌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있다. 사실 이같은 무제한적인 현실자아이론이 비판의 소지를 낳고 있다. Robert Bork 판사가 대표적인 비판자이다. 그는 자아실현을 위한 표현이 다른 사람의 활동과 구별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쾌락추구적인 음란물도 자아실현논리에 의하면 헌법에 의해 보호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18)

Bork 판사의 문제제기에도 불구하고, 자아실현이론은 여전히 수정헌법 제1조의 주요 목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즉 1984년 미연방대법원은 Bose Corp. v. Consumers Union of United States 사건에서 「수정헌법 제1조 하에서 개인이 자기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는 개인적인 자유의 한 단면이며 그 자체로서 가치있는 것」이라고 판시했다.19)

Emerson 교수는 「진리의 도달」(attainment of truth)이 표현의 자유의 중요한 또 하나의 기능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이 기능은 사회적인 목적과 관련된다. Emerson 교수에 의하면 「지식과 진리를 추구하는 사람은 문제의 모든 면, 특히 반대의견을 강하게 느끼는 사람이 제시하는 주장들을 들어봐야 한다. 그는 모든 대안을 고려하고 그의 판단을 반대의견과 비교함으로써 시험해보고 진실과 오류를 구별하기 위해서 다양한 사람의 정보를 최대한 이용해야 한다. 바꿔 말해서 정보를 억압하고 토론이나 의견의 충돌을 막게 되면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도출할 수 없으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없고 오류가 영원히 남게 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20)고 한다. Emerson 교수의 진리도달이론은 1644년의 John Milton의 「사상의 시장론」(marketplace of ideas) 개념에서 유래하는 것이다. Milton은 「진실과 허위가 서로 싸우도록 하라. 자유롭고 공개된 대결에서 어느 누가 진리가 패배한다고 하겠는가」라고 했던 것이다. Milton의 주장은 출판의 허가제가 표현할 사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모욕적인 것이며 실제로 효과적인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내면서, 정부가 표현의 자유에 관여하면 정보의 오류가 더 많이 생길 것이라고 했다.

「사상의 시장론」은 미국의 언론자유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많은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다. 1919년에 Oliver Wendell Holmes 연방대법원 관사는 자주 인용되는 그의 반대의견에서「진리의 최선의 시험은 경쟁적인 사상의 시장에서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사고(thought)의 힘」이라고 했다.2l) Brandeis 대법원 판사는 1927년에 표현의 자유를 「정치적인 진실을 발견하고 전파하는데 불가결한 방법이다」라고 했다.22)

Milton의 주장처럼 정보 사상의 자유로운 공개시장을 통한 진리의 추구는 그 핵심에 있어서 정부에 의한 정보의 선택을 부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정부의 개입을 부정하는 전통적인 언론자유론의 이론적 토대가 되었다. 이 점에서 언론자유의 절대론적 입장을 취했던 William Douglas 대법원 판사의 의견은 예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보가 공개경쟁을 하게 되면 허위가 자유롭고 완전한 토론에 의해서 밝혀지게 되며 그 허위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게 된다. 우리가 싫어하는 사상을 자유롭게 충분히 토론함으로 해서 우리 자신의 편견이나 선입견을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사회가 정체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사회의 긴장이나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게끔 준비를 가능케 한다.)23)

모든 표현의 자유이론 중에서 일관성 있게 미연방대법원의 판결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친 것은 사상의 자유시장론이었다. 명예훼손판결 중에서 분수령적인 사건인 New York Times Co. v. Sullivan24)과 Gertz v. Robert Welch, Inc.25)를 보면 그 영향을 알 수 있을 것이다. Sullivan 사건에서 대법원은 수정헌법 제1조가 「무제한적인 정보의 교환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며」 이성을 통한 공개적인 토론에 「헌법적인 신념을 표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대법원은 토론 중에 끊임없이 불가피하게 틀린 주장이 나올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릇된 사실적 주장을 보호함으로써 정보시장의 활발한 토론에 필요한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대법원은 허위가 나름대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 John Stuart Mill의 「자유론」(On Liberty)을 인용하면서 「오류와 충돌함으로써 진리의 분명한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했다.26) Gertz 사건에서 대법원은 「다른 의견과의 경쟁을 통해서」 잘못된 의견의 수정이 가능하다는 언론 표현의 이론을 견지했다.27)

보다 최근에는 개인의 「알 권리」(right to know) 개념에서 정보의 자유로운 유통(free flow of information)을 인정하면서 진리의 추구이론을 적용하고 있다. 이는 특히 광고의 자유에 대한 미국의 법원 판결에서 볼 수 있다.25)

사상의 공개시장을 통한 진리의 도달은 항시 진리가 허위를 압도한다는 절대성에 근거한다는 것은 아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사상의 공개시장을 통해서 진리가 발견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이 이론에 의하면 진리 그 자체를 보호하는 것보다는 진리를 탐구하는 그 과정을 언론 표현의 자유로 보고 있다. 인간은 이성적인 동물이며 표현의 자유를 천부적인 자연권의 하나로 보는 진리탐구의 개념은 「정보의 자유로운 거래」라는 비유적인 표현이 매우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언론 표현의 자유이론이 그러하듯이 이 이론에도 문제성은 있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상업적인 시장처럼 정보의 시장도 구조적으로 권력이 있고 경제적으로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 유리하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현실적으로 언론기관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무력한 경우보다는 정치적, 경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사람들이다. 이 점에서 볼 때 20세기 말의 미국에서 정보의 시장이론은 「낭만적이고 비현실적」일 것이다.29)

정부의 개입을 가능한 한 허용치 않는 이 정보시장이론은 언론기업의 집중이라는 상황을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정보의 다양성 있는 유통은 그 실제에 있어서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결국 정부에 의한 언론의 자유 제약보다는 소수에 의한 언론기업의 소유에서 파생되는 사적인 언론제약이 더욱 위험하다는 주장도 나온다.30)

한편 언론기관에 의한 사적인 검열 때문에 수정헌법 제1조의 언론의 자유에 대해 정부가 소극적, 부정적인 역할에서 정부의 긍정적인(affirmative) 조치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Jerome A. Barren 교수 등은 보고 있다. 즉, 미디어접근권이 그 대표적인 이론인데, Barren 교수는 불균형적인 언론의 자유를 개선키 위해서는 최소한 「일간신문에 의견광고를 사서 실을 수 있는 권리」와 「공적인 인물들이 명예훼손을 당하면 신문에 반론권을 실을 권리」를 인정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31)

Emerson 교수가 보는 표현의 자유의 세번째 기능은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공개적인 토론을 통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32) 물론 의사결정의 참여라는 기능적인 분석은 표현의 자유가 개인의 권리이고 모든 정보 ㆍ 의견이 자유롭게 교환되는, 앞에서 언급한 진실추구의 목적과 일면 관련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와 관련된 의사결정을 민주주의의 기본원리라는 점에서 보면,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은 더욱 분명해진다. Emerson 교수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표현의 자유이론이 특별한 의미를 갖는 곳이 있다면, 그것은 정치에 관한 것이다. 한 사회의 존재, 복지, 그리고 발전에 대한 대부분의 결정이 이뤄지는 것은 정치적인 절차를 통해서이다. 바로 이것 때문에 정부는 반대하는 사람들을 탄압하고 싶은 강한 욕망을 갖게 되고, 흔히 보다 효과적인 탄압의 권력을 행사하곤 한다.

정치적인 영역에서 표현의 자유는 사회의 다른 분야에서 자유를 획득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핵심적인 논란이 가장 빈번하게 벌어지는 곳이 바로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되는 장소이다.」33)

정치적인 의미로서 표현의 자유를 가장 열렬하게 주장한 사람은 철학자이자 교육자인 Alexander Meiklejohn이다. Meiklejohn 박사는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해 보장되는 표현의 자유가 정치적인 표현을 위한 것으로서 절대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정헌법 제1조에 의한 언론 표현의 자유 보장은 모든 표현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직간접으로 투표를 하는 유권자인 우리들이 처리해야 할 문제들에 관련된 표현, 즉 공적인 관심사를 다루는 표현에 적용된다. 한편 사적인 표현은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이다.」34) 비정치적인 표현, 예컨대 광고나 외설적인 것은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가 아니라 보다 신축성있게 덜 엄격한 수정헌법 제5조의 「합법절차에 의하지 않고는 어떠한 개인의 생명 자유나 재산을 박탈할 수 없다」는 헌법적 적용을 받는다고 한다.

Meiklejohn 박사의 주장에 의하면 선동적인 정부기관이나 관리에 대한 명예훼손적인 표현은 절대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통치자가 국민」이라는 미국 헌법의 건국이념을 상기시키면서 Meiklejohn 박사는 「제1수정조항이 <말할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국민의 <통치하는> 사고나 의사 표현의 행동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다. 그것은 개인적인 권리에 대한 것이 아니고 공적인 권력 즉 통치적인 책임과 관계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35)

정치적인(공적인) 표현과 비정치적인(사적인)표현을 구별함으로써 표현의 자유를 절대적인 것으로 파악한 Meiklejohn 박사와 비슷하게, 그러나 수정 헌법 제1조를 매우 좁은 개념으로 파악한 Bork 판사는 「헌법적인 보호가 명백히 정치적인 표현에만 주어져야 한다」36)고 주장했다. Bork 판사는 정부관리나 정책을 비판하고 법안이나 헌법개정에 대한 토론 등을 표현의 자유의 핵심으로서 보호해야 할 정치적인 표현으로 보았다. 그러나 그에 의하면 정부나 법에 관련된 표현이면 어느 것이나 정치적인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무력에 의한 정부전복을 옹호하거나 법을 위반할 것을 고무하는 표현은 정치적인 표현이 아니며 따라서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Bork 판사는 주장한다.37)

분명 Meiklejohn 이론은 표현의 자유의 보호범위를 나름대로 설정해 보려고 한다는 것을 부인키 어렵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본질적인 모호성 때문에 비판을 받았다. Zechariah Chafee 교수는 어떻게 정치적인 표현과 비정치적인 표현을 현실적으로 구별할 수 있는지를 물었고 또한 Meiklejohn 박사가 주장한 정치적인 표현의 절대적인 헌법상 보호는 역사적인 증거가 없으며 미 헌법의 권리장전과는 전혀 거리가 먼 상상 속의 얘기라고 일축했던 것이다.38)

Chafee 교수 등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Meiklejohn 이론은 미국의 표현 자유의 헌법적인 해석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사실 Sullivan 사건은 Meiklejohn 박사의 주장을 대변하는 것이었다. 정부를 비판할 수 있는 것은 시민의 의무라는 연방대법원 판결문의 귀절은 「거의 문자 그대로 Meiklejohn 박사의 주장인 민주사회의 통치자로서의 시민이 가장 중요한 정부관리라는 이론을 그대로 받아들인 것이었다.」39)

Sullivan 사건에서 연방대법원은 공적인 업무에 대한 언사는 자치적인 정치의 본질이라고 설시했다. 그리고 정부에 대한 명예훼손 같은 것은 미국법에서 인정될 수 없다고 보았다. Sullivan사건을 포함한 연방대법원 판결들은 비록 Meiklejohn 이론의 절대적인 정치적 표현을 완전히 수용치 않았다 하더라도 그 이론은 지난 30여년간 수정헌법 제1조의 형성에 계속하여 영향을 끼치고 있다.40)

Emerson 교수가 주장한 언론 표현의 자유의 중요한 네번째 이론은 「안정과 변화의 균형」(balance between stability and change)이다. 그에 의하면 자유로운 의견표현을 못하면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없게 되고 탄압은 사회의 경직성을 유발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없으며 변화하는 세계에 적응을 못하게 된다.4l)

표현의 자유가 변화와 안정에 밀접한 관계가 있음은 소련과 동구유럽의 제국가들의 붕괴과정에서 그 실례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의 자유를 통한 정치적인 정당성을 이룩함으로써 극단적인 폭력 행사의 여지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반체제인사들에게 그들의 의견과 감정을 자유롭게 표현토록 함으로써 심리적인 무력감이나 저항의지를 해소할 수 있게 되어 보다 많은 사회의 응집력을 유지할 수 있다. 남들에게 자기의 의견을 설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그 의견이 거부당한 경우에 나타나는 다수의 결정을 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많다. 요컨대 사회의 일원으로서 공정하게 표현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다는 기분을 갖게 하고 그런 체제를 유지하는 분위기라면 강요적인 동질성과 국민총화의 필요성이 줄어들 것이다. 반면에 다양한 의견을 통한 자발적인 참여 속에서 소속의식을 갖는 민주사회의 기본인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안정과 변화의 기능에서 본 언론의 자유 이론은 미연방대법원에 의해 인정되고 있다. Brandeis 판사는 유명한 1927년의 Whitney 사건에서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우리의 독립을 위해 싸운 건국의 조상들은 질서라는 것이 어기는 사람을 처벌함에서 오는 불안을 통해서만이 이룩될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사고와 희망 그리고 상상력을 무시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 공포는 탄압을 남으며 탄압은 증오를 낳으며 증오는 정부의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다. 사회의 안정을 찾는 길은 자유로이 불만과 해결책을 토의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나쁜 의견을 처리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은 훌륭한 의견인 것이다. 공개적인 토론을 통해서 가능한 이성의 힘을 믿으면서 우리의 건국의 조상들은 법에 의한 침묵의 강요-가장 나쁜 형태의 힘-의 주장을 거부했다.」42)

표현의 자유에 대한 Emerson 교수의 4가지 기능이론은 물론 가능한 모든 이론을 수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미국의 헌법상에 보장된 언론 표현의 자유를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이론적인 틀을 제공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강조할 것은 이들 이론들이 반드시 개별적으로 표현의 자유를 해석하는 데 인정되는 경우는 드물다는 것이다. 대개는 서로 복합적으로 중복이 되어 적용되고 있다. 물론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밖에 없다. 명예훼손사건의 경우, 의견표현에 의한 사건인 경우에는 자아실현과 진리탐구 외에도 정치적인 목적의 의미로 문제의 표현을 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지난 20년간의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대개 정치적인 기능과 관련된 표현의 자유이론에 주요 초점을 두고 있다.

 

. 언론의 자유: 수정헌법 제1조의 의미와 해석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 나와 있는 14단어로 된 언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간단명료하게 보인다. 그러나 200년이 넘는 미국의 헌법역사에서 연방대법원은 수 많은 논쟁적인 문제를 제기하면서 언론 표현의 자유와 사회의 다른 주요한 이익들과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많은 방법을 시도해 왔다.

Smolla 교수가 분석한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접근방법은 수정헌법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선 「절대주의」(absolutism)는 표현의 자유에 관한 해석방법 중에서 「가장 간단하고 일관성 있으며 가장 광범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43) 일반적으로 연방대법원판사 Hugo Black과 William O. Douglas가 절대론적인 표현의 자유를 주장한 대표적인 사람들로 알려져 있다. 이들에 의하면 「의회가 어떠한 언론제약적인 법을 만들 수 없다」는 헌법조항의 「no law」는 더 이상도 더 이하도 아닌 「no law」라는 문자 그대로의 헌법적인 보장이라는 것이다.44) Sullivan 사건에서 Black 판사가 쓴 동의의견(Douglas 판사가 참여한)은 그의 절대적인 언론자유를 표현하고 있다: 「수정헌법 제1조를 대법원이 보다 충실히 해석을 한다면 그것은 적어도 국민이 그리고 언론기관이 공무원을 비판하고 공공문제에 관해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고 자유로이 토론할 수 있는 것이다」라고 판시했다.45) 그리고 그는 「국민이 공적인 일에 관해서 마음대로 얘기할 수 있는 무조건적인 권리야말로 수정헌법 제1조가 보장하고 있는 최소한의 자유이다」라고 덧붙였다.46)

Black 판사의 절대주의와 관련해서 흥미 있는 것은 그의 절대주의가 「제한적인」(qualified) 것이라는 데에 있다. 그는 「말」(speech)과 「행동」(conduct)을 구별하고 있다. 1966년에 그는 수정헌법 제1조가 「행동」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소수반대의견을 내었던 것이다.47) 그에 의하면 노골적인 불법행위를 처벌하는 것과 말을 하고 표현한 것을 문제로 삼아서 처벌하는 것은 전혀 별개의 것이라고 주장했다.48) 물론 Black 판사의 행동과 구두를 통한 표현의 구분은 언론기관에 의한 명예훼손이나 프라이버시침해와는 별관계가 없다. 언론기관의 행위는 거의 대부분이 구두적인 혹은 문자를 통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언론 표현의 이론에 있어서 절대주의는 현실적으로 크게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물론 상황에 따른 대법원의 적용이 있기는 하다. 예를 들면 정부의 언론 규제가 내용을 문제 삼아서는 절대 안 된다는 원칙이 바로 그것일 것이다.

절대주의 자유이론은 1947년의 언론자유위원회(Commission on Freedom of the Press)의 주장처럼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바람직스럽지도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언론의 자유는 사회의 다른 이상 및 이익과 조화를 이뤄야 할 것이므로, 명예권이나 사생활권은 사회적인, 개인적인 이익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Smolla 교수는 이해 「균형」(balancing)을 또 다른 중요한 헌법해석의 방법이라고 소개한다. 완전히 논리적인 타당성을 갖고 있는 현실적인 이론인 균형의 원칙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많은 인정을 받고 있다. 언론의 자유와 사회의 이익을 비교하여 어떤 것이 더욱 중요한지를 판단해서 형량을 하는 방법이다.49) 미연방대법원은 1950년에 균형이론을 인정하면서 법원의 의무는 두 개의 상충되는 이익이 문제가 되는 경우, 주어진 개별적인 상황에서 어떤 것이 더욱 많은 헌법의 보호를 받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50) 그리고 John Marshall Harlan 대법원 판사는 「수정헌법의 제1조 권리들이 문제가 되면……그 문제의 해결은 항상 법원에 의한 특수한 상황에 관련된 개인적인, 공적인 이익을 서로 비교하여 형량을 함으로써 만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51)

미국법원은 이익형량을 함에 있어서 두 가지 방법으로 언론의 자유를 다루고 있다. 즉 개개의 사건에 따라 관련된 여건을 고려해서 언론의 자유와 상충되는 다른 사회의 이익을 비교해서 결정하는「사건별 이익형량」이라는 ad hoc balancing이 있다. 이것은 어떤 확실한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매우 신축성 있는 장점이 있으나 동시에 예견할 수 있는 확실성이 없다. 즉 판사는 사건에 따른 문제를 다룰 때 개인적인 사회적인 이익에 대한 자신의 편견과 감정을 이용해서 언론의 자유를 판단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단점을 없애기 위해서 연방대법원은 「정의적인 이익형량」(definitional balancing)을 이용한다. 이 방법에 의하면 법원은 우선 충돌하는 언론의 자유와 사회의 이익을 서로 비교하기 전에 미리 언론자유의 기본적인 보호 기준을 결정한 다음에 사건을 다룬다. 이것은 모호하고 애매한 불확실성을 이익 형량의 원칙에서 줄이고 있다. 차후에 상세히 다룰 공적인 인사에 대한 언론기관의 명예훼손사건의 경우, 공적인 원고의 거증책임은「실질적 악의」(actual malice)의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다. 부언하면 언론의 자유는 공적 인물에 대한 허위적인 명예훼손의 책임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가 있다. 이러한 보호는 다만 그 명예훼손이 「실질적 악의」에 의한 것이 아닌 한 가능하다. 이 같은 최소한의 기준은 미국법원으로 하여금 언론기관의 헌법적인 권리의 한계를 분명히 하고 있다는 의미가 있다.

전면적으로 이익형평의 원칙은 언론의 자유를 매우 좁게 해석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리고 이 원칙은 적용되는 규제법 등에 대한 법원의 위헌심사를 의미 없게 만들 수가 있다. 즉 다수의 지배라는 의회의 법제정을 가능하면 인정하려는 이익형평의 기본배경 때문에 언론의 자유를 보호할 법원의 엄격한 위헌심사기준을 피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Smolla 교수는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언론에 관한 법이 제정되면 언제나 의회는 이미 서로 상충되는 이익을 고려했고 언론을 제약함에 따른 공공의 이익이 제약을 하지 않음에 따른 이익보다 크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다. 이익형평에서는 법원은 정치적인 과정에서 나오는 균형을 가능하면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강하다.」52)

미국의 판례이론 가운데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으로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clear and present danger)이 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론은 1919년 Schenck v. United States사건53)에서 나온 것으로 사실은 이익 형량의 이론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만장일치의 의견을 쓰면서 Holmes 판사는 다음과 같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론을 선언했다: 「모든 행위의 성격은 그 행위와 관련된 상황에 달려있다…… 자유언론을 아무리 엄격하게 보호한다고 해도 거짓말로 극장에 불이야 라고 소리 질러서 대소동을 일으키는 사람을 보호하지는 않을 것이다…… 모든 경우에 문제가 되는 것은 사용된 언어가 의회가 방지할 권한을 갖고 있는 실질적인 해악을 야기할 수 있는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성을 일으킬 수 있는 상황에서 일어났으며 또한 그런 성격의 것이었느냐 하는 것이다.」54) 흥미 있는 것은Schenck 사건에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고 당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던 「위험한 경향」(bad tendency) 기준을 이용해서 Schenck의 유죄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이 위험한 경향 이론은 영국의 관습법상의 명예훼손에서 유래한 것으로 언론 표현의 불법성을 결정할 때 그것이 불법적인 해악을 일으킬 경향을 따지는 것이다. 1907년에 Holmes 판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원 사건에 있어서 판사의 행위를 비판하는 것은 비록 그것이 정확하다고 해도 법정모독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그 같은 비판이 「재판 절차를 방해할 경향이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55)

위험한 경향 이론은 현재 거의 인정되지 않고 있으나 예외적으로 음란물에 대한 판결에는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론은 분명 나쁜 경향의 이론보다 훨씬 언론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으로서 1969년의 Brandenburg v. Ohio 사건56)에서 다시 보다 강화되었다. 연방대법원은 「자유로운 언론 표현의 헌법적인 보장은 정부로 하여금 무력을 사용하는 것과 위법을 선동하는 것을 금지할 수 없게 한다. 만일 그 같은 선동이 급박한 불법행위를 자극하거나 일으킬 가능성이 있거나 그러한 목적을 띠고 있는 경우는 예외이다」57) 현재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이론이 적용되는 경우는 원래의 정부 내란 ㆍ 선동과 같은 상황보다는 언론이 재판과정을 보도함으로써 야기되는 편파적인 보도일 때가 많다. 언론에 대한 보도금지명령(gag order)을 내릴 때, 재판절차에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성이 언론의 보도로부터 나오는지를 사실심판사는 확인해야 한다고 연방대법원은 판시하고 있다.58)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원칙과 관련한 수정헌법 제1조의 이론에는 「우월한 지위 이론」(preferred position doctrine)이 있다. 이 이론은 특히 언론의 자유 같은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권리들이 민주사회의 기본적인 것이므로 다른 헌법상의 권리에 비해서 법원으로부터 보다 많은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우월한 지위이론은 이른바 「합리적인 인간 이론」(reasonable man theory)과 대조적인 것이다. 합리적 인간이론에서는 「법에 나타난 입법자의 결론을 <합리적인 인간>이라면 의회와 똑같은 결론에 도달했을 근거가 있다면 법원은 그 법의 합헌성을 인정해야 한다」59) 이에 반해서 우월한 지위 이론은 1938년에 언급된 바와 같이 정치적인 자유를 제한하는 법률은 그 법에서 추구하는 정당한 사회의 목적을 달성할 「합리성」을 갖고 있느냐로 충분치 않다. 그 법률의 합헌성은 「압도적으로 확고부동한 근거에 의해서」 정당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United States v. Carolene Products Co.사건60)에서 Harlan Stone 연방대법원장은 우월한 지위의 이론을 인정했다: 「법이 분명히 헌법에 구체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경우, 예컨대 수정헌법의 처음 10조속에 들어있는 것에는 합헌성 추정을 할 여지가 적을 가능성이 있다.」61) 다시 말하면 수정헌법 제1조에 보장된 언론 자유에 관한 법은 일반 다른 법에 인정되는 합헌성 추정을 기대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미국의 저명한 언론법학자이고 Southern Illinois 대학교의 신문학과 명예교수인 Harry Stonecipher는 그의 우월적 지위의 이론에 대한 상세한 논문에서 그 이론의 중요성을 이렇게 썼다: 「언론 표현의 자유에 관계되는 거의 모든 문제에 있어서 수정헌법 제1조를 해석하는 방법으로 우월한 지위이론은 법원의 이익형량에 의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안전판으로서뿐만 아니라 미국의 민주정치과정의 신념 어린 성명서로서 그 가치가 있다. 언론 표현의 자유는 신앙적 구절로서 민주사회를 유지 하는 가장 긴요한 것이므로 법원과 일반국민이 그의 우월한 위치를 인정해야 한다.」62) 사실 미국의 언론법제에 있어서 우월한 지위의 이론을 이해함으로써 현재의 언론의 자유가 어떻게 다른 사회의 이익들과 형평을 이루고 있는가를 확연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필자는 Stonecipher 교수의 논문에 근거해서 우월적 지위로서의 언론 표현의 자유를 설명하고자 한다.

언론자유의 우월한 지위를 보여주는 가장 대표적인 것은 사전억제금지라고 할 것이다. 물론 언론에 대한 사전억제가 헌법상 절대로 금지된다는 것은 아니다. Near v. Minnesota 사건63)에서 사전억제는 예외적으로 인정될 수 있다고 했으며 하나의 예로 전쟁 중에 병력수송선의 날짜와 병력의 위치 등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은 사전금지를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표현의 우월한 위치라는 점에서 사전억제는 보다 엄격한 법원의 심사를 받는 것이다. 그 유명한 국방성기밀문서 사건인 Pentagon Papers 판결에서 연방대법원은 「표현에 대한 어떠한 사전억제도 일단은 헌법상 유용치 않으리라는 높은 가정을 대법원은 하고 있다」고 설시했다.64) 그리고 다른 사건에서「사전억제를 하고자 하려면 정부는 그 정당성을 입증해야 할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고 판결했다.65)

이미 언급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기준도 우월한 지위의 이론과 관련 있는 예이다. 사실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기준은 Martin Shapiro 교수에 의하면 「가장 우월한 지위이론을 적용할 수 있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한다.66)

, 역사적, 논리적인 면에서 우월한 지위이론의 시작은 바로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에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 위험기준은 사실상 합법성의 거증책임을 의회에 지우고 있다. 표현을 제한하는 법은 오직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을 증명할 수 있을 때만 합헌이 된다.」67) 결국 이 위험원칙은 정당한 정부의 목적과 그 목적을 이룩하기 위한 법률적인 조치 사이에 어느 정도의 관련성이 있느냐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68) 미연방대법원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원칙을 언론보도로 인한 형사피고인의 공정재판권 침해에 따른 처벌에 이용해왔다.69)

미국언론법상 인정되는 「실질적 악의」 책임도 언론 표현의 우월한 지위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 1964년의 Sullivan 사건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명예훼손은 헌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했다.70) 그러나 언론의 공직자에 대한 「실질적 악의」 없는 명예훼손적인 허위는 헌법상 보호를 받는다는 Sullivan 결정은 분명 언론의 자유를 우월한 위치에 올려놓는 것이라 하겠다. Shapiro 교수의 표현처럼, Sullivan 판결은 실제로는 명예훼손법과 우월한 위치 사이의 타협이다. 이 타협은 「명예훼손적인 언사를 수정헌법 제1조에 완전히 포함시키지도 않고 완전히 제외시키지도 않지만 명예훼손법상에서 전통적으로 인정하는 사회이익들보다 훨씬 강하게 언론의 자유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71)

Stonecipher 교수에 의하면 언론 표현의 우월한 위치를 인정하는 미국법원의 이익형평원칙에 있어서는 법률의 본질적인 면과 절차적인 면을 엄격히 심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률의 모호성(vagueness)과 적용의 과대성(overbreadth)을 문제로 해서 위헌을 결정하는 것이 그 예이며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제한적인 방법을 사용하라는 기준도 또한 그러하다.72)

언론 표현의 자유의 우월한 위치에서 이해할 수 있는, 그러나 언론기관의 특수한 사회적인 기능을 중점으로 해서 보는 수정헌법 제1조 이론이 있다. 미헌법상 「언론의 자유」(freedom of the press)가 언론기관이라는 조직을 위한 것이라는 Stewart 연방대법원 판사의 주장이 그 이론의 대표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Stewart 판사는 언론의 자유가 표현의 자유 속에 들어가는 freedom of speech와 똑같은 것이라면 불필요한 헌법상의 의미 없는 반복적인 말에 불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73) 그의 주장은 언론이 정부의 제4부로서 정부의 다른 3부 즉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를 견제할 힘을 헌법이 언론의 자유로써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Landmark Communications Inc. v. Virginia 사건74)의 동조의견을 통해 그는 「자유언론에 대한 헌법적 보호가 의미 있다면, 그것은 신문이 무엇을 기사화해야 하는지를 정부가 이래라저래라 간섭할 수가 없음을 뜻한다. 정부가 언론에 정보제공을 거부하거나 정보를 언론기관이 훔치면 처벌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비밀의 필요성이 명백하게 중요치 않다면, 일단 언론이 획득한 정보를 게재하는 것을 금지하거나 처벌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75) 언론의 자유를 구조적인 그리고 기능적인 정의로 이해하려고 하는 Stewart 판사의 노력은 Vincent Blasi 교수의「견제가치론」(checking value theory)과 상당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 언론의 기능을 정부견제의 파수견으로 보는 Blasi의 수정헌법 제1조 이론은 근본적으로 정부의 권력남용에 의한 해악이 기업의 불법적인 힘의 남용보다 일반 국민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76)

미국 헌법상 일반적으로 언론기관에 대한 특권을 다른 일반 국민과 구별해서 인정하려는 경향은 확고하지 않다. 물론 상황에 따라 언론인이나 언론사에 판례나 입법을 통해 일반인에게는 부여치 않는 권리를 인정하는 예는 있으나 이것도 전반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한 예로 정보원 비닉권이라는 「기자의 특권」 (Journalist's privilege)은 아직 연방헌법상의 권리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77) 그리고 아직까지 정보원에 대한 언론의 특권을 보장하는 연방법은 없다. 그러나 현재 28개의 주가 정보원 보호권을 인정하는 법(shield law)을 채택했으며 대부분의 연방고등법원도 정보원 보호권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75) 미국의 명예훼손법상 언론기관이나 언론인에 대한 차별적인 보호는 아직 불확실하다. 연방대법원은 이 문제에 대한 확실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30년간의 명예훼손판결과 언론 표현의 자유이론에 근거한다면, 연방대법원이 언론기관에 대해 일반 개인과 달리 특별히 명예훼손책임으로부터 보호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겠다.79)

특히 지난 1990년 이후 연방대법원의 언론의 자유에 관한 판결을 보면, 언론에 대해 특수한 헌법적 보호개념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즉, 일반 법률의 적용에서 나타나는 언론에 대한제약적인 파급을 우월적인 위치론에서 신중히 고려하기보다는 언론도 일반사회의 기업이나 시민처럼 똑같이 법적인 책임을 지녀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고 있다.80) Cohen v. Cowles Media Co.사건81)은 이른바 「일반법률론」(general law doctrine)에 의해 연방대법원이 언론의 자유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 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하겠다. 이 사건은 언론사가 정보원을 밝히지 않기로 한 약속을 어김으로써 발단이 되었다. 정보원은 계약위반의 책임을 언론사에게 요구했고 언론사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헌법의 보호를 이유로 계약위반소송에 대응했다. 결국 1991년 6월 24일에 연방대법원은 계약이행의 의무가 일반법의 적용사항이므로 언론사가 수정헌법 제1조를 이유로 그 정보원에게 한 계약을 임의로 파기할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Byron White 판사는 언론의 자유에 단지 부수적인 영향을 주는 한 일반법을 언론기관에 적용하는 것은 특별한 헌법적인 문제를 제기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82) 분명 이 사건은 언론기관에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 이유는 정보원비닉을 기계적인 계약의 행위로 봄으로써 언론자유의 사회적, 정치적인 복잡한 요인들을 전혀 고려치 않고 있기 때문이다.83)

 

. 명예훼손법과 사생활침해법: 목적과 이유

 

명예에 대한 중요성은 인간의 오랜 역사를 통해 사회적인 전통과 풍습을 초월해서 인정되어왔다. 그리고 현대의 거의 모든 국가들이 명예훼손을 형사적인 범죄로 혹은 민사상의 불법행위로 취급하고 있다.84)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미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헌법적인 권리의 개념으로서 명예를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식민지시절에 영국의 명예훼손법을 그대로 채택한 이래, 미연방헌법의 언론의 자유보장에 전혀 구애됨이 없이 1964년까지 주법을 통해 명예훼손을 다루어 왔다. 1964년의 Sullivan 판결에서 처음으로 연방대법원은 명예훼손법을 언론의 자유와의 관계에서 주목했던 것이다.

한편 미국에서 사생활권 즉 프라이버시권이 특히 미디어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인 개념으로 인정된 것은 명예훼손법에 비해 최근이라고 하겠다. 즉 1890년의 Harvard Law Review에 게재된 한 논문에서 언론보도의 침해와 관련하여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주장함으로써 시작됐다.85)

명예훼손법에서는 개인의 명예를 보호할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어떻게 형평을 이루느냐가 관심이지만 프라이버시 법은 개인의 「혼자 있을 수 있는 권리」(right to be let alone)를 언론 표현의 자유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느냐에 있다. 프라이버시권도 명예훼손법처럼 법원의 판례를 통해서 발전되었으며 민사상의 불법행위로 취급된다.

미국법상 명예훼손법과 사생활침해법을 언론기관에 적용하는 이유와 목적은 물론 개인적, 사회적 이익보호를 목적으로 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보다 면밀히 이들 법의 정책적인 이유를 이해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필자의 분석은 개인적인 불법행위로서의 명예권과 프라이버시권의 침해에 국한한다. 정치적인 명예훼손인 정치비방죄(seditious libel)는 이 논문이나 다음호에서 분석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미국에서 정치비방죄는 법률적으로 거의 문제시되지 않는다. 특히 지난 30년 동안 연방대법원의 명예훼손판결은 정치비방죄의 이론적, 헌법적 정당성을 부정해왔다. 미국의 민주정치에 있어 정치비방죄의 문제성을 Harry Kalven 교수는 명쾌하게 지적하고 있다: 「정치비방죄는 세계적으로 폐쇄된 사회의 대표적인 상징이라고 하겠다. 이 죄에 의하면 정부에 대한 비판은 명예훼손으로 간주되며 형사적인 범죄로 처벌을 받는다… 내가보기에는 한 사회에서 정치비방죄의 존재 유무에 따라 그 사회의 근본 성격을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음란물이나 법정모욕을 사회의 기본성격을 바꾸지 않고서 범죄로서 다스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비방죄를 이유로 처벌하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다. 비록 여타 다른 모든 면에서 그렇다고 하더라도.」86)

1990년 언론기관이 관계된 명예훼손 사건인 Milkovich v. Lorain Journal Co.사건87)에서 미연방대법원은 「자유언론의 가치와 같은 등식의 다른 쪽에는 우리가 정규적으로 인정해온 명예훼손법의 기본을 이루는 중요한 사회적인 가치가 있다」고 판시했다.88) 이 사회적인 가치가 바로 개인이 타인과 맺고 있는 「관계적인 이익」(relational interest)을 부당하게 손상함을 방지하는 것이다. 명예훼손 소송에서 가장 중요하게, 가장 흔하게 문제되는 이 관계적인 이익이 명예권의 정의로 인정되고 있다. Texas 법대의 Anderson 교수는 명예훼손법이 금지하고 있는 관계적인 피해를 4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첫째로 명예훼손은 현재 유지하고 있는 제3자와의 관계, 예를 들면 친구, 가족, 직장동료나 고객과의 관계를 손상시키는 것이다. 둘째로 명예훼손에 의해 현재의 관계는 지장이 없다고 해도 미래의 관계, 특히 사회적, 직업적, 그리고 개인적인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명예훼손은 공적인, 대외적인 이미지를 망칠 수도 있다. 이 대외적인 이미지는 앞에서 논한 개인적인 관계와는 다르다. 특히 훌륭한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는 공적인 사람은 명예훼손에 의한 개인적인 관계이익보다는 어느 면에서 공적인 이미지를 더욱 손상 당할 수가 있다. 공적 인사에게는 이미지가 매우 값진 자산이기 때문이다. 넷째로 비록 드물지만 명예훼손이 전에 공적인 이미지를 전혀 갖고 있지 않는 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상을 일반사람에게 줌으로써 해를 입히는 경우라고 할 것이다. 이것은 명예훼손적인 글이나 보도가 너무 악평을 줄 정도면 관계된 사람에 대한 인상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그러한 인상을 심어주는 경우에만 가능한 일이다.89)

관계적인 이익을 보호함과 아울러 명예훼손법은 명예훼손으로부터 생기는 경제적인 손실에 대한 배상을 인정하고 있다. 예컨대, 특별배상(special damages)이 그것인데, 이를 받으려면 명예훼손으로 인해 직접적인 금전적 손실을 입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미국의 명예훼손법상, 실제적인 금전적 배상을 증명키가 매우 어려우므로 「일반적 손해배상」(general damages)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90)

명예훼손법은 경제적인 손실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배상의 기회를 주고 있다. 사실명예훼손법의 존재목적을 개인의 명예보호라고 볼 때(사실 전통적으로 그러했다), 명예훼손법이 심적 고통을 인정하고 있음은 「변칙적인」것이라고 하겠다. 특히 명예훼손에 실질적인 해를 관련시키지 않는다면 더욱 그렇다.91)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정신적인 고통에 대한 보상을 독립적인 것으로 인정하고 있다.92)

Smolla 교수에 의하면, 명예훼손법이라는 「불법행위법」의 주요기능은 「인간의 개인적인 혹은 정신적인 순수함을 짓밟는 것을 못하게 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성을 발달시키는 것이다.93)

Rosenblatt v. Baer 사건94)에서 설시한 Stewart 대법원 판사의 명예훼손법의 이유 설명은 바로 이 점을 인식한 것이다.95) 명예훼손법을 통해서 피해를 당한 원고는 소송을 제기하여 배상을 받음으로써 결국은 명예훼손이 부당했다는 법적인 판단을 받게 된다. 이것을 최소한의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하는 문명적인 방법으로 보고 있다.96)

명예훼손법의 사회적인 중요한 또 다른 기능은 허위적인 기사나 표현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Smolla 교수는 이 억제기능이야말로 가장 논쟁의 소지가 많은 문제성 있는 명예훼손법의 목적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기능이 「자유언론의 가치와 정면으로 역행하는 경향이 있다. 왜냐하면 배심원이 피고의 주장으로부터 발생한 실제적인 손해보다는 그가 한 말의 내용을 문제 삼아서 처벌함으로써 인기 있는 주장이나 의견을 짓밟는 위험이 있다」97)고 설명한다.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을 인정하는 미국의 명예훼손법이 이 문제로 많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Gertz 판결에서 대법원은 징벌적 손해배상이 처벌과 억제에 목적을 둔 것으로 「고약한 행동을 처벌하는 배심원이 부과하는 사적인 벌금」이라고 설시했다.98)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러한 징벌적 손해배상의 제한적인 영향으로 인해 몇몇 주법은 명예훼손사건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을 없었다. 오리건과 매사추세츠주가 그러한 예이다.99)

마지막으로 명예훼손법의 사회적인 기능으로는 언론에 대한 견제와 균형의 제공이라고 할 수 있다. 「명예훼손법이 존재함으로 인해 언론기관이 어떻게 뉴스정보를 수집해서 어떻게 편집결정하는가 하는 과정을 일반 국민이 심사하고 책임지게 함으로써 언론의 거대한 힘을 견제하고 균형을 기할 수 있는 장치를 가질 수 있다」고 Smolla 교수는 주장하고 있다.100) 이와 관련해서 명예훼손사건은 미국민에게 일방적인 정보제공이 아닌 언론과의 동등한 위치에서 공개적인 토론장을 제공하기도 한다. 사실 명예훼손사건의 원고들 중에는 바로 이같은 목적으로 언론기관을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는 예가 드물지 않게 있다. Ariel Sharon 전 이스라엘 국방장관의Time사에 대한 소송 사건이나 William Westmoreland 장군이 CBS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사건은 정치적인 목적을 다분히 띤 명예훼손 사건이었다.101)

프라이버시권을 보호하는 법의 목적은 명예훼손법의 기능 속에 상당히 아니 대부분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우선 프라이버시의 기본개념인 「홀로 있을 권리」는 심적인 그리고 공간적인 개인의생활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보상을 요구할 법적인 근거를 인정한다. 특히 지극히 사생활적인 비밀이나 공적인 관심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정보를 언론이 발표함으로써 생기는 정신적인 고통과 피해는 법의 보호를 받을 이유가 된다. 한편 비록 명예훼손적인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허위의 사실을 널리 공표함으로써 발생하는 개인에 대한 피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일반대중의 입장에서 볼 때 「허위적인 사실주장은 그 허위에 관련된 사람에게 해를 입힐 뿐만 아니라 그 주장을 읽는 독자들도 피해를 보는 것이다.」102) 왜냐하면 그 허위주장으로 인해 독자들은 기만을 당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은 명예훼손사건에서 나온 미연방대법원의 의견이기는 하지만 허위적인 기사로 인해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경우와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새겨볼 만한 것이다.    

 

※주표기는 「The Bluebook: A Uniform System of Citation」(15th ed. 1991)을 참조했다.

 

1) Blll F. Chamberlin, "Speech and the Press", in「The Oxford Companion to the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808(Kermit L. Hall ed., 1992)

2) Thomas I. Emerson, "Foreword" to 「Press Law in Modern Democracies: A Comparative Study」 at ⅷ(Pnina Lahav ed., 1985).

3) Davld A. Anderson, "Is Libel Worth Reforming?" in 「Reforming Libel Law」2 (John Soloski & Randali P. Bezan son eds., 1992).

4) Rosenblatt v. Baer, 383 U.S.75, 92(1966)(Stewart, J., Concurring).

5) Whalen v. Roe, 429 U.S. 589, 599(1977)

6) Barbara Dill, "Libel Law Doesn't Work, but Can It Be Fixed?" in Martin London & Barbara Dill, 「At What Price?」 35(1993).

7) Anderson, supra note 3, at 2.

8) See Anthony Lester "The Overseas Trade in the American Bill of Rights", 88 「Colum. L. Rev.」 1537,554-55(1908); Kyu Ho Youm, "The Impact of New York Times v. Sullivan on International Law", a research paper presented at the Convention of 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Mass Communication Research(IAMCR) in Seoul, Korea, in July 1994.

9) Geoffrey Robertson "Two Cheers for the First Amendment", 9 「Comm. Law.」 6, 6(spring 1991)

10) Pnina Lahav, "The First Amendment at Home and Abroad", 9 「Comm. Law.」5,  5(spring 1991).

11) Rodney A. Smolla, 「Free Speech in an Open Society」 347(1992).

12) Thomas I. Emerson, 「Toward a General Theory of the First Amendment」 4 (1966)

13) Id. at 5.

14) Id. at 6.

15) Whitney v. California, 274 U.S. 357, 375(1927)375 (Brandeis, J., Concurring).

16) Procunier v. Martinez, 416, U.S. 396, 427(1974).

17) Robert C. Post, "The Social Foundations of Defamation Law: Reputation and the Constitution"74 「Cal. L. Rev.」691, 702(1986)(citation omitted).

18) Robert H. Bork, "Neutral Principles and Some First Amendment Problems", 47 「Ind. L. J.」 1, 25(1971).

19) 466 U.S. 485(1984).

20) Emerson, supra note 12, at 7

21) Abrams v. United States, 250 U.S. 616, 630(1919)(Holmes, J., dissenting).

22) Whitney, 274 U.S. at 375.

23) Dennis v. Untied States, 341 U.S. 494, 584(1951)(Douglas, J., dissenting).

24) 376 U.S. 254(1964).

25) 418 U.S. 323(1974).

26) Sullivan, 376 U.S. at 279 n. 19.

27) Gertz, 418 U.S. at 340.

28) See Virginia State Board of Pharmacy v. Virginia Citizens Consumer Council, 425, U.S. 748.(1976); Bigelow v. Virginia 421, U.S. 809(1975).

29) Donald M. Gillmor et al., 「Mass Communication Law」 6(5th ed. 1990).

30) Commission on Freedom of the Press, 「A Free and Responsible Press」(1947).

31) Jerome A. Barren, 「Freedom of the Press for Whom?: The Right of Access to Mass Media」 6-7(1973).

32) Emerson, supra note 12, at 8-9.

33) Id. at 9-10.

34) Alexander Meiklejohn, 「Political Freedom: The Constitutional Powers of the People」 79(1965).

35) Alexander Meiklejohn, "The First Amendment is an Absolute", 1961 「Sup. ct. Rev.」 245, 255.

36) Bork, supra note 18, at 20.

37) Id. at 29-30.

38) See Zechariah Chafee, Book Review, 62 「Harv L, Rev.」891(1949).

39) Anthony Lewis, 「Make No Law: The Sullivan Case and the First Amendment」 154(1991). (quoting Harry Kalven).

40) See William J. Brennan, Jr., "The Supreme Court and the Meiklejohn Interpretation of the Filrst Amendment", 79 「Harv. L. Rev.」1(1965)

41) Emerson, supra note 12, at 11.

42) Whitney, 274 U.S. at 375-77.

43) Smolla, supra note 11, at 23.

44) Howard Ball & Phlllip J. Cooper, 「Of Power and Right Hugo Black, William O. Douglas, and America's Constitutional Revolution」 309-10(1992).

45) Sullivan, 376 U.S. at 296.

46) Id. at 297.

47) Mishkin v. New York, 383 U.S. 502, 518(Black, J., dissenting)

48) See generally Everette E. Dennis, Neil A. Lavick & J. Edward Gerald, "Expression and Conducting the Opinions of Justice Black" in 「Justice Hugo Black and the First Amendment」 160-70(Everette E. Dennis, Donald M. Gillmor & David L. Greyed., 1978).

49) Smolla, supra note 11, at 39.

50) See American Communications Association v. Douds, 339, U.S. 382(1950).

51) Barenblatt v. United States, 360, U.S. 109, 126(1959).

52) Smolla, supra note 11, at 41.

53) 249 U.S. 47(1919).

54) Id. at 52.

55) Patterson v. Colorado, 205 U.S. 454, 462(1907)

56) 395 U.S. 444(1969).

57) Id. at 447.

58) See Nebraska Press Association v. Stuart, 427 U.S. 539(1976)(applying the "gravity of the evil" test).

59) C. Herman Pritchett, 「Constitutional Civil Liberties」24(1984).

60) 304 U.S. 144(1938).

61) Id. at 152-153 n. 4.

62) Harry W. Stonecipher, "Safeguarding Speech and Press Guarantees: Preferred Position Postulate Reexamined", in 「The First Amendment Reconsidered」 116(Bill F. Chamberlin & Charlene J. Browneds., 1982).

63) 283 U.S. 697(1931).

64) New York Times Co., v. United States, 403 U.S.713, 714(1971).

65) Organization for a Better Austin v. Keefe, 402U.S. 415, 419(1971).

66) Martin Shapiro, 「Freedom of Speech The Supreme Court and Judicial Review」115(1966).

67) Id.

68) Stonecipher, supra note 62, at 101(citation omitted).

69) See e. g., Bridges v. California, 314 U.S. 252(1941): Pennekamp v. Florida, 328 U.S. 331(1946)

70) See Chaplinsky v. New Hampshire, 315 U.S. 518(1942).

71) Shapiro, supra note 66, at 159.

72) Stonecipher, supra note 62, at 104-105.

73) Potter Stewart, "Or of the Press", 26 「Hastings L. J.」 633(1975).

74) 435. U.S. 829(1978)

75) Id. at 849(Stewart, J., concurring).

76) See Vincent Blasi, "The Checking Value in First Amendment Theory", 1977 「Am. B. Found. J.」521.

77) See Branzburg v. Hayes, 408 U.S. 665(1972).

78) Kent R. Middleton & Bill F. Chamberlin, 「The Law of Public Communication」 426(34 ed. 1994).

79) See Gertz v. Robert Welch, Inc., 418 U.S 323(1974); Hutchinson v. Proxmire, 443 U.S. 111(1979); Dun & Bradstreet, Inc. v. Greenmoss Builders, Inc., 472, U.S 749(1985); Philadelphia Newspapers Inc. v. Hepps, 475 U.S. 767(1986).

80) For a recent discussion of the general law doctrine in First Amendment jurisprudence, see Sigman L. Splichal Matthew D. Bunker, "Formalism, First Amendment Expression, and the General Law Doctrine", 44 「J. Comm」 136-43(Spring 1994).

81) 111 S. Ct. 2513(1991)

82) Id. at 2519.

83) For a discussion of Cohen v. Cowles Media Co. and It's implications for the American press, see Kyu Ho Youm & Harry W. Stonecipher, "The Legal Bounds of Confidentiality Promises: Promissory Estoppel and the First Amendment", 45 「Fed. Comm. L. J.」63-88(1992).

84) See Peter F Carter-Ruck et al., 「Carter-Ruck on Libel and Slander」 267-395(4th ed. 1992)(discussing libel laws of nearly 60 nations).

85) See Samuel D. Warren & Louis D. Brandeis, "Right to Privacy", 4 「Harv. L. Rev.」193(1890).

86) Harry Kalven, Jr., 「A Worthy Tradition: Freedom of Speech in America」 63(Jamie Kalven ed., 1988)

87) 110 S. Ct. 2695(1990).

88) Id. at 2707.

89) David A. Anderson, "Reputation, Compensation, and Proof", 25 「William & Mary L. Rev.」 747,765-66(1983-84).

90) Robert D. Sack Sandra S. Baron, 「Libel, Slander, and Related Problems」488(20 ed. 1994).

91) W. Page Keeton et al., 「Prosser and Keeton onthe Law of Torts」844(5th ed. 1984).

92) See Time Inc. v. Firestone, 424 U.S. 448(1976)

93) Rodney A. Smolla, 「Law of Defamation」 1-16.l(1994)(citation omitted)

94) 383 U.S. 75(1966).

95) See supra note 4 and accompanying text.

96) Smolla, supra note 93, at 1-17(citation omitted)

97) Id.

98) 「Gertz」, 418 U.S. at 349.

99) See Wheeler v. Green, 286 Or 99(1979); Stone v. Essex County Newspapers, Inc., 367 Mass. 849(1975).

100) Smolla, supra note 93, at 1-17.

101) For a discussion of Sharon v. Time, Inc., 599 F. Supp 538(S.D.N.Y. 1984), and Westmoreland v. CBS. Inc., 596 F. Supp. 1170(S.D.N.Y. 1984), see Rodney A. Smolla, 「Suing the Press」 80-99, 198-237(1986)

102) Keeton v. Hustler Magazine, 104 S. Ct. 1473, 1479(1984).

 

 

□ 건국대 영문학과, 미국 남일리노이대 대학원(신문학 박사)

□ 미국 마이애미대 신문학교수 역임

□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월터 크롱카이트 신문대학 언론법 교수

 

세미나 및 토론회

 

언론환경의 변화와 구제제도

 

정 진 석  한국외국어대 신방과 교수

 

문민정부의 출범과 언론의 자유화 조치 이후에 언론의 자유는 크게 신장되었다. 신문과 잡지, 주간지 등 각종 언론사의 숫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은 1988년 제6공화국 시절부터 정기간행물의 등록이 자유로워진 이후였는데 이에 따라 언론계 종사자의 숫자도 몇 년 사이에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

근년에 언론인구가 급격히 증가하게 되자 언론의 질적 저하와 이에 따르는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하고 있다. 언론의 책임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를 입증하듯이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되는 피해구제 신청 건수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며 중재위원회를 통한 언론침해의 구제로도 미흡하다는 인식 때문인지 근년에는 언론침해에 대한구제 활동을 벌이는 새로운 민간기구까지 생겨나기도 하였다. 언론침해의 구제를 목적으로 결성된 민간 단체들로는 1991년 9월에 「언론피해구제협회」와 기독교계의 「언론대책 특별위원회-언론피해상담소」가 결성되었다. 언론피해구제협회에는 변호사와 학계 인사 등 20여명이 참여하였고, 언론피해상담소는 KNCC의 인권위원회 산하에 종교계와 학계, 법조계, 언론계 인사 18명으로 「언론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언론피해상담소를 운영하도록 하였다. 금년 2월 2일에는 「바른 언론을 위한 시민연합」이 창립되었는데 역시 교수, 변호사, 의사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들과 기업인들이 많이 참여하여 언론피해 구제활동을 비롯하여 수용자 교육, 언론 감시활동 등의 사업을 펼치기로 하였다.

이러한 민간기구의 활동이 얼마나 활발하게 전개될 것인가를 미리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기구들이 90년대 이후에 태동된 것은 언론 피해구제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 확실하다.

언론사 측에서도 이에 대응하여 기사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자체 옴부즈맨 제도를 채택하여 잘못된 기사를 스스로 바로잡는 노력을 기울이는 한편으로, 기사를 기명화하여 기자들이 더 높은 책임감을 지니고 기사를 작성하도록 하는 신문이 늘어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의 언론계와 언론환경은 크게 바뀌고 있다. 언론은 초상권, 프라이버시 침해, 또는 포괄적으로 「언론침해」로 불리는 개념들과「언론침해의 구제」라는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이론들에 대응해야 할 입장이 된 것이다.

언론중재위원회가 발족하여 업무를 시작한 지13년이 경과하는 동안에 언론중재위원회는 언론계와 사회 각 분야에 널리 알려지게 되어 중재제도는 성공적으로 정착된 셈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중재위원회의 위상을 더욱 높여야 하며 중재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주장이사회각계로부터 제기되어 왔다.

중재위원회는 1993년 기왕의 세미나와 토론회를 통해 제기되었던 언론중재제도 개선방안들을 법률조문화해 몇 차례의 축조심의를 거친 끝에 중재위원회 나름대로의 개정안을 확정 지은 바 있다.

국회문공위원회는 이 안을 가지고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국회 또는 정부차원의 개정안 발의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국회에서 논의됐던 개정안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권리의 명칭변경을 들 수 있다. 현행 정정보도청구권은 정간물법상의 법률 규정이나 제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서구의 반론보도청구권을 입법화한 것이 분명하고 이는 대법원판례와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의해 뒷받침된다.

따라서 개정안에서는 권리의 명칭과 실질을 일치시키기 위해 현행 권리의 명칭을 「반론보도청구권」으로 개칭하였다.

둘째, 중재신청 할 수 있는 권리를 확대하였다. 언론중재위원회의 임무가 언론피해의 사전조정에 있었던 만큼 국민의 권리보호의 편리를 도모하기 위해 개정안은 언론보도청구 이외에 정정보도청구까지도 중재위원회에서 다룰 수 있도록 하였다.

셋째,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결정권」을 도입하였다.

중재위원회는 법률적으로는 「조정」(mediation)의 기능만을 가질 뿐이고 강제적인 분쟁해결의 결정권한은 없다. 법률적으로 「중재」(arbitration)의 권한을 지니고 있지 많기 때문에 신청인과 피신청인 사이에 합의가 성립하지 아니하면 사건의 종국적인 해결을 위하여는 법원에 제소하지 않을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므로 개정안에서는 중재절차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종래의 중재불성립제도를 지양하고 가능한 한 직권에 의해 중재결정을 행하도록 하되, 중재에 적합치 않은 현저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중재불성립 결정을 하도록 하였다.

언론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이므로 이를 침해하지 않도록 존중하여야 하며 중재신청을 남용하여 언론고유의 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언론도 새로운 시대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추어야 한다. 언론의 자유와 책임의 한계를 제도적으로 확립하는 것이 오늘의 과제인 셈이다.

 

 

□ 중앙대, 서울대 대학원신문학석사, 런던대 정치학박사

□ 독서신문 편집부장, 기자협회 편집실장, 관훈클럽 사무국장

□ 저술: 「한국현대언론사론」, 「한국언론사」, 「대한매일신보와 배설」 외

□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언론중재위원회 위원

 

국외논문

 

신독일연방주(구 동독지역주) 방송법에 있어서의 반론권

 

N. 클루테

 

이 글은 「Archiv für Presserecht」(1993년 )에 실린 Nikolai Klute(Hans-Bredow 방송연구소 및 함부르크 대중매체연구소 연구원)의 「Das Recht der Gegendarstellung in Rundfunkrecht derneuen Bundesländer」를 대전지방법원 이건웅 판사가 번역한 것이다. ………………………… 편집자 주

 

. 서론

 

5개의 신연방주(구 동독지역주)에 공영방송과 민영방송을 도입하는 데 있어서 입법자는 먼저방송질서의 형성과 조직의 과제에 부딪혔다. 그뿐 아니라 당시 신연방주에서는 방송의 자유와 헌법상 보장된 개인 영역의 침해에 대한 인격권보호 사이의 형평을 보장할 필요성도 제고되어있었다. 이에 따라 5개의 신연방주 입법자는 민영방송1)에 관한 법률, 공영방송2)에 관한 법률, 그리고 국가제약에 있어 반론권에 관한 규정을 넣었다. 다만 베를린에서만 공영방송의 반론권을 베를린 언론법에 규정하였을 뿐이나 이는 독일통일 이전과 마찬가지로 효력을 가지는 베를린 언론법 제10조 제6항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결과일 뿐이다.3) 반론권은 대중매체의 시대에 보도에 관련된 개인적인 이익을 위한 법률상의제도로 보장된 권리이다. 반론권은 엄격히 그 형식이 규정된 권리로서 상호 대립하는 기본권들인 방송의 자유와 일반적 인격권이 구체적인 경우에 형평을 찾도록 하는 조건들을 규정하고 있다.4) 반론권이 다른 인격권 보호에 관한 법규5) 및 청구권6)과 구별되는 것은 관계자들에게 직접적인 표현권을 보장하고 우선 배포되는 대중매체를 통하여 동등한 위치에서 관계사실에 관한 반론을 펼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해 준다는데 있다.7) 엄격한 사실요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인정할 수 있도록 한 이 청구권의 형식은 기본권으로서의 방송의 자유를 보호하고 있는 것이라 할 것이나 한편으로는 그와 동시에 독일연방기본법 제2조제1항, 제1조 제1항이 보장하는 인격권의 자유를 배려하고 있는 것이다.8) 이 논문에서는 신연방지역에 새로이 도입된 반론권을 상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 신독일연방의 방송법에 있어서의 반론권 청구의 요건

 

1. 공개반포된 사실적 주장

 

신연방주들의 반론권에 관한 규정들은 반론권을 모두 사실적 주장에만 국한하여 인정하고 있다.9) 이에 반하여 의사표현은 기본권으로 보장되어 이에 대한 반론권 행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10) 이에 따라 방송내용이 사실적 주장의 영역이라는 점에 관한 청구원인상의 주장이 요구된다. 그러나, 이러한 엄격한 형식성이 방송내용의 진실에 반하는 것이라는 점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11) 오히려 반론권은 진실된 사실적 주장에 대하여도 이를 반박하는 사실적 주장이 법원의 다른 절차에서 충분하고 시의 적절하게 설명될 수 없는 경우에는 허용된다. 사실적 주장이란 주장된 표현이 입증가능하며 객관적인 설명이 가능한 경우라고 정의될 수 있다.12) 여기에서는 쟁점이 되는 방송내용으로부터 입증 가능한 사정을 추측할 수 있는 평균적인 방송 수용자들이 그 기준이 된다.13) 그 밖의 경우에는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인정되며 또한 어떤 표현이 사실에 근거한 것이고 나아가 그에 대한 찬성,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인 경우에도 이는 가치판단으로 인정되어 반론권의 대상이 될 수 없다.14) 따라서 사실적 주장과 의사표현이 혼합되어 있는 경우에는 반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실의 핵심이 추출되어야만 한다.15) 정신내면에 관한 사실의 묘사도 이에 대한 진실의 입증이 가능한 경우라면 반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다.16) 사실적 주장이 상세한 것은 아니나 보도의 형태를 띠어 특정한 사실로서의 인상을 줄 수 있는 방송내용도 위와 마찬가지로 다루어 질 수 있다.17)

 

2. 인격 또는 청구적격의 관련성

 

사실성의 요건과 함께 관련성18)의 요건은 반론권이 개인적 인격권 보호를 위한 것이라는 성격을 나타내는 것이다. 청구권자는 보도와 관련된 사람뿐이다. 다만, 반론권의 행사에는 권리의 침해가 전제되는 것은 아니다. 방송상의 주장에 대하여 이것이 인격체나 청구적격자의 이익영역과 관련되는 경우에는 이미 관련성이 있는 것이다. 방송전달내용은 개인적인 형태로 관계자들과 관련 있을 것을 요한다.19) 방송에 의하여 이익영역이 침해된 집단의 구성원이라는 것만으로는 관련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20) 다만, 보도가 그 구성원 개인의 이익영역에 관련된 경우에는 사정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보도가 권리능력 있는 법인(사단, 회사 등)의 이익영역에 관련된 경우에는 물론 이 법인은 보도상의 사실적 주장에 대하여 법률상의 대표자를 통하여 대항할 수 있다. 이는 절차상 권리능력 없는 사단, 기관, 청구적격(관청 등)들에게도 동일하게 인정된다.21) 바이에른의 규정을 본받은 SächsPRG 제19조 제1항, MDR-StV 제15조 제1항 제1문에서는 일반적인 단순관련성이 사실에 대한 요건으로 규정되어 있는 외에 직접적인 관련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 규정은 그 구별의 실익에 있어 의문이 제기된다. 즉, 전달된 사실에 관련된 자는 누구나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22) 다만, 이러한 정의는 결국 관련성의 개인적 성격이 청구적격에 있어 결정적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익영역에 대한 임의의 침해만으로는 청구권이 발생하지 않으며, 사실적 주장이 개인에 대한 직접적이고 개인적 관련성을 초래할 경우에 청구권이 인정되는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 직접성의 범주의 확정은 반론권의 규정에 아무런 차이를 발생시키지 않는다. 개인적인 관련성이 결정적인 것이다.23)

 

3. 보호가치 있는 이익

 

(1) 신연방주의 규정들은 나아가 사실적 주장에 관련된 관계인의 반론권 행사의 요건으로서 보호가치 있는 이익의 요건을 들고 있다.24) 통념상 이러한 사실과 관련된 특질이 이 청구권의 한계를 이루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반론권의 소구는 그 청구가 권리남용에 이를 경우에는 관철될 수 없는 것이다.25) 보호가치 있는 이익의 존재 또는 흠결은 각 개별적인 경우에 따라 측정되어야 한다. 반론권은 그 대상이 보도의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나 지엽적인 부분의 사실에 대한 것일 경우에는 배제된다.26) 반론권의 대상이 된 사실적 주장과 마찬가지로 이에 대한 반론도 제3자에게 실감 있는 정보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27) 반론이 오류일 경우에도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 흠결된 것으로 인정된다. 자기 모순된 반론은 오도되거나 허위임이 명백한 반론과 마찬가지로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점에서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라는 요건은 간접적으로 반론이나 그 대상에 대한 개략적인 진실검증을 이끌어내는 기능을 하며 때로는 이러한 진실검증이 청구에 있어서 결정적인 것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명백한 허위란 큰 부담 없이 확인이 가능한 경우를 지칭한다.28) 또한 반론의 현실성이 결여된 경우에도 보호가치있는 이익이 흠결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반론권의 대상이 되는 보도시기로부터 이미 상당한 시간이 경과하여 일반인들의 입장에서 반론과 그 대상에 대한 관련성이 연상되기 어려운 경우에는 청구권이 부인되는 것이다. 반론권의 대상인 보도에서 받은 인상을 상쇄하고자 하는 반론권의 목적이 더 이상 효과를 얻지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고 인정되기 때문이다.29)

(2) 그러나, 방송법인이나 방송국에 의한, 예를 들면 인터뷰 등을 통한 오류 정정이 반론권을 소멸시키는 것은 아니다.30)

신연방주 방송국들도 참여하고 있는31) 독일 제1방송에서는 여기에 참여하고 있는 방송국들이 제1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반론권의 기본원칙을 합의해 놓고 있다.32) 이 기본원칙들은 예를 들면 절차적인 반론권을 그 전 단계에서 또는 공식절차 외의 방법으로 회피하고 이를테면 인터뷰나 추가적 혹은 보충적인 보도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상대방과의 합의를 이끌어 내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고 있다.33) 물론 이러한 원칙이 법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34) 위 협정은 강제적으로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법규정을 대체하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35) 보도관계인들이 방송국의 제안을 거절하고 청구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반론권의 보호가치 있는 이익은 인정되는 것이다.

(3) 보호가치 있는 이익에 대한 입증책임은 법규정의 규정형식에 따라 달라진다.36) 대부분의 신연방주 규정들에서는 지역방송국이나 민영방송국 측에 청구권자가 보호가치 있는 이익을 결여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주장 입증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 유일하게 RGMV 제24조 제1항만이 보호가치 있는 이익을 청구권 발생의 구성요건사실로 규정하여 청구자가 주장 입증책임을 부담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보호가치 있는 이익은 보도와 관련성이 있다는 점을 그 근거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37)

 

4. 배제요건: 의회, 법원에 대한 보도 및 상업광고

 

(1) RGMV 제24조 제5항, SächsPRG 제19조 제6항, MDR-StV 제15조 제6항, NDR-StV 제12조 제6항, ORB-G 제11조 제7항은 유럽공동체, 독일연방공화국, 각 주, 지방자치단체의 입법 또는 의결기관의 회의 및 법원의 공판에 대한 사실보도에 대한 반론권을 배제하고 있다. 이는 독일연방기본법 제42조 제3항에 근거한 것이며 이에 따르면 책임주체에 의한 이러한 보도는 그에게 자유위임되어 있는 것이라고 한다.38) 이러한 자유위임은 위 각 주 법률 규정에 따라 반론권에도 타당한 것이다. 그러나, Med-StV 제56조 제6항, GPRSA 제20조 제7항, TPRG 제24조 제7항, BerlPressG 제10조 제5항에서는 그 중 유럽공동체의 입법, 의결기관의 회의에 대한 사실보도에 대하여는 위와 같은 예외 규정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 독일연방기본법 제42조 제3항39)은 연방의회와 그 위원회의 회의의 보도에 대한 규정이며 유럽공동체의 기관에 대한 것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유럽공동체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않는 것이다. 따라서 위 각 주에서 유럽공동체기관의 회의에 관한 사실보도에 대하여 반론권을 허용하고 있는 것은 기본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2) BerlPressG 제10조 제2항 제1문은 오로지 상업적인 목적만의 광고에 대한 반론권을 명문으로 배제하고 있다. 나아가 Med-StV 제56조 제2항은 상업적 목적만의 방송협찬에 대하여도 반론권의 배제를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대하여는 헌법적인 의문이 제기되며 이는 광고영역에 있어서 인격권의 보호의 효과적인 한 수단을 배제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40) 이러한 위험은 최근 상업방송에서 증대되고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형식에서 더욱 증대되고 있다. 즉시 편집되는 광고전문방송 프로그램에서 특히 광고와 그 밖의 프로그램간은 명확한 구별-비록 공식적으로는 상표소재41) 등의 명칭으로 되어 있지만-이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다. 소비적이고 비중이 큰 오락프로그램적 성격이 강한 광고프로그램들-독일의 「Der Preis ist heiß」 등-에 관하여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Med-StV 제56조 제2항이 이러한 프로그램들까지도 협찬이라는 개념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것이라면 이 규정은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며 심각한 헌법적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비중이 증대됨에 따라 반론권에 의한 일반적 인격권의 보호는 공동화되고 말 것이다. 헌법적 측면에서 이 규정들의 포기를 예상한다.

이에 반하여 그 밖의 법률들에서는 광고에 대한 반론권의 배제를 포기하고 있다. NDR 제12조 제4항 제2문, ORB-G 제11조 제5항 제2문, TPRG 제24조 제2항에서는 반론권 행사자가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면서 명시적으로 광고에 대한 반론권의 행사를 인정하고 있다. 나아가 RGMV 제24조 제3항 제3문, GPRSA 제20조 제5항에서는 광고에 대한 반론권의 행사에 있어서도 다른 경우와 마찬가지로 그 비용을 방송국에 부담시키고 있다. 이는 광고에 있어서도 방송국의 책임을 인정하고 있는 규정42)들과 상관관계에 있는 것이다. MDR-StV, SäcgsPRG에서는 비용부담에 관한 규정을 두지 않음으로써 반론의 비용부담 없는 전파 청구를 보장하고 있다.43)

 

. 반론권 청구의 형식적 요건

 

1. 지체없는 행사, 기간

 

반론신청은 지역방송국44)이나 방송법인45)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지체(BGB 제121조)없이 행사되어야 한다. 즉, 반론권의 행사자는 반론권의 대상이 된 보도를 안 때로부터 반론권 행사의 절차에 착수하여 방송기록열람을 요구하고 대리인을 선임하여 지체 없이 반론권을 행사하여야 한다. 한편, 반론청구는 그 대상을 안 때로부터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행사되어야 하는 이외에도 반론권 대상 방송이 행해진 때로부터 법 규정이 정한 기간 내에 행사하여야 하는데, 그 기간은 BerlPressG 제10조 제2항 제4문, RGMV 제24조 제1항 제1문에서는 3개월, SächsPRG 제19조 제3항 제2문, TPRG 제24조제1항 제2문 MDR-StV 제15조 제3항 제2문, NDR-StV 제12조 제1항 제2문에서는 2개월,Med-StV 제56조 제1항에서는 6주, ORB-G 제11조 제3항 제3문에서는 1개월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GPRSA 제20조 제2항 제1문에서는 유일하게 행사기간을 정하지 않고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지체가 없는 범위 내에서는 행사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신연방주의 대다수는 다른 주들의 규정과 마찬가지로 방송과 같은 복합대중매체에 언론법보다 짧은 기간-BerlPressG와 RGMV는 예외-을 규정하고 있으나 이를 정당화할 실질적 근거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에 비하여 각 주의 언론법에서는 반론신청기간을 3개월로 규정하고 있다.46) 방송의 공적 과제, 민영방송의 조직형태, 공영방송에 대한 외부적 감독이나 내부적 자기조절 기능으로는 위와 같은 변칙을 정당화할 수 없다. 방송매체의 신속성이 보다 빠른 대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한편으로는 방송에 대처하여 반론권을 행사하기에는 오히려 보다 많은 준비기간이 요구되는 것이다.47) 입법자는 이러한 면에서는 부적절한 방법으로 자신의 입법재량을 행사한 것이다. 더 나아가 Berlin-Brandenburg Staatsvertrag과 ORB-G에서는 아무런 필요성 없이 청구권 행사기간을 6주 또는 1개월로 단축시켜 놓았다. 독일연방헌법재판소는 1983년 청구권의 행사기간을 2주간으로 한정한 1980년의 구 NDR-Staatsvertrag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 방송내용에 관련된 관계인들이 효과적으로 인격권을 보호받을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반론권 행사가 그와 같은 짧은 기간의 규정으로 말미암아 부적절하게 제한된다는 것이다.48) 반론권의 행사를 위하여 포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변호인의 선임, 방송원고의 요구 및 발송, 반론신청서의 작성 및 송부, 우편송달기간, 방송국 내의 작업기간 등으로 쉽게 기간이 도과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1개월의 기간도 촉박한 것으로 보인다. ORB-G 제11조 제3항 제3문의 기간이 최초의 반론신청을 위하여 충분한 것이라고 가정하더라도 최초의 신청이 형식적인 요건의 불비로 인하여 유효한 것이 되지 못할 경우에는 새로운 반론신청이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부적절함을 면치 못할 것이다.49) 반론신청이 매우 엄격한 형식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반론청구는 다음 단계에서 담당재판부의 석명(ZPO제139조, 제278조)에 따라 형식적 요건을 갖추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50) 입법자는 이러한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반론권으로서 헌법상 보장되는 일반적 인격권(독일연방기본법 제2조 제1항, 제1조 제1항)에 의하여 기본권으로 보장되는 자신의 인격에 대한해명을 할 수 있는 개인의 자기규정권이 보호되는 것이라는 것을 고려해야만 하기 때문이다.51) 이러한 절차적 권리가 그 과제를 완수하는 데 있어서 실질적 기본권을 무력화시킬 위험을 초래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52) 1개월의 기간은 반론권에 대한 부적절하고 형평을 잃은 절차적 규정으로 보인다. 독일연방기본법 제2조 제1항, 제1조제1항에 비추어 보면 ORB-G 제11조 제3항 제3문은 이에 배치되는 것이라는 강한 의문이 있다 할 것이다.

 

2. 방송요청, 반론의 서식, 서명의무

 

반론은 방송요청과 함께 관계방송국이나 방송국의 대표자에게 송달되어야 한다. 방송요청의 형식에 관하여는 각 주에 따라 다양한 방식이 규정되어 있다: NDR-StV 제12조 제2항 제2문,RGMV 제24조 제2항, GPRSA 제20조 제2항은 방송요청에 요구되는 서식을 규정하고 있다. 모든 법률들은 반론이 문서로 행해져야 하고 관계자 또는 그의 법적인 대리인의 서명이 있어야 한다고 규정한다.53)

MDR 제15조 제3항 제1문, SächsPRG 제19조 제3항 제1문은 명시적으로 서면의 형식을 요구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다른 법률들과 마찬가지로-반론권의 인격고권적 성격의 표현으로서54)-관계자 개인의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로써 반론은 서명의 형식(BGB 제126조 제1항)으로 행해지도록 묵시적으로 규정하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 반론의 내용적 요건

 

반론의 기초로서 요구되는 내용적 요건은 부분적으로는 구성요건적 사실로서의 보호가치있는 이익55)과 중복된다. 따라서 반론권은 상호모순 되어서는 안되며 오도되어서도 안 된다.56) 반론은 진실한 내용이어야 하고57), 사실보도에 국한되어야 한다. MDR-StV 제15조 제3항 제1문, NDR-StV 제12조 제2항 제2문, Med-StV 제56조 제1항 제3문, TPRG 제24조 제1항 제3문에 의하면 반론은 그 대상이 되는 방송 혹은 프로그램을 적시해야만 한다. RGMV 제23조 제2항, ORB-G 제11조 제3항 제4문, GPRSA 제20조 제2항 제2문은 나아가 그 대상이 되는 방송 및 그 방송에서 행해진 사실적 주장 혹은 입장표명 등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서술을 요구하고 있고 SächsPRG 제19조 제3항 제1문도 마찬가지이다. SFB도 동일하다.

반론권과 관련된 보도의 재방송에는 엄격한 요건이 요구된다. 잘못된 재방송으로 인한 왜곡 및 오도는 반론을 실패하게 할 것이다.58)

반론권은 사실보도에 대한 것에 국한된 권리 이다. 이에 따라 결과적으로 반론에서는 그 대상이 사실보도에 대항하는 사실의 표현만이 허용되며,59) 구체적으로 방송보도에 반대되는 인상을 줄 수 있는 것만이 허용된다고 할 수 있다. 대상이 되는 방송과는 관련 없는 사실관계를 주장하는 반론이나 그에 대한 입증자료 제시는 허용되지 않는다.60) 또한 반론의 범위도 미리 정해져 있다. GPRSA 제20조 제1항 제2문, SächsPRG 제19조 제2항 제2호, MDR-StV 제15조 제2항b), NDR-StV 제12조 제1항 제2문, ORB-G 제11조 제2항 제2호, BerlPressG 제10조 제2항 제1문에 의하면 반론은 적절한 범위를 지켜야 한다. 반론이 그 대상이 된 방송부분의 범위를 넘지 않거나61) 본질적으로 넘지 않거나62) 과다히 넘지 않는63) 경우 통상 반론이 허용된다. RGMV만이 유일하게 이에 대한 명문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러한 제 규정들에도 불구하고 반론의 범위의 고유한 판단기준은 적절성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적인 경우에 있어서 복합적인 사실관계로 인하여 보다 긴 반론을 요하는 경우에는 그 반론은 허용되는 것이다.64) 반론대상방송시간과 비교하여 그와 동일한 시간범위를 벗어날수록 적절성의 법률상 추정은 유지되기 어렵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내용적 제한은 반론에 있어서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내용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65) 반론권 규정은 이러한 경우에 방송국과 방송인을 반론의 방송의무에서 해방시키고 있다.

 

. 법률효과

 

반론권의 형식적, 실질적 요건이 충족되면 지역방송국과 방송법인은 각 법률적 의무의 기준에 따라 반론내용을 공표할 의무를 지게 되며66) 그 방법은 전파방송으로 하게 된다.67) 지역방송국과 방송법인은 반론신청의 여부를 심사할 권리를 가진다. 이는 한편으로 지역방송국과 방송법인의 의무이기도 하다. 편성책임자에게 부과된 법률 및 국가계약상의 직접적, 포괄적 프로그램 편성책임68)은 방송프로그램 전체에 대하여 미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책임은 민영방송의 경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69) 반론 또한 이러한 책임의 범위에 포함되는 것이다.70) 반론이 민사적, 형사적 책임을 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에는 청구권자 뿐 아니라 방송국내의 책임자 또는 방송법인도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것이다. 이러한 면에서도 심사는 필요한 것이다.

 

1. 반론청구에 대한 의무부담

 

반론청구에 대하여 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방송법인 또는 방송국이다.

(1) 방송법들은 종전의 규정들이 방송국에 대하여만 청구에 대한 의무 및 반대당사자 적격을 부여하는 데 대한 의문이 제기됨에 따라 언론법규정들과 마찬가지로 편성책임자나 방송책임자도 의무자로 삼고 있었는바71), 신연방 5개주의 공영방송에 대한 반론권 규정은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72) 즉, 반론의 공표는 지역방송국에 의무 지워져 있는 것임을 명문의 규정으로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는 공영방송국의 조직과 구조를 고려한 것이다: 법적인 의미에서 모든 방송은 지역방송국에 의하여 행해지고 책임 지워지는 것이며, 반론에 대하여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편성책임자에 의하여 대표되는 지역방송국은 방송프로그램에 대한 처리권한 및 어떤 특정한 부분을 방송할 것인가 여부에 대한 결정까지 포함하는 방송내용의 처리권한을 가지고 있다. 각 편성자나 연출자에게 내부적으로 권한이 위임되어 있다 하더라도 구조적으로는 편성책임자만이 프로그램에 대한 법률상의 전체적 책임에 의거하여 방송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73) MDR-StV 제4조 제2항, NDR-StV 제3조제2항에 따라 각 지역방송들로 조직되고 지역방송감독들에게 책임권한이 있는 중부독일방송과 복부독일방송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법적 권한분배는 편성책임자의 전체적 책임에 저촉되지 많으면서도 프로그램 영역에 있어서의 형성적 자치를 도모하고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편성책임자의 전체적 책임은 지역방송프로그램 중에 방송되는 반론에 관하여도 타당하다. 방송국만이 책임을 부담하는 것이고, 방송국은 「이행적인 실행주체」74)로서의 편성책임자에 의해서만 대표될 수 있는 것이다. 각 편성자나 방송연출자에 대한 이러한 종류의 표현권적 청구는 그들에게 처분권한이 없으므로 기각될 수 밖에 없는 것이 되고 만다.75) 언론법에 의한 일반적 청구권들의 부가적인 행사는 배제된다. 청구에 대한 의무를 부담하고 반대당사자적격을 갖는 것은 방송을 책임지거나 전파하는 지역방송국이고 지역방송국은 중심적 권한을 갖는 편성책임자에의 하여 대표되는 것이다.76)

(2) 민영방송인에게도 동일한 법리가 적용된다. 민영방송에 관한 법률규정들에서는 일관하여 법률 및 방송국 허가사항에 따른 프로그램 종합원칙을 지킬 책임 및 의무를 부담하는 프로그램 책임자라는 명칭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프로그램 책임자는 조직적인 영역에서 민영방송국의 대표자 지위에 있다 할 것이다. 이러한 포괄적인 책임에 근거한 프로그램 책임자의 강력한 위치에 따라 개별적 편성책임자나 그 밖의 내부적 책임자에 대하여는 반론청구의 여지가 없다 할 것이다. 그들에게는 프로그램에 관한 처분권한이 주어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반론의 방송시간을 배정할 권한이 없다. 청구에 대한 의무부담자는 프로그램 책임자에 의하여 대표되는 방송법인이며 이는 절차적 적격에 있어서도 동일하다.

 

2. 지체 없는 방송, 동일한 프로그램부분 및 동일한 가치의 방송시간, 삽입과 생략

방송국에 대한 청구의 내용은 반론의 지체 없는 방송을 구하는 것이다.77) 청구권에 대한 의무부담자는 반론을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지체 없이 방송하여야 한다.78) 법규정은 무기대등의 원칙에 따라 방송국 또는 민영방송국에게 동일한 가치 있는 방송시간, 동일한 프로그램내의 동일부분이나 동일한 시간대에 반론을 방송할 의무를 지우고 있다.79) 이러한 의무는 통상 지체 없는 방송의 원칙과는 모순되는 것이나 한편 반론이 효과를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목적 하에 인정되는 것이다. 정기간행물의 경우와 달리 방송의 수용자범위는 각 방송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반론이 반론대상인 방송과 동일한 방송프로그램에서 동일한 수용자범위에 대하여 방송되었다는 것만으로는 반론이 확실히 보장되었다고 할 수도 없는 것이나, 방송에 있어서는 이로써 단지 동일한 수용범위에의 접근만이 가능할 뿐이다. 관계규정은 이러한 접근을 최대화시켜야 하며, 이와 동시에 반론이 반론대상인 방송과 비교하여 다른 수용층이나 그 중 적은 수용층만이 청취, 시청할 수 있는 시간에 방송되는 것을 방지해야만 한다.80) 필연적으로 불확정적이라 할 이러한 특징으로 인하여 잘못 사용될 위험이 있는 재량영역이 발생하는 것이므로 이를 최대한 억제하여야 한다는데 반론을 위한 방송이 동일한 가치를 가진 것이어야 한다는 강력한 근거가 있는 것이다. 반론대상방송이 정기적으로 되풀이되는 방송 중에 방영되었다면 반론 또한 동일한 시간에 동일한 위치에서 방송되어야 한다. 그와 반대로 반론대상방송이 1회적인 방송이었을 경우에는 반론에 적절한 방송 및 프로그램의 주제가 그 타당지표로서 고려되어야 한다. 반론은 반론대상방송이 속한프로그램의 그 다음회분 중 방송에서(지체없이) 방송되어야 한다. 또한 반론에는 삽입이나 생략이 있을 수 없다.81)

 

3. 반론에 대한 답변

 

반론에 대한 답변은 신연방 5개주 중 대다수인 NDR-StV 제12조 제3항 제3문, Berl PressG 제10조 제3항 제3문, RGMV 제24조 제3항 제2문에서 각 사실에 대한 것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에 덧붙여 Med-StV 제56조 제3항 제2문, GPRSA 제20조 제4항 제2문, TPRG 제24조 제4항 제2문 등 일부 주들의 규정에 있어서는 반론에 대한 답변은 반론과 (직접적인) 연결관계에서는 방송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론과 답변 사이에는 최소한 하나의 방송프로그램 이상의 간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SächsPRG 제19조제4항 제3문, MDR-StV 제15조 제4항 제3문은 내용적인 제한을 가하고 있지는 않으나 반론에 대한 답변은 그 다음날부터 가능한 것으로 규정한다. ORB에서는 법적인 제한을 가하고 있지는 않으나 반론이 이에 대한 답변으로 인하여 그 실질적 가치를 잃어 아무런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되지 않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무기대등의 원칙은 보장되어야 하며82), 위의 각 규정들은 이를 보장하는 목적에 봉사하는 것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반론청구가 실현되었다고 할 수 없으며 반론이 다시 방송되어야 하는 것이다.

 

. 여러 주에 걸친 프로그램에 있어서의 적용 법률

 

1. 신연방주에 있어서도 방송국에 대한 적용 법률은 전파 발사장소가 그 기준이 된다. 따라서 반론권의 경우에도 민영방송국이나 지역방송국이 위치한 주의 반론에 관한 법률규정이 기준이 된다.83) 이는 민영방송에 있어서는 통상 방송국허가장소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 다만 이와 달리 민영방송의 프로그램이 각 주나 개별지역에 소재한 지국들을 통하여 방송될 경우에는 그때그때마다의 전파발사장소가 속한 주의 법률이 적용 될 것이다.

 

2. 독일 제1방송(ARD)에서는 그 가입자들인 각 주의 방송국들 사이에 제1방송공통 프로그램에 대한 반론권의 원칙에 관하여 협정을 맺고 있다.84) 그 목적은 독일 제1방송에 가입한 각 주 방송국들에 있어서의 반론권의 통일적인 취급에 있다. 이로써 반론권자의 입장에서도 반론이 제1방송에 가입된 모든 방송국에 대하여 통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용이하게 된다.-내부적으로는 문제된 방송에 책임 있는 방송이 책임과 권한을 부담한다(Ziff. 2). 이러한 경우에는 각 사안에 있어서 문제된 방송내용에 대하여 책임 있는 방송국이 위치한 주의 법률이 기준이 된다.85) 이와 함께 공통프로그램을 방송한 방송국들은 더 이상의 독자적 심사 없이 책임 당사자인 방송국에 의하여 승인된 반론을 방송할 의무를 부담하게 된다(Ziff. 12). 책임당사자인 방송국이 심사에 있어서 특히 당해 프로그램에 대한 방송국의 대표로서의 편성책임자의 책임과 관련하여 중대하고 명백한 잘못을 저지른 경우가 아니라면, 반론청구자도 협정 및 일반적인 법률원칙의 자기 구속적 성격에 따라 위와 같은 점을 원용할 수 있다.86)

 

3. 특별한 문제로서 동독일방송(Ostdeutschon Rundfunk)과 자유베를린방송(Sender Freies Berlin)에 공통적으로 책임 있는 프로그램의문제가 있다. 라디오방송에 있어서는 ORB의 청소년방송 Fritz와 SFB의 봉사방송 B2가 양 방송국의 공동책임하에 방송하는 프로그램들이다. 텔레비전방송에 있어서는 ORB와 SFB에 의하여 조만간 동일주파수로 방송되고 공동으로 제작하고 책임지게 될 예정인 제1방송의 지역방송이 이에 해당한다.87) 이러한 협력작업에 있어서는 방송국이 위치한 주의 법률88)이라는 기준으로는 아무런 결과도 얻을 수 없다. 형식적으로 본다면 ORB-G와 BerlpressG의 두 법률에 근거하여 두 방송국에 대해 타당한 반론 청구를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는 반론권의 행사에 부적절한 것이므로 여기에서 헌법적인 의문이 도출된다.89) 반론권이 두 개 주의 법률의 적용으로 말미암아 실질적으로 무력화되어서는 안 될 것이며, 반론권자는 두 방송국의 공동책임에 근거하여 어느 법률에 따라 반론신청을 할 것인지를 선택할 권리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반론권자는 두 방송국 중 하나에 반론을 신청함으로써 선택권을 행사하게 되며, 이 신청이 선택된 방송국의 준거법률에 부합하는 한 다른 방송국 또한 내부적인 관계에서 이 신청에 구속된다.

 

. 반론신청의 절차적 처리

 

NDR-StV 제12조 제5항, ORB-G 제11조 제6항, BerlPressG 제10조 제4항, Med-StV 제56조 제5항, RGMV 제24조 제4항 SächsPRG 제19조 제5항, GPRSA 제20조 제6항, TPRG 제24조 제6항은 법원에의 정식통상절차 이전에 법원을 통하여 권리를 관철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해 놓고 있다. 이 절차에서 반론청구는 가처분절차로 처리된다.90) 이로써 본안 사건은 배제되며 가처분절차가 종국적인 절차로서의 성격을 가지게 된다. 이는 반론권의 절차적 신속성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유일하게 MDR-StV 제15조 제5항은 다른 법률과 달리 최소한 두 가지로 해석되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반론의 공표청구는 또한 민사상 가처분절차」로도 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이는 우선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선택적으로 행정소송절차에 의하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라 하겠다. 반론청구권의 근본성격이 무엇이며 이에 따른 정당한 절차는 무엇인가에 관하여 판례91)와 학설92)상 대립이 있음이 사실이다. 이 논쟁은 사실 큰 중요성은 없다. 입법자가 명시적으로 통상법원에서의 절차진행을 규정하였으므로 민사법원의 관할이 GVG 제13조로부터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것인가, 아니면VWGO 제40조 제1항 제2문의 특별규정의 매개에 의하여 발생하는 것인가 하는 문제는 실제 법 적용에 있어서는 미해결인 채로 남아 있어도 상관없기 때문이다.93) MBR-StV의 규정은 이 점에서 의문이 있다.94) 반론권의 민사법적인 접근은 인격권 보호95)의 한 방법으로서의 이 법제도의 목적과 더불어 공법상의 방송국들이 그 계층적 국가구조로부터 분리되어 있고 자치행정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음에 따라 사법적인 행위주체로서 행동할 수 있다96)는 데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모든 국가로부터의 자유에도 불구하고, 또한, 간접적 국가행정영역으로부터의 분리와도 상관없이, 방송국들이 공법상의 법인 여부를 논하기 이전에, 공법상의 과제를 수행하는 데 있어서는 공법에 의거하도록97) 하고 있는 법률규정과 대조되는 것이다. 공법에 의거한 방송국을 규율 하는 법률규정의 특징은 방송국 행위의 국가로부터의 자유를 보장하고 이와 동시에 민주주의의 본질을 위한 방송의 중심적, 동적인 기능을 고려하고자 하는 목적규정에 있다. 따라서 민사적 혹은 행정적 법률분쟁으로서의 구분을 위한 분류이론이나 이익이론98)에 의하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반론청구권은 공법적인 성격을 가지는 것이다.99) 결국, 이에 따라 유일하게 MDR-StV에서는 제15조 제5항 제1문 문언과 관련하여 행정소송도 허용될 수 있다는 결과가 되는 것이다. 물론 행정법원도 이 경우에 있어서는 민사소송법 규정, 특히 가처분에 관한 규정을 적용하여야만 한다. 위 규정은 그 문언상 소제기 대상법원의 선택가능성을 부여하였을 뿐이고 적용될 절차법과 절차적 수단을 규정하고 있지는 않기 때문이다. 위 규정의 의미와 목적은 일치하지 않는 것이다. 나아가 다른 방송법에서의 시행착오에서 볼 때 여기에서도 민사법원에만 전속재판권을 주는 것이 입법자의 입장에서 보다 효과적인 인격권 보호를 보장하는 방법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권을 분산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명확한 규정을 두는 것이 필요했다고 생각된다.

 

. 기록의무와 열람권

 

방송법들은 반론권과 병행하여 방송국과 방송인의 방송에 대한 기록 및 복사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들에 따르면, 모든 방송들은 완전하게 기록되어야 하고 보통 반론권행사 가능기간과 동일한 기간 동안은 완전하게 보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100) 따라서, 이 기간의 경과 후에야 비로소 그 복사본을 폐기할 수 있게 된다. 이 규정들의 목적은 구제절차 및 청구권 행사-반론권 이외에도101)-를 위한 증거보전에 있다. 심사를 위해서는 반론대상방송의 음향 및 영상의 내용과 그것이 주는 인상을 확정하여야 하기 때문이다.102) 이와 더불어 검사를 위하여 불시에 방송자료의 열람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되어 있다. 이러한 권리는 서면으로 방송에 의하여 자신의 권리가 침해되었음을 소명함으로써 인정될 수 있다.103) 이 권리적격은 반론권 행사를 위해 요구되는 관련성보다는 넓은 범위에서 인정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민사법상 소명으로 충분하다는 것은 입증단계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불충분한 증명력, 즉, 청구권이 존재할(청구권이 전혀 없지는 않을) 가능성104)으로 족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소명이 있으면 방송국은 청구권자에게 관련 방송자료를 복사해주어야 하고 요구에 따라서는 방송원고의 복사본도 교부하여야 한다. 그 비용은 청구자가 납부하여야 하고MDR-StV 제17조 제3항과 ORB-G 제13조 제2항에서는 복사본 작성은 청구자 쪽이 하여야 한다는 점을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105) RGMV는 방송자료의 작성, 복사에 관하여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으나, 여기에서도 청구권자는 신의성실의 원칙과 같은 일반원칙에 의하여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106) 기록의무에 관한 하나의 예외는 NDR-StV에서 찾을 수 있다: NDR-StV 제14조 제2항에 의하면, 방송위원회는3분의 2 이상의 의결로 기록 및 보존의무에 대한예외를 허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이로써 인격권 보호에 있어서 중요한 절차적 준비규정 하나가 명백한 이유 없이 자치행정위원회의 처분 권한 하에 놓여지는 결과가 되었다.107)

그 밖에도 증거보전에 관한 규정들 중에는 그 기간 내에 방송자료가 폐기될 수 없는 최소기간에 관한 규정들이 있다. 청구권자는 이 기간 동안 공개요구권을 갖는 것이다. 보존기간이 경과하였음에도 자료가 폐기되지 않고 남아있거나 방송국 측의 다른 자료 중에 복사본이 존재하고 있는 경우에는 청구권자는 BGB 제242조에 따른 신의성실의 일반원칙에 의하여 공개요구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108) 여하튼 이는 절차적 위험 및 이와 관련된 비용문제의 관점에서 볼 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지역방송국이나 방송법인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를 공개하지 않은 상태에서 청구권의 소구가 기각되는 경우에는 필요에 따라 앞서 언급한 자료조사에 있어서의 청구권이 행사되었는지의 여부를 참작하여야 하는 것이다. SFB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Berl PresseG에서는 방송국의 보존의무에 관하여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나 방송자료의 공개청구권은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법의 일반원칙에의 하여 인정 된다.    

 

 

1) Med-St 제56조; RGMV 제24조 SächsPRG 제19조: GPRSA 제20조: TPRG 제24조. 여기에서 다루어진 법률들은 다음 서적에 수록되어 있다. Hans-Bredow Institut, Das Rundfunkrecht der neun Ausländer, Baden-Baden 1992(주해첨부); H. Kresse, Die Rundfunkordnung in den neuen Bundesländern, Stuttgart1992.

2) MDR-StV 제15조; NDR-StV 제12조; ORB-G 제11조

3) 이 규정은 동베를린 지역에 법률을 확장 적용함에 있어서 변화된 바 없다. vgl. LG Berlin, Afp 1991.s.249.

4) vgl. W. Seitz, G. Schmidt, A. Schener, Der Gegendarstellungsanspruch in Presse, Film, Funk und Fernsehen, 2. Auflage,München 1990 Rd.-Nr.7f.

5) 이러한 규정들은 민사법적 성질을 가지는 것뿐 아니라 방송법에 규정되어 있는 것도 있다. 민영방송에 대한감독기관도 부분적으로는 관계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소청심급으로서의 기능을 가진다. SächPRG 제18조RGMV 제23조 참조.

6) 이에 관해서는 R. Damm, W. Kuner, Widerruf, Unterlassung und Schadansersatz in Presse und Rundfunk, München 1991 참조

7) BGHZ 66, 182(195)

8) BVerfGE 63, 131(142, 143), 일반적으로는 BVerfGE, 202(220)

9) NDR-StV 제12조 제1항 제1문 MDR-StV 제15(1)조 1군; ORB-G 제11조 제1장; Med-StV 제56조 제1항 제1문, RGMV 제24조 제1항; SächsPRG 제19조 제1항 GPRSA 제20조 제1문; TPRG 제24조 제1항 제1문.

10) 상세한 것은 Löffler, Presserecht, Kommentar. 3. Auflage. üMunchen 중 Sedelmeier, LPG 제11조 Rd-Nr.79ff 참조: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제229면 이하 참조.

11)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제238면 이하 참조.

12) K. Wenzel, Das Recht der Wort-und Bildberichterstattung, 3. Auflage, Köln 1986 Rd-Nr.11, 12; BGHZ 3,270(273)-Constanze 1;BGH NJW1966, S.296Hö llenfeuer BGH AfP 1975, S.804-Űruning 1.

13) K. Wenzel, 전게서, Rd-Nr. 4.31의 신문에 관한 설명은 방송에도 타당하다.

14) BVerfGE 61, 1(8).

15)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제309면 이하. 제312면 이하, 제320면 이하 참조, 다만 BVerfGNJW 1992. S. 1439, BVerfGE 61, 1(9) 주의; 가치판단에 관하여 의심스러운 경우에 관한 것으로는 KG Berlin, AfP 1984, 제228면 참조.

16) K. Wenzel, 전게서 Rd-Nr. 11. 14

17)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300.

18) 전주 참조.

19) K. Wenzel, 전게서 Rd-Nr.11.43 HansOLG AfP1982. 제233면.

20) OLG Frankfurt, AfP 1984, 제225면; LG Köln, AfP 1976, 제192면.

21) K. Wenzel 전게서 Rd-Nr 11, 38.

22) OLG München. AfP 1976, 제188, 180면

23)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67이하, K. Wenzel 전게서 Rd-Nrll, 43.

24) MDR-StV 제15조 제12항 a): ORB-G 제11조 제2항 제1호; SächsPRG 제19조 제2항 제1호, NDR 제12조 제1항 제2문; Med-StV 제56조 제2항; GPRSA 제20조 제1항 제2문; TPRG 제24조 제3항; RGMV 제24조 제1항.

25)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247이하, K. Wenzel, 전게서 Rd-Nr 11, 24.

26) Löffler, Sedelmeier, 전게서 Rd-Nr. 53; KWenzel, 전게서, 전주 11, 24와 동일부분 참조.

27)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253.

28) Löffler, Seidelmeier, 전게서 Rd-Nr. 240면 이하.

29)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240이하.

30) 다른 방법들이 행해진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31) 독일 제1방송에의 MDR, ORB의 1991. 11. 27. 가입협정에 관해서는 1991. 12. 4.의 Kirche und RundfunkNr.95에 기록되어 있다.

32) 제1방송의 공동참여작업에 대한 기본원칙은 W. D.Ring, Medienrecht-Text Rechtsprechung, Kommentierung, Loseblattsammlung, München 1992 참조.

33) C. Puttparken, ARDGrudsätze zur Gegendarstellung, AfP 1983 제384면, 동일저자의 Die Gegendarstellung im Rundfunk unter Berücksichtigung der Vorstellungen der EG-Kommission, ZUM 1985 제413면.

34) 이에 대하여 주의를 환기하고 있는 것으로는 Küble, Entscheidungsanmerkung, AfP 1983. 제337면,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251.

35) 이에 대한 반론으로는 K. Küble, Entscheidungsanmerkung, AfP 1983. 제339면

36)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248.

37)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250.

38) 상세한 것은 K. Wenzel, 전게서 Rd-Nr 11, 30 이하 참조.

39)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272이하.

40)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280; Löffler, Rlcker, Handbuch des Pressrechts, 1986 München, 제133, 제134장 Rd-Nr.4-7; K Wenzel, 전게서 11, 35.

41) Mes-StV 제50조 제3항 참조.

42) GPRSA 제17조, 제14조 제3항 제2문, RGMV 제121조, 제19조.

43) 이러한 경우에는 방송국의 비용부담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광고주에 대한 비용상환청구의 문제가 있다.

44) MDR-StV 제15조 제3항 제2문 NDR-StV 제12조 제2항 제1문; ORB-G 제11조 제3항 제3문.

45) Med-StV 제56조 제1항 제2문; RGMV 제24조 제1항 제1문; SächsPRG 제19조 제3항 제2문, GPRSA 제20조 제2항 제1문; TPRG 제24조 제1항 제2문.

46) 대표적인 것으로 HmbgPresseG 제11조 제2항 참조.

47) 여기에는 지연전술에 능란한 방송국의 형태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A. Hesse, Gegendarstellung in Presse und Rundfunk, ZUM 1985 제414면, OLG München, OLGZ 1990 제244면.

48) BVerfG 63, 131(144).       

49) 이에 관하여는 R. Stürner, Gutachten A in: Verhandlungen des 58. DJT 1990, Band 1 A95면 이하

50)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577이하, 580이하. 587이하.

51) BVerfGE 63, 131(142) BVerfGE 35, 202(220).

52) BVerfGE 63, 131(143).

53) ORB-G 제11조 제3항 제2문, BerlPressG 제10조제2항 제5문, Med-StV 제56조 제1항 제3문, TPRG 제24조 제1항 제2, 3문: 일반적인 것으로는 LG Düsseldorf, AfP 1993 제498면, 팩시밀리전송에 관하여는 OLG Saarbrücken, NJW-RR 1992, 제730면, OLG München, NJW 1990 제2895면.

54)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 174 이하.

55) B.3 참조.

56) P. Hertin. Die Gegendarstellung im Rundfunkunter Berücksichtigung der Vorstellungen der EG-Kommision, ZUM 1985, 제393면, OLG München, AfP 1992 제171면

57)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239. 이에 대한 입증책임은 의무자 측에서 부담한다.

58)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265.

59) HansOLG, AfP 1978, 제155면.

60) Löffler, Seidelmeier, 전게서 Rd-Nr. 117이하.

61) GPRSA 제20조 제1항 제3문, SächsPRG 제19조 제2항 제2호, NDR-StV 제12조 제1항 제3문.

62) Med-StV 제56조 제1항 제5문, TPRG 제24조 제1항 제4문, MDR-StV 제15조 제2항 b).

63) ORB-G 제11조 제2항 제2호.

64) Hertin, ZUM 1985 제394면,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229.

65)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234.

66) MDR-StV 제15조 제4항, NDR-StV 제12조 제3, 4항 ORB-G 제11조 제4, 5항, BerlpressG 제10조 제3, 6항, Med-StV 제56조 제3항, RGMV 제24조 제3항, SächsPRG 제19조 제4항. GPRSA 제20조 제3항, TPRG제24조 제4항.

67) Löffler Seidelmeier, 전게서 Rd-Nr.256.

68) MDR-StV 제29조, NDR-StV 제29조, ORB-G 제26조, SFB-S 제11조 참조.

69) Mde-StV 제54조, RGMV 제21조, SächsPRG 제16조, GPRSA 제17조, TPRG 제20조.

70) K. Wenzel, 전게서 Rd-Nr. 11, 133.

71) Löffler, Seidelmeier, 전게서 Rd-Nr.250; OLG Frankfurk AfP 1985, 제288면, 주석 G. Wlld; HansOLG,AfP 1981, 제299면, 주석 H. Kleln.

72) MDR-StV 제15조 제1항 제1문, NDR-StV 제12조제1항 제1문, ORD-G 제11조 제2항 제1문, SFB도 BerlPressG 제10조 제6항에 따른 것으로 같은 취지임.

73) H. Bethge, Probleme des Gegendarstellungsrechts im Őffentlich-rechtlichen Rundfunk. DOV 1987, 제315면; 동일저자의 Die Passivlegitimation für Gegendarstellungsbegehren im Őffentlich-rechtlichen Rundfunk, Mainz 1987 제24면 이하, 31면 이하, 60면 이하.

74) H. Bethge, DOV 1987, 제313면.

75) K. Konrad, AfP 1975 제894면 이하; G. Wild, Endscheidungsanmerkung, AfP 1985 제292면; H.Klein, Entscheidungsanmerkung, AfP 1981 제302면H. Bethge, DOV 1987, 제313, 315면; 동일저자의 전게서 제6면 이하;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Rd.Nr.95 이하.

76) H. Bethge, DOV 1987, 제314면; Puttfarcken, ZUM 1985 제409면; W. Seitz, G. Schmidt, A.Schoener 전게서 Rd-Nr.98, 101 이하 OLG München, AfP 1992, 제304면.

77) MDR-StV 제15조 제4항, NDR-StV 제12조 제3항 제1문, ORB-G 제11조 제4항, BerlpressG 제10조 제6항, Med-StV 제56조 제3항 제1문, RGMV 제24조 제3항 제1군,  SächsPRG 제19조 제4항 제1문, GPRSA 제20조 제3항 제1문, TPRG 제24조 제4항 제1문.

78)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382.

79) Vgl. die Hinweise in FN8O, Jeweils mit leichten Differenierungen.

80)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384

81) Vgl. die Hinweise in FN80, dort je mit leichten Difierenzierungen.

82)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392.

83)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48.

84) 주32) 참조

85)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48; OLG München, AfP 1992, 제305면.

86) P. Hertin, ZUM 1985 제392면.

87) 양 방송국들은 Med-StV의 협력의무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한 바 있다. 프로그램자치영역의 자유로운 협력준비와는 별개임.

88)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48.

89) BVerfGE 63, 131 (144)

90)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432 이하.

91) BGHZ 66, 182.

92) 공법상의 영역에 속한다는 학설로는 H. Bethge, Rechtswegprobleme des Őffentlich-rdchtlich struktrierten Rundfunks, VerwA 63(1972) 제156면, P. Lerche, Festschrift für Martin Löffler, Munchen 1980 제217면 이하. 이에 반대하는 학설로는 K. Wenzel 전게서 RdNr.11.2 이하, Löffler, Seidelmeier, 전게서 Rd-Nr.24 이하

93) H. Bethge, DOV 1987 제315면.

94) BayRuFuG 제17조 참조.

95) K. Wenzel, 전게서, Rd-Nr.11.2;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447이하 Löffler, Seidelmeier 전게서 Rd-Nr.12 이하.

96) BGHZ 66, 182(185); BGH JZ 1987, 414.

97) H. Bethge, DOV 1987 제315면 이하: F. Kopp, BayVBL. 1988, 제194면 이하.

98) F. Kopp, BayVBL 1988 제195면.

99) EV-Verfahren에 관한 법률규정의 적용을 허용하고 있는 NDR-StV와 ORBG의 문언 참조.

100) MDR-StV 제17조 제2항, TPRG 제23조 제1, 2항,Med-StV 제55조 제1, 2항; 보다 긴 기간을 규정한 것으로는 NDR-StV 제14조 제1항 제3문, ORB-G 제13조 제1항 제2문; 보다 짧은 기간을 규정한 것으로는 RGMV 제22조 제1, 2항, SächsPRG 제17조 제1, 2항, GPRSA 제18조 제1항.

101) NDR-StV와 ORB-G에서는 명문으로 규정한다.

102)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403.

103) MDR-StV 제17조 제3항 NDR-StV 제14조 제3항, ORB-G 제13조 제2항, Med-StV 제55조 제5항. SächsPRG 제17조 제3항. GPRSA 제18조 제3항, TPRG 제23조 제4항.

104) Tomas, Putzo, ZPO 제294조 주석 제1면.

105) 이러한 규정은 원본의 복사에 관한 한 실질적인 것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방송국, 방송인이 원본으로부터 복사본을 작성하기 때문이다.

106)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404.

107) 이에 대한 이유설명으로는 Landtag Mecklenburg-Vorpommern, DrS 1/1260: 이 법규정이 실제 적용된 예는 아직 없다.

108) W Seitz, G. Schmidt, A. Schoener, 전게서 Rd-Nr.404

 

외국언론관계자료

 

영국 신문잡지 윤리실천요강

 

본지는 각국의 언론피해구제제도에 관한 자료를 번역 소개해왔다. 이번 호에는 영국의 언론불만처리위원회(The Press Complaints Commission)가 평결기준으로 삼고 있는 신문잡지윤리 및 실천요강을 소개한다. ………………………… 편집자 주

 

언론불만처리위원회(The Press Complaints Commission)는 신문 및 잡지업계가 마련하고 동위원회가 1993년 10월 27일 추인한 다음의 실천요강을 시행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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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요강은 편집자와 기자에 의한 자율규제의 실질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음을 인정하지만, 이는 자율조정제도의 맥락에서 받아들여 질 수 있게 의도된 것이다. 이 요강은 문자적 의미뿐만 아니라 그 정신에 따라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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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적절하다면 반드시 사과문을 공표하여야 한다.

(4) 명예훼손 소송의 당사자가 된 신문이나 잡지사는 그 소송의 결과를 공정하고 정확하게 보도하여야 한다.

 

2. 반론의 기회(Opportunity to reply)

반론의 요청이 합리적인 경우에는 부정확한 보도에 대한 공정한 반론의 기회를 개인과 단체에 부여하여야 한다.

 

3. 논평, 추측과 사실(Comment Conjecture and Fact)

당파성을 나타내는 것이 가능한 경우, 신문은 논평과 추측과 사실을 명확하게 구별하여야 한다.

 

4. 프라이버시(Privac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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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도청장치(Listening Devices)

공공의 이익에 의하여 정당화되지 않는 한, 기자는 비밀스런 청취장비를 사용하거나 개인적인 전화대화를 도청하여 획득한 자료를 취득하거나 보도하여서는 안 된다.

 

6. 병원(Hospitals)

(1) 병원 또는 유사한 기관에서 취재하는 기자 또는 사진기자는 병원의 책임자에게 신분을 밝혀야 하며 공개되지 않은 장소에 들어가기 전에 허락을 얻어야 한다.

(2)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제한은 병원 또는 유사한 기관에 있는 개인에 관한 취재를 함에 특히 중요하다.

 

7. 속임수 취재(Misrepresentation)

(1) 기자는 원칙적으로 허위나 속임수를 통하여 정보나 사진을 획득하거나, 획득하려고 하여서는 안 된다.

(2) 공공의 이익과 무관한 경우 문서나 사진 등은 소유자의 명시적인 동의가 있는 때에만 가져갈 수 있다.

(3) 속임수는 공공의 이익이 있고 그 자료를 다른 어떤 수단으로도 획득할 수 없는 때에만 정당화될 수 있다.

 

8. 괴롭힘(Harassment)

(1) 기자는 협박이나 괴롭힘을 통하여 정보나 사진을 획득하여서는 안되며 그렇게 획득하려고 하여서도 안 된다.

(2) 취재가 공공의 이익이 있는 경우가 아닌 한, 4항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기자는 동의 없이 사유지에 있는 개인을 사진촬영 하여서는 안 된다. 또한 그만하라는 요청을 받은 이후에 계속 전화를 하거나 질문을 하여서는 안 된다. 나가달라는 요청을 받은 후 사유지에 머물러서는 안되며 그들을 쫓아다녀서도 안 된다.

(3) 이러한 취재행위를 방치할 경우 그 책임은 편집자가 진다.

 

9. 기사에 대한 대가의 지급(Payment for articles)

(1) 관련된 자료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공표되어야 하고 그 공표를 위하여는 대가의 지급이 필수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진행중인 형사소송에서의 증인 또는 잠재적 증인이나 범죄에 가담한 자 또는 그에 관계되는 자(associates)-가족, 친지, 이웃사랑 및 동료 등을 포함-에게 사건내용이나 사진 또는 정보에 대한 대가를 직접적으로 혹은 대리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지급하거나 대가 지급을 제의하여서는 안 된다.

 

10. 슬픔이나 충격에의 침해(Intrusion into grief or shock)

개인적인 슬픔이나 충격에 관련된 경우에는 동정적이고 사려 깊게 취재가 이루어져야 한다.

 

11. 무고한 친척과 친구(Innocent relatives and friends)

공중의 알 권리에 반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언론은 범죄행위로 기소 또는 고발된 자의 친척이나 친구가 누군지 밝혀지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12. 어린이에 대한 인터뷰나 사진촬영(Interviewing or photographing children)

(1) 기자는 부모 또는 다른 성인 보호자의 합석 또는 동의가 없는 때에는 어린이의 개인적 복지와 관련된 문제에 대하여 16세 미만의 어린이와 인터뷰하거나 사진을 촬영하여서는 안 된다.

(2) 어린이가 학교에 있을 때에는 학교당국의 허가 없이 어린이에 대하여 접근하거나 사진을 촬영할 수 없다.

 

13. 성 관련사건에 있어서의 어린이(Children in sex cases)

(1) 언론은 비록 법이 금지하지 않을지라도, 성범죄에 관련된 16세 미만의 어린이에 대하여는, 그가 피해자이든 증인이든 피고인이든 신원이 밝혀지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2) 어린이를 성폭행한 사건에 대한 어떠한 보도라도―

① 성폭행한 어른의 신원은 밝혀야 한다.

② 근친상간 사건일 경우 「근친상간」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을 적시할 수 없다.

③ 가해자는 「어린아이를 범한 흉악한 자」와 같은 표현으로 서술되어야 한다.

④ 어린이의 신원이 밝혀져서는 안 된다.

⑤ 피고와 어린이의 관계에 대한 어떤 내용에서도 신원을 유추할 수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14. 범죄피해자(Victims of crime)

언론은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 한, 성범죄의 피해자가 누구인지 밝히거나 누구인지 알 수 있게 하는 자료를 공표하여서는 안 된다.

 

15. 차별(Discrimination)

(1) 언론은 개인의 인종, 피부색, 종교, 성 또는 성 취향, 어떠한 육체적 ㆍ 정신적 질병 또는 장애에 대하여 편파적이거나 경멸적인 언급을 피하여야 한다.

(2) 언론은 기사내용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이 아닌 한, 개인의 인종, 피부색, 종교, 성 또는 성 취향에 관한 자세한 내용을 공표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16. 경제보도(Financial journalism)

(1) 법이 금지하지 않을지라도, 기자는 일반에게 공표하기 전에 얻은 경제정보를 스스로의 이익을 위하여 사용하여서는 안되며, 그러한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어서도 안 된다.

(2) 기자는 자기나 가까운 가족이 그 실적에 대하여 상당히 중요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진 주식이나 증권에 관해서는, 편집자에게 그 이해관계에 대하여 밝히지 않고 기사를 써서는 안 된다.

(3) 기자는 최근에 기사를 썼거나 가까운 시일 내에 기사를 쓰려고 하는 주식이나 증권을, 직접적이든 제3자를 통하든 사거나 팔아서는 안 된다.

 

17. 은밀한 출처(Confidential source)

기자는 정보의 은밀한 출처를 보호할 윤리적 의무가 있다.

 

18. 공공의 이익(The Public interest)

4, 5, 7, 8, 9항에서 공공의 이익이 있는 경우는 예외로 한다.

공공의 이익이란 다음과 같은 사항에 부합하는 경우를 말한다.

① 범죄 또는 중요한 법규위반행위의 탐지 또는 폭로

② 공중의 보건과 안전의 보호

③ 개인 또는 단체의 진술이나 행동에 의하여 공중이 오도되지 않도록 하는 것

위 세 가지와 관련하여 보도했다고 주장하는 경우 언론불만처리위원회는 편집자로 하여금 공공의 이익과 어떻게 관련되는 지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요구할 수 있다.    

 

 

잡지표지에 반박문을 게재하라는 강제집행을 정지시키는 가처분 명령은 공익에 대한 중대한 이익 예방에 절박한 경우가 아니라면 필요하다 볼 수 없다

연방헌법재판소 1993.11.19.자 결정

1 BvR 1861/93 사건―

 

적용법조

함부르크주 언론법 제11조 제3항, 독일기본법 제5조 제1항 제2문

 

판결요지

1. 반박문을 표지에 게재하게 하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므로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표지는 판매의 부수나 그 출판물의 이미지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이므로, 항상 부적법하거나 이유 없는 것은 아니다.

2. 그러나 언론의 자유와 원문보도에 의하여 피해를 받은 자의 인격권과의 법익 내지는 이익을 비교 ㆍ 형량해 보면, 반박문의 게재를 명하는 강제집행을 정지시키는 가처분명령을 발하는 것은 정당하지 아니하다.

 

사실개요

어떤 잡지의 표지에 반박문을 게재하라는 가처분이 내려 졌는바, 이에 대하여 헌법소원과 함께, 그 중지를 구하는 가처분명령의 발부신청이 있었다.

헌법소원 제기인에 대하여는 가처분 절차에서 위 가처분결정을 이행해야 할 의무가 부과되어있었다.

위 헌법소원에 의하여, 헌법소원 제기인은, 지방법원 및 고등법원의 판결을 비판하고 있다. 동시에 그는 가처분명령을 신청하고 있는 바, 그 신청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즉 1993. 10. 5.자 함부르크지방법원의 결정에 기한 강제집행(이는 1993. 10. 22.자 판결에 의하여 인가되었다)은 이에 대한 항소심인 함부르크고등법원의 판결이 있을 때까지 정지되어야 한다. 예외적으로, 함부르크 지방법원의 1993. 10. 5.자 결정에 기한 반박문의 게재(이는 1993. 10. 22.자 판결에 의하여 인가되었다)는, 「Das Neue Blatt」라는 잡지 최신호의 내부에 하고, 표지에는 다만 이러한 공고만을 하면 족하다고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헌법소원 제기인은 독일기본법 제5조 제1항 제2문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한다.

즉 표지에 반박문을 게재하는 것은 표지의 공고기능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한다. 즉 반박문 전문을 표지에 게재하게 되면 표지여백의 약 3분의1 정도를 차지하는 공고난이 촘촘하게 인쇄된 반박문 내용에 의하여 모두 침범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게재명령에 대한 법적인 근거는 존재 하지 아니 한다고 주장한다.

함부르크주 언론법 제11조 제3항은 다음과 같이 해석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반박문을 원문기사가 인쇄된 장소와 동일한 장소에 인쇄하여야 한다는 것,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목차에 표시하여야 한다는 것은-최근의 판례에 따른다면-원문기사가 표지에 고지 되어져 있는 경우에는 그곳에 고지되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지금까지는 표지에 고지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에만 즉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독자적인 반박보도청구의 대상이 되어왔다고 주장한다. 이 사건의 경우에 있어서는 표지에 고지된 기사가 잡지의 내부에 게재되어 있기 때문에 표지에는 반박문을 고지만 하는 것도 고려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기고문의 고지에 사용된 활자체로 반박문을 게재하는 것은 함부르크주 언론법 제11조 제2항에 정하는 원문보도의 범위를 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지의 소, 취소의 소, 또는 손해배상의 소와는 달리 반박문 보도의 경우에는 그 내용의 진실성은 문제로 되지 아니한다. 즉 언론보도에 의하여 침해를 받은 자에 대하여는 오히려 그 사건에 대한 자기의 주장을 표시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반박보도청구권은 언론에 대한 제재의 목적으로 사용되어서는 아니되는 것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문제로 되고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게재명령이 허용되게 된다면, 잡지사들은 그의 표지에 예방적인 자체검열을 하게 되어 잡지의 표지에 내용에 관한 고지를 하는 것을 포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아가 헌법소원 제기인은 사후에 손해전보의 방법으로 그 피해를 회복할 수도 없고, 이와 같은 헌법소원 제기인의 이익은 반박보도청구인의 표지 반박문을 즉시 게재할 이익보다도 더 큰 것이므로 헌법재판소의 가처분명령은 발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본안 소송에서 반박보도 청구인은 징빙자료를 제출하면서 이미 종종 잡지의 표지에 반박문이 게재된 적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표지에 단순한 고지만을 하는 것은 이로 인하여 구매자들이 또 다시 그 잡지의 구매충동을 느끼게 되고, 따라서 이는 피해자가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위하여 착취당하는 결과로 되기 때문에 이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판결이유

반박문의 내용을 이를 최신호 잡지의 내부에 그 전문을 기재하고, 동시에 그 잡지의 표지에는 그 고지만을 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명령의 발부를 구하는 신청이 적법한가의 여부는 별개의문제로서 여기에서 논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위 청구는 본건에서 이유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건에서 신청되고 있거나 또는 이와 동등한 내용의 가처분명령은 공공의 이익에 대한 중대한 불이익을 예방하기 위하여 절박하게 요구된다고 여겨지지 아니한다.

「중대한」불이익이 방지될 수 있는지의 여부의 문제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첫째로는 개개인의 피해의 정도 및 일반공공의 이익의 피해 정도가 문제로 되고, 둘째로는 헌법에 의한 가처분명령이라고 하는 제도의 의미와 기능이 문제로 되는 것이다. 이러한 헌법에 의한 가처분명령은 잠정적인 조치임에도 불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막강한 효과를 가지는 것이고, 그리고 본안 소송에 있어서의 승소가능성은 거의 고려되지 아니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조치는 극히 자제력을 가지고서만 반박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법 제32조 제1항의 요건이 존재하는지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극히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하는 것이다.(BVerfGE 16, 220 [226f]; 17, 145[146], 29,179[181]; 56, 396[401f]; 77, 121[124]; St Rspr 참조)

만약 이러한 가처분명령을 거부하게 된다면, 헌법소원 제기인은, 여기에서 문제로 되고 있는 가처분결정에 기하여 반박문을 게재하여야 할 의무를 바로 부담하게 될 것이다. 이와 반대로 가처분명령이 발부되게 된다면 헌법소원 제기인은 잡지의 표지에는 공고만을 하게 되고(이 공고문은 원문보도의 공고의 범위에 관하여 특별한 배려를 하여야 할 것이고, 그 밖에도 반박문의 성격을 보유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잡지의 내부에 반박문의 전문을 게재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형태의 반박문을 게재하게 된다면, 헌법소원 제기인으로서는, 가처분결정에 의하여 부과된 형태의 반박문을 게재하는 것 보다는 훨씬 가벼운 부담을 안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경우에 있어서 잡지의 표지에 실리게 될 공고의 형식과 내용은 그 잡지의 내부에 실리게 될 반박문을 단순히 지적하는 것만으로서는 불충분한 것이고, 원문보도와 유사한 형태로서 반박문의 주제를 포함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정하에서는 위 두 가지의 의무 및 결과의 내용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아니하여, 이와 같은 가처분명령의 발부가 공공의 이익에 대한 중대한 불이익의 방지에 급박하게 필요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공적 인물의 뇌물수수의혹에 관한 언동이 가정적인 질문의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진위여부의 입증이 가능한 구체적 사실을 주장하는 것으로 볼 수 있으면 명예훼손

Keohane v. Wilkerson

21 Med L. Rptr. 1417(콜로라도주 항소법원, 1993)

 

사건개요

1. 1988년경 콜로라도주 프레몽 카운티의 지방법원 판사로 재직 중이던 원고 Paul Keohane은 같은 해 10월말에서 11월 초순 사이에 한 마취과의사의 재판을 담당하게 되었다. 위 마취과의사는 10대 환자를 성폭행 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게 되었다. (Gallagher 재판)

2. Gallagher재판의 무죄판결 후에 캐논시의회의원이자 그 재판을 방청한 피고 Stewart는 캐논시의 신문 Daily Record의 기자인 Dwight Jurgens에게 접근하여, 동인에게 원고(Keohane 판사)가 위 Gallagher 재판과 관련하여 현금이나 코카인 등을 받았다고 생각하느냐의 질문을 하였다고 한다. Jurgens는 위 대화내용을 기사화하지는 않고, 원고에게만 그와 같은 대화내용을 전하여 주었다.

3. 원고의 재선투표가 실시된 1988. 11. 8. 피고 Campbell은 가명으로 2장의 편지를 써서 지역주간지인 Fremont Observer에 게재하였다. 그 2장의 편지는 직접적으로 원고의 이름을 거론하지는 아니하였으나, 모두 판사와 의사들간의 공모와 뇌물을 거론한 것이었다.

4. 원고는 재선투표에서 승리하지 못하였고, 그 후 위 Stewart, Campbell및 위 Fremont Observer의 편집장인 Wilkerson을 포함한 13명의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였다. Stewart와 Wilkerson의 이의에도 불구하고, 재판지(Venue)는 엘 파소 카운티 지방법원으로 변경되었고, 재판종결 무렵에 즈음하여서는 오직 Stewart, Campbell 및 Wilkerson에 대한 청구부분만 배심원단에게 회부되었다.

5. 제1심 법원은 Stewart의 Jurgens에 대한 발언은 그 자체로써 당연한 명예훼손(slander per se)을 구성한다고 보고, 배심원단에게 이와 같은 내용을 설시하였다. Campbell의 편지에 관하여는 제1심 법원은 배심원단에게 주변사정을 종합하여 특별한 손해가 입증되는 경우에 성립하는 명예훼손(libel per quod)라고 설시하였다.

6. 배심원만은 원고에게, ) 피고 Stewart에 대하여는 보상적 손해배상으로 15,000 달러,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5,000 달러, ) 피고 Campbell에 대하여는 보상적 손해배상으로 25,000 달러,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1,000 달러 그리고 ) 피고 Wilkerson에 대하여는 보상적 손해배상으로 25,000 달러,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2,500달러를 지급할 것을 명하는 평결을 하였다. 그 후 제1심 법원은 Stewart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2,500달러로 감액 하였다.

7. 이에 피고들은 항소하면서 주로 다음과 같은 4개의 주장을 제기하였다.

(1) Stewart의 언동이나 Campbell의 편지가 모두 구체적 사실관계를 포함하는 것으로는 해석할 수 없다.

(2) 그 내용은 전체내용에 비추어 볼 때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 아니다.

(3) 원고의 손해액에 대한 입증이 부족하다.

(4) 제1심 법원이 재판지를 엘 파소 카운티 지방법원으로 변경한 것은 잘못이다.

 

판결요지

1. 전체적인 문맥이나 그것이 공표된 주변상황에 비추어 증명할 수 없는 사실을 포함하거나 함축하는 언동은 법률상 구제받을 수 있는 명예훼손이 되지 아니하며, 만약 증명할 수 있는 사실을 포함하거나 함축한다 하더라도 구체적 사실관계를 진술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 없을 때에는 역시 제소할 수 없다. 그러나, 언동이 의견의 형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그 실질적인 요지가 사실관계를 명시하거나 포함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해석될 수 있을 때에는 헌법적으로 보호되지 아니한다.

2. 한 마취과의사가 10대 환자를 성폭행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은 후에, 피고가 신문기자에게 「담당판사가 마약이나 돈을 받았다고 생각하느냐?」고 한 언동은 명예훼손소송에서 헌법상 보호받을 수 없다. 왜냐하면 그 언동의 명백한 함축은 담당판사가 뇌물을 받았는가 하는 점으로 그와 같은 내용은 진위의 여부가 판명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에 사회의 부패한 기둥(「sick pillars of the community」)을 언급하면서 한 독자가 신문편집장에게 보낸 편지는 전체문맥에서 이해하면 사실관계의 주장(factual assertions)을 포함한다고는 해석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이유로 제소할 수 없으며, 또한 사실심 판사가 「재정적으로 깨끗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편지도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그 편지를 구체적 사실을 주장하는 것으로는 이해하지 아니할 것이므로 역시 제소할 수 없다.

3. 한 마취과의사가 10대 환자를 성폭행하였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으나, 비정상적인 정신상태를 이유로 무죄판결을 받은 후에, 피고가 신문기자에게 「담당판사가 마약이나 돈을 받았다고 생각하느냐?」고 한 언동은 명예훼손소송에서 그 자체 당연히 명예훼손이 성립한다(defamatory per so). 왜냐하면 그 언동은 판사가 뇌물을 받았음을 암시하고 있으며, 그 이야기를 들은 기자가 그 언동이 원고를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하였음은 다툼이 없기 때문이다.

4. 공공의 인물의 명예훼손소송에서 그 대상자가 오직 한 명이라는 이유만으로 현실적 손해(actual damages)를 보상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명예훼손 언동이 전파된 사람의 숫자는 사실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손해의 액수와 관계가 있다.

 

판결이유(요약)

. 이 법원은 명예훼손적 언동의 제소가능성에 관하여는 Living Will Center v. NBC Subsidiary사건, 연방대법원의 Milkovich v. Lorain Journal Co.사건 이후 검토한 바 있으나, 피고들은 우리가 위 Living Will Center사건에서 다루지 아니한 논점을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선 명예훼손소송의 소송원인이 언제 성립하는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명예훼손이라고 주장하는 언어가 헌법적으로 보호되는가 하는 문제는 법원이 결정하는 법적 사항이고, 사실심 판사의 판단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였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항소심 판사는 전체 기록을 공정하게 심사하여야 한다(위 Milkovich v. Lorain Journal Co. 판결).

Milkovich 판결 이전에는 순수한 의견의 진술은 헌법상의 특권으로 보아 일반적으로 우리 주에서 제소할 수 없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모든 의견의 진술이 헌법적 특권을 보장받은 것은 아니고, 표준의 독자나 시청자가 그 언동을 사실의 주장(assertion of fact)으로 느낄 때는 그러한 의견도 헌법적 보호를 상실하게 된다(Burns v. McGraw-Hill Broadcasting Co.)

따라서 우리 주 대법원은 그 진술이 순수한 의견인가 아니면 사실의 주장인가를 판별하기 위하여 3단계 분석방법을 채택하였는데, 첫째, 그 언동의 형식(phrasing)을 심사해서 사실이라기 보다는 수사법적인 과장어구로 해석될 수 있는지, 둘째, 문제가 되는 부분만 아니라 전체 언동의 효과를 문맥에 비추어 심사하고, 셋째, 공표된 수단이나 목적으로 하는 대상자 등 주변상황까지 심사하는 것이다.

연방대법원은 Milkovich 판결에서 의견과 사실의 헌법적 구분(constitutional distinction between opinion and fact)을 배척하였다. 따라서 그 이후에는 헌법적으로 보호받는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언동이 「사실」인지 또는 「의견」에 해당하는지 하는 점은 더 이상 적정한 문제가 되지 아니하고, 그 판단의 척도는 그 언동이 입증 가능한 사실의 주장을 선언 또는 함축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가 하는 점으로 되었다.

따라서 어떤 언동이 제소 가능한가 하는 점을 고려함에 있어, 우리는 합리적인 사실인정자라면 그 언동이 허위임이 입증될 수 있는 주장을 포함 또는 함축하는가를 결론 내릴 수 있는가 하는 점을 먼저 결정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우리는 2단계의 검토를 거처야 하는데 이는 (1) 그 언동이 원고에 관하여 입증 가능한 사실을 포함 또는 함축하는가, (2) 그 언동이 사실을 구체적으로 주장(actual assertion of fact)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이해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은 요소를 고려하여, 만약 언동이 입증 가능한 사실을 포함하거나 함축하지 아니하면 이는 법으로 구제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마찬가지로 입증 가능한 사실을 포함하거나 함축하더라도 사실을 선언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없다면 그 언동은 충분한 헌법적 보호의 대상이 되고, 명예훼손소송의 청구원인은 성립하지 아니한다. 반대로, 언동이 의견의 형식을 취하고 있더라도 그 실질적인 요지가 사실의 주장을 선언하거나 포함하는 것으로 합리적으로 해석될 수 있을 때에는 헌법적으로 보호되지 아니한다.

만약 법원이 어떠한 언동이 명예훼손의 청구원인이 될 수 있다(actionable)고 결정하면, 그러한 청구는 사실인정권자에게 과연 그 언동이 명예를 훼손하였는가 하는 판정을 위하여 회부될 수 있다.

 

. 피고들은 우선 그들의 언동이 연방수정헌법 제1조상 보호되기 때문에, 제1심 법원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를 배심원단에게 회부한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이 법원은 Stewart의 언동은 헌법상 보호된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아니한다. 그러나, Campbell의 편지는 헌법상 보호되는 언론의 자유범위 내에 속하기 때문에 명예훼손 소송원인이 성립되지 아니한다.

1. 우선 이 법원은 Stewart가 Jurgens에게 한 언동이 모호하고 자유해답식의 것이어서 진위판정이 불가능한 것으로서 사실의 주장이 아니라는 피고들의 주장에 동의하지 아니한다. 우리는 Stewart의 언동이 진위판정이 가능한 것임을 결론짓는데 별 어려움이 없다. Keohane이 뇌물로 돈이나 마약을 받았다는 내포는 Stewart의 언동으로부터 명백하며, 그러한 주장은 진위판정이 가능한 것이다. 비록 어떤 개인에 관한 현실적 사실의 진술의 형태를 취하지는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질문은 허위 또는 명예훼손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면 명예훼손의 청구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가정적인」 질문이 명예를 훼손하는 사실의 주장을 포함하고 있다면 이는 제소 가능한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Stewart는 캐논시에서 선거에 의하여 선출된 공직자로 신뢰를 받는 직위에 있었는데, 그렇다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Stewart가 일반대중에게는 알려지지 아니한 주정부의 내용을 알고 있으리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Stewart의 언동을 전체맥락에서 관찰하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Stewart가 자신에게만 알려진 정보에 기초하여 Keohane이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현실의 사실을 암암리에 주장하는 것으로 결론지을 것이다.

비록 Jurgens는 Stewart가 Keohane이 정말로 뇌물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지 확실히 모르겠다고 증언하였으나, 그러한 증언이 결정적인 것은 아니고, 오히려 이 법원은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발언자가 구체적 사실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었는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그렇게 결론 내릴 수 있었을 것이므로 제1심 법원이Stewart에 대한 청구를 배심원단에게 회부한 것은 잘못이 아니다.

2. 다음으로 피고들은, Campbell의 편지는 구체적 사실의 주장을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와 같은 편지는 명예훼손의 청구원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즉, 그 편지는Campbell이 단순히 Keohane의 직무상 부정행위를 추측하였다고 시사하였을 따름이며, 전체맥락에서 관찰하면 그 편지는 Campbell이 평소 지역사회의 유지라는 사람들의 행동방식에 대한혐오를 수사학적으로 과장되게 표현한 것이며, 재선선거과정에서 Fremont Observer지에 대한독자투고의 형식으로 게재되었기 때문에 명예훼손의 청구원인이 될 수 없음에도 1심법원이 제소 가능한 것으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위 피고들의 주장에 동의한다.

Campbell이 쓴 두 편지는 모두 위 신문의 같은 판에 게재되기는 하였으나, 게재된 페이지와 제목, 그러고 필명이 상이하기 때문에 개개 편지가 독자적인 언동에 해당하여 하나씩 살펴보기로 한다.

(1) Campbell의 첫 번째 편지는 『우리사회의 부패한 기둥』이라는 제목으로 Fremont Observer지의 1988. 11. 8.자 신문 제12페이지에 게재되었다. 그 편지는 Gallagher 재판과 다른 지역유지에 대한 재판에 관한 언급으로 시작되고 있다.

우리는 그 기사가 Keohane에 관하여 진위확인 가능한 사실을 포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내용을 전체맥락에서 관찰하면 사실관계를 주장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고 결론 내린다. 오히려 우리는 그 편지가 지역사회에 접근가능하고 잘 알려진 사실에 바탕을 두어 개인적인 결론을 제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그 편지는 법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명예훼손을 구성하지는 아니한다.

어떠한 사람이 청중에게 공표된 사실에 기초하여 추측 또는 억측의 진술을 하는 경우 그러한 진술은 통상 사실의 주장(assertion of fact)으로는 볼 수 없다. 공공의 관심사에 대한 그러한 추측적 발언은 민주사회를 이룩하는데 필수불가결한 제약 받지 아니하고 건전한 공적 토론에 결정적인 것이다.

Gallager 재판 이전에 캐논시에서 개업하던 명망 있던 의사가 부도덕한 성적행위로 기소되었으며, 또한 검사 2명이 마약관련범죄로 기소되어 경찰서장이 공직자와 사법업무담당자들에 대한풍문과 비난을 조사하기 위하여 대배심을 소집할 것을 공연히 제안할 정도에 이르렀다.

Campbell의 편지에서 그녀는 명시적으로 Gallagher 재판을 언급하였으며, 이는 바로 Keohane을 지칭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잘 알려진 사건에 대한 언급을 보고 합리적인 독자라면 Campbell은 그녀의 주장을 지역사회에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에 근거하고 있다고 알 수 있었다. 따라서 그녀의 편지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에 대한 그녀의 개인적 평가로 인정되고, 달리 일반독자에게 입수 불가능한 사실을 주장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2) Campbell의 두 번째 편지는 『화이트 칼라범죄, 80년대의 골드러쉬』라는 제목으로 Fremont Observer지의 1988. 11. 8.자 신문 제14페이지에 게재되었다. 그 편지는 판사는 재정적으로 깨끗하여야 할 위치에 있고(clean up financially), 「만약」 판사가 마약범죄를 범하여 변호사 또는 의사면허를 박탈당할 위기에 놓인 사람에 접근하여, 재물을 받는 대가로 곤경에서 헤어날 방법을 제공하여 주는 경우 「이것이 입증될 수 있다면」 이는 가히 금품강요라 부를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우리는 다시, 위 기사가 Keohane에 관하여 진위확인 가능한 사실을 포함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내용을 전체맥락에서 관찰하면 합리적인 독자라면 그 편지가 알려진 사실에 관한 주장을 현실적으로 제기하는 것으로 이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따라서 합리적인 독자라면 그 편지가 독자에게는 알려져 있지 아니한 필자만 알고 있는 구체적 사실을 주장하는 것으로 이해하지는 아니할 것이고, 오히려 그 편지는 지역사회에서 널리 알려진 일을 설명하는 것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위 편지에 많이 사용되는 가정적 단서를 고려하면, 그 필자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주장하고 있다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법원은 Campbell의 편지의 내용, 논조, 형식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면 그 편지는 그녀의 관점을 해석하는 것으로 보여지며, 구체적 사실의 주장(assertion of actual fact)은 아니라고 결론내린다.

 

. 다음으로 피고들은, 그들의 언동이 제소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은 명예훼손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1심 판결은 부당하다고 다툰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Campbell의 편지는 제소 가능하지 아니하므로, 이 법원은 Stewart의 언동이 그 자체 명예훼손(slanderous per se)에 해당한다고 본 1심판시가 잘못되었는지에 관하여만 판단하기로 한다.

명예훼손을 구성하는 언동(defamatory statement)에는 2가지 종류가 있는데, 하나는 그 자체 명예훼손이 되는 것(libelous or slanderous per se)과, 다른 하나는 그 성격과 내용이 주장, 입증되어야 하는 것(libelous or slanderous per quod)이다.

그 자체 명예훼손이 되는 언동(defamatory per se)은 그 문면상 당연히, 부대증거의 필요 없이 그 유해함이 인정되고 피해자는 특별한 손해를 입증할 필요가 없음에 반하여, 그 성격과 내용이 주장, 입증되어야 하는 언동(defamatory per quod)은 진의설명(innuendo)과 부대증거가 필요함과 동시에 특별한 손해를 입증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어떠한 언동이 그 자체 명예훼손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 성격과 내용이 주장, 입증되어야 하는 것인지 여부는 법률사항인데, 이 사건에서 Stewart의 언동은 틀림없이 타인의 형사책임의 성부에 관한 문제(뇌물수령, 직권남용 등)를 언급하고 있으므로 1심 판결이 적절히 지적하는 바와 같이 그 내용을 이해함에 혼란의 여지가 없다. 따라서 동인의 발언은 그 자체 명예훼손이 되는 것(slander per se)이라고 한 1심 법원의 배심원단에 대한 설시는 잘못이 없다.

 

. 피고들은 다음으로 Stewart의 발언을 들은 것은 오직 한 사람뿐이기 때문에, 공공의 인물인 원고는 현실적 손해(actual damages)를 청구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사인과는 달리 공공적 인물은 현실적 손해의 발생을 입증하여야 하나, 명예훼손 발언이 한 사람을 상대로 행하여졌다고 하더라도 현실적 손해의 발생을 방해하는 것은 아니다. 그 전파된 사람의 숫자는 사실 또는 손해의 발생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손해의 액수와 관계가 있을 따름이다.

인격모욕과 정신적 고통을 원인으로 한 현실적 손해의 평가는 법률상 어렵기는 하나, 원고의 증언에 의하면 그가 현실적 손해를 입은 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며, 배심원단이 결정한 액수가 명백히 과도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현실적 손해에 관한 피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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