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한국언론법학회 정재황 회장
"언론의 자유와 인격권 보호의 조화를 위해
연구하고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언론법학회
정 재 황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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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7급 공무원 A씨는 업무상 횡령사건으로 1심에서 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여러 유력 일간지는 공무원 비위에 관한 이 재판을 크게 보도했지만, A씨는 이에 불복해 항소했고 대법원에서 무죄임이 밝혀졌다. 그런데 몇 년 후 A씨의 외동딸과 약혼한 B씨가 한 인터넷 검색사이트에서 A씨의 이름을 검색하다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은 과거의 기사를 보고 파혼을 통보하기에 이르렀다. A씨가 검색을 해보니 벌금형을 받은 1심 결과만 검색되었고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사실은 나오지 않았다. A씨는 검색사이트 C사에 본인과 관련된 정보가 검색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경우 A씨는 피해를 구제받기 위해 어떤 방법을 취할 수 있을까? 이것은 실제 사례가 아니라 지난 11월 5일 한국언론법학회의 주관으로 열린 제1회 언론법 모의재판대회에서 출제된 문제다. 동요에서처럼 "텔레비전에 내가 나온다면 정말 좋"아하는 시절이 아니라 초상권 침해로 인해 언론분쟁이 생길 수도 있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인터넷 언론 등으로 인한 개인의 인격권 침해에 대한 피해구제의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되는 조정신청건수는 해마다 늘고 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한국언론법학회 정재황 회장은 앞으로 국민들의 언론피해구제뿐만이 분쟁을 사전에 예방해 언론의 자유를 신장시키기 위해서라도 언론분야의 전문법률가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Q. 한국언론법학회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한국언론법학회(이하 학회)는 지난 2001년 고려대 원우현 교수님께서 초대 회장을 맡아 시작됐습니다. 이후 한국외대 고 김진홍 교수님, 건국대 유일상 교수님, 공법학회 회장을 역임한 중앙대 권영설 교수님, 한위수 변호사님을 비롯해 200여명의 회원들이 커뮤니케이션영역에서 중요한 사회적 현안에 대해 연구와 토론을 통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원우현 전회장님께서 사재를 쾌척하시어 마련한 재원으로 언론법 발전에 기여한 분들에게 '철우언론상'을 수여하고 있습니다. 2002년 박용상 전 헌법재판소 사무처장님이 처음 수상하신 이후 매년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습니다. 또 언론자유의 신장에 기여한 판례를 선정해 매년 공표하고 있고, 특히 학회 학술지인 「언론과 법」은 한국연구재단 등재지로서 커뮤니케이션 영역의 법과 윤리, 정책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물들이 게재되고 있습니다.
Q. 최근 이슈가 되는 SNS(Social Network Service)와 같은 새로운 매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계신지요?
물론입니다. 요즘 인터넷 매체뿐만 아니라 방송에서도 IPTV, DMB 등 새로운 형태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SNS와 같이 새로운 매체들은 신속하고 접근성이 높아 많은 사람들의 참여를 높이고 사회변화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동력의 하나로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기존의 언론매체에 의해서는 일방적인 정보의 전달과 유통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나 소셜미디어에 의해서는 쌍방향성, 개방성, 상호간 연결성이 확대되어 많은 사람들이 정보를 생산하고 교환하기도 하며 정보를 공유합니다. SNS를 통해 관심있는 사안들에 대해 의사표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 표현의 자유를 신장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지요. 심지어 오늘날 스마트폰은 자아실현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고도 합니다.
Q. 하지만 이런 새로운 매체로 인한 피해구제가 문제가 되고 있기도 한데요, 어떤 해결 방안이 있을까요?
SNS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이로 인해 명예가 훼손되거나 사생활이 침해될 가능성도 나타나지요. 더 성숙한 언론자유의 보호를 위해서, 또 SNS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타인의 인격권과 같은 권리도 보호해야 합니다.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된다는 헌법 21조 4항이 이 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SNS의 확산속도와 언론보도만큼이나 큰 파급력을 생각하면 피해가 신속하게 구제되지 않으면 의미가 없죠. 소송을 통한 해결도 필요하나, 시간과 비용이 더 들기에 소송을 대체할 조정제도와 같이 신속하고 효율적인 보완적 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언론의 자유가 위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용자들이 타인의 권리나 명예를 존중하는 책임의식과 공동체의식을 유지하도록 이끄는 사전적인 문화교육, 시민교육이 보다 효과적인 피해방지 예방책이 되리라고 봅니다.
Q. 지난 11월 국내 최초로 열린 언론법 모의재판대회에서는 인터넷으로 인한 피해의 구제책을 묻는 문제가 출제되었습니다. 급변하고 있는 미디어 환경의 현실을 반영하기 위환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는데요.
그렇습니다. 학회가 학자들의 모임이기는 하지만 교육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모의재판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예상외로 호응이 매우 많아 놀랐습니다. 처음이니만큼 기본적 법 사고가 갖춰졌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하려 했습니다만,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따른 논의들을 반영하고 창조적인 법 이론을 도출할 수 있도록 하다보니 문제가 어려워졌어요. 참가한 학생들은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겠지만 언론법 전문가로서 잠재성을 가늠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다양한 법전문가를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매년 개최하려고 합니다. 외국의 로스쿨 같은 경우는 조정협상기법도 가르치고 있는데, 앞으로는 우리 법률가들도 조정과 중재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로스쿨을 통해 인문학, 과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지식을 갖춘 변호사들이 배출된다면 조정 분야도 보다 활성화되리라 생각합니다.
Q. 법학자로서 언론중재위원회의 장점을 말씀해주신다면?
분쟁은 사전예방과 조정을 통한 해결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약도 사후약방문이 되어서는 안되죠. 그리고 공법에서는 ADR을 많이 강조합니다. 언론중재위원회가 바로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상당히 유용한 언론분쟁해결제도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흔히 자율규제를 얘기하는데,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하면 자율규제에 대해서도 그 실효성을 위해서는 국가권력의 뒷받침이 필요하죠. 다만 국가권력이라는 것은 과거에 언론탄압을 하던 권력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힘을 말하는 겁니다. 헌법 10조도 국가가 기본권을 보호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잖아요. 이런 점에서 언론중재위원회가 언론분야에 있어서 피해구제의 조기구제와 효율성, 편리성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앞으로도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중재위원회의 독립성과 중립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예산 독립편성과 같은 제도적인 장치도 뒷받침되어야겠지요. 물론 예산은 정부가 편성하는 것이지만, 준사법적 기능을 강화하려면 예산편성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Q.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언론의 자유는 개인의 표현뿐만 아니라 개인의 인격까지도 신장하는 중요한 권리라는 점에서 언론의 자유가 생활 속에서 더욱 꽃피고 만발하기 바랍니다. 한편으로 권리위에 잠자지 않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시민으로서 다매체, 다플랫폼 시대의 언론 환경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언론중재위원회도 많이 활용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언론법학회도 언론 자유와 인격권 보호라는 두 가지 헌법적 가치의 조화와 발전적인 언론문화 창달을 위해 열심히 더욱 연구하고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언론법학회에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정리 및 사진 / 남승균(홍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