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원단상] 금슬 좋은 우리 옆집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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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슬 좋은 우리 옆집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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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숙 위원
제주중재부
제주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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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내 옆 좌석에 한 어머니가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있었다. 살짝 얼굴을 보니 그녀의 얼굴은 매우 젊어 보였다. 20대로 보였다. 창 쪽에는 서너살 되어 보이는 사내아이가 혼자 놀고 있었다. 두 아이들은 우윳빛 혈색에 볼그스름한 볼하며 매우 건강해 보였다. “싱싱한 젊은 엄마!”, 왠지 흐뭇해졌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쭈욱 뻗어나가는 것 같았다. 그런데 이런 아름다운 그림은 점점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20대 30대 여성이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하는 과정이 점점 연기되고 유보되고 있다. 이것은 여성들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통계청의 의뢰로 한국인구학회가 실시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30∼34세의 기혼남성이 처음으로 미혼남성보다 적어졌다. 10명 중 미혼인 경우가 5명을 넘는 것이다. ‘30대 노총각’은 옛말이 되었다. 30∼34세 여성의 경우 10명 중 3명이 미혼인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초혼 연령은 31.8세, 여성의 초혼연령은 28.9세로 20년 전인 1990년에 비해 약 4년 정도 늦어졌다. 이제 ‘청춘남녀’의 개념도 재정립되어야 할 것 같다.
1970년 한국의 출산율은 4.53명이었다.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국가적 차원에서 산아제한 정책을 실시하였던 그 시대가 먼 옛날은 아니다. 그러나 출산율은 1990년에 1.59명, 2000년에 1.47명으로 급격히 하강하여 현재는 1.15명이다. OECD 평균인 1.71명보다 낮은 숫자다. 한국의 출산율이 급격하게 하락하는 동안 만성적 저출산으로 고민하던 유럽국가들, 그중에서 프랑스의 경우 최근 출산율을 2.0명까지 끌어올렸다.
우리나라의 저출산 현상은 사회경제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키고 있다. 저출산과 이를 동반하는 고령화 현상이 국가경제 발전과 ‘지속가능한 복지’ 실행에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저출산 현상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다양한 정책들이 거시적 미시적 수준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자녀 교육문제, 여성의 사회 진출에 대한 정책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우리 동네 베트남 부인과 금슬 좋은 노총각의 결혼이 그나마 기여한다고 할까.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의 수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의 감소는 외국인 노동력의 유입이 불가피해지면서 오랫동안 단일민족주의를 유지해 오던 한국사회가 글로벌 시민사회로의 이행을 전개하고 있다. 세계화에 따른 국제적 장벽이 약화되어 다양한 형태의 세계화와 국제적 인구이동이 자유로와지면서 인종적, 민족적, 종교적 차이를 넘어 조화로우면서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문화의 창출에 대한 요구가 어느 때보다도 더 높아지고 있다. 1980년 말 이후부터 국내에 유입된 다문화 인구가 현재 120만명이지만 2018년이면 400만명이 넘어 한국사회의 비중 있는 구성원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2011년 1월 현재 다문화가정의 자녀는 15만 1걺명이지만 이들의 수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다.
세계적으로 자신의 출생지가 아닌 국가에서 거주하는 인구는 69억 세계인구의 3.1%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 보여준 독일팀과 스페인팀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에서 터키계 독일국가대표 메수트 외질(Mesut Ozil)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독일축구 엔트리 23명 중 11명이 외국계 선수였다. 인종과 지역을 넘어선 화합의 결과라고 평가받았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이 학교에서 놀림과 따돌림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게 된다. 다문화 사회에 이미 진입한 우리는 다문화의 이해와 포용을 위한 캠페인을 본격적으로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