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원단상] 댄서의 순정
댄서의 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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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희 위원
전북중재부
전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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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위원회 전북중재부 심리를 다음 화요일에 개최하려고 하는데, 나의 일정이 어떠한지 묻는 소장님의 전화를 받고 목요일이 좋지만 다른 위원님들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매주 화요일 날은 나에게 특별한 날이다. 댄스 수업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전북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댄스스포츠를 시작한지 10년째다. 나는 부부전문반에 속해 있어 아내와 항상 같이 한다. 2003년 처음 아내의 적극적인 권유로 댄스를 시작할 당시에는, 나도 춤이 무엇인지 조금은 안다는 생각을 가졌었다. 왜냐하면 1997년 일 년간 안식년으로 미국 미주리대학에서 생활할 때, 머리가 허연 주임교수가 춤을 춘다고 하여 우리 부부도 6개월 정도 등록해서 맛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마 그때 그 교수님이 지금의 내 나이 정도였던 것 같다.
그런데 댄스스포츠를 하면서 내가 정말로 이렇게 몸치인지는 몰랐다. 항상 스텝이 엉키다 보니 머리는 숙여 다리를 쳐다보고 팔은 계속 내려가 주의에 주의를 받았다. 시간이 지나면 잘 할 수 있겠지 했지만, 몸치라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만 해주었다.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한동안 토요일 싱글반에서 청강하는 열성도 보였다. 10년을 하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함께 했다. 보통 부부들이 댄스를 시작하면 1년 정도하고, 2년이면 아주 길게 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도 몇 개 팀에서 살아(?) 남은 부부들이 합하여 한 반을 이루고 있다. 이렇게 조기에 춤을 그만두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으나, 많은 경우 부부끼리 서로 잘한다고 우겨서이다. 댄스와 이혼하는 이유는 ‘성격차이’가 아닌 ‘실력차이’인 것 같다. 나도 계속해서 가르치려는 아내 때문에 몇 번의 위기가 있었다.
우리는 부부반이기 때문에 부르스와 지터벅은 기본으로 한다. 지금까지 룸바, 차차, 자이브, 왈츠, 탱고, 쌈바, 비엔나왈츠, 퀵스텝, 파소도브레라는 종목을 경험했다. 물론 기본적인 수준이지만 열심히들 한다. 춤을 추는 사람들의 성격은 매우 밝다. 두 시간 정도 춤을 추고 나면 충분한 운동도 되고 정말로 기분도 좋아진다.
지금도 춤 실력은 형편없지만, 자신있게 취미가 댄스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아직도 해, 김교수! 아주 도사 됐겠네”라고 하지만, 웬 도사! 정말로 조금은 창피한 생각이 든다. 댄스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말대로 골반으로 음악을 들으려면 앞으로 10년은 더 해야 할 것 같다. 모 텔레비전 방송사에서 ‘댄싱 위드 더 스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고, 요즈음은 시즌2에 들어갔다. 그것을 볼 때면 나는 언제 저렇게 잘 출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나도 춤춘다’라고 외치고 싶다.
돌이켜보면 닭살이 돋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2007년 여름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일정 중 하루 크루즈선을 탈 기회가 있었는데, 그 날 밤 갑판에서 우리 부부는 흘러나오는 음악에 스텝을 밟았다. 동양인 둘이서 춤을 추는데 어느 새 수많은 사람들이 둘러싸 박수와 환호를 보내 주었다. 지금도 그것을 떠올리면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말이 생각나지만, 그래도 크루즈 선상에서 단독 공연(?)해 본 사람 있으면 나와 보십시오.
현대인들은 항상 바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육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을 위해서 댄스스포츠를 권하고 싶다. 정년을 마치고 쿠르즈선 여행을 할 기회가 오면 정말로 멋있게 아내와 한판 추고 싶은 것이 ‘댄서의 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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