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마당] 중국의 역사 키우기
;중국의 역사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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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근
운영본부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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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와 신장위구르자치구가 연일 계속해서 중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계의 이목도 이곳에 쏠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중국의 통치 이념과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 소수민족의 주장을 묵살하는 한편 교과서 왜곡과 연구 작업으로 역사 왜곡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중국의 역사관은 중국 문명이 황하강 유역에서 발원하여 그 주변 지역으로 전파되었으며 중원 외 지역은 동이, 서융, 남만, 북적과 같은 오랑캐가 다스리는 나라로 문명이 존재하지 않거나 낙후된 지역으로 여겼다. 이른바 중국이 세상의 중심이고 가장 발달한 문화를 발전시켰다는 중화사상으로 일관해왔다. 하지만 오늘날 중국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황하 문명이 중국 문명으로 대체되고 있다. 중국문명이란 과거 황하 지역에 황하 문명 못지않은 작은 문명권들이 있었고 중국이 이들과 상호 교류를 확대하면서 하나의 중국 문명을 이루어 냈다는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중국이 소수민족의 독자성을 인정하고 포용한 면에서는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이면에는 다른 의도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중국의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20세기 중반 들어 중국 고고학이 발전된 연구 성과를 보이고 방사성 동위원소 연대 측정법을 통해 주변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의 역사가 황하 지역의 것과 유사하거나 앞선 경우가 있음이 드러남에 따라 이론의 수정이 불가피해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중국이 고대부터 다민족 국가였음을 강조하여 한족을 비롯해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된 현대의 중국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유지시키기 위한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동북공정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 중국은 자국의 외교부 홈페이지에서 우리나라의 고대사 부분을 삭제하고 고구려를 중국 변방 소수 민족의 지방 정권으로 축소하여 중국사에 편입시키려는 시도를 하였다. 이와 관련한 우리 정부와 학계의 비난에 대해서는 동북공정은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 정부나 학자들의 소관이라는 옹색한 변명을 일삼고 있다. 하지만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듯이 동북공정은 민족 응집력을 증강하고 애국주의를 고양시키려는 목적으로 중국 정부의 승인과 재정 지원 하에 이뤄지는 중국 동부 지역의 역사와 현황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이다.
동북공정에서 고구려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면 고구려는 전한 때 중국의 현도군 고구려현 내에 변방 민족이 세운 지방 정권이며 중국의 중앙 정부와 계속해서 신속(臣屬) 관계를 유지하였다. 또한 당나라의 고구려 침입은 타 민족에 대한 침략이 아니라 중국 내부의 통일 과정이라는 것이다.
역사학자들에 따르면 중국의 동북공정은 국제 정세의 변화와 남북한의 여러 정황 등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진행된 작업이라 한다. 즉 다가오는 동아시아 시대를 준비하면서 간도 문제나 한반도 통일 이후 야기될 수 있는 영토, 국경 분쟁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이며, 통일이 조선족 사회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여 대처하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우리가 중국의 역사 왜곡에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되지만 소극적인 대처로 방관해서는 더욱 위험하다. 동북공정은 단순히 역사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국가 제반에 걸쳐 모든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인식하고 정치, 경제, 문화, 학술을 포함한 총체적이고도 다각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여러 다른 현안 못지않게 우리 민족의 주체성을 지키고 우리의 뿌리를 찾고 상고사를 입증할 수 있는 학술적 자료를 발굴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것은 단순히 역사학자들이나 학계만의 몫이 아니다. 정부 차원에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초, 중, 고등학교의 역사 교육을 강화하여 우리의 역사 인식을 정립하고 중국 학생들을 능가할 수 있는 정확한 지식과 논리를 하루속히 갖춰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