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실무 연수기] In San Diego, 4개월째
In San Diego, 4개월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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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백 수(심리본부 전문위원, UCSD 연수 중)
; ; 드디어 봄학기가 끝났다. 미국대학은 3학기제로 운영된다. 가을학기에 새 학년을 시작해 겨울학기를 거쳐 봄학기로 한 해 과정이 마무리된다. 그리고 6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는 학기말 방학이니 그 기간이 무려 3개월이다. 내가 적을 두고 있는 ;UCSD(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eigo)는 ;이 기간에 영어가 서툰 유학생들을 위해 Summer Session Course라고 하여 별도로 영어 향상 수업을 진행한다. 물론, 나도 이번 여름학기를 수강하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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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원회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장기해외연수 대상자로 선정되었을 때 그 부담감이 적지 않았다. 대학졸업 후 거의 사용해본 적 없어 녹슬 대로 녹슬었을 영어능력이 가장 걱정이었다. 그래도 막상 나와 보니 학창시절 영어공부에 투자했던 시간들이 아주 헛되지는 않았음을 느꼈다. 충분히 준비하지도 못한 채 나왔지만,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학창시절 때 흘렸던 땀 때문이었다. 미국에 온 지 2개월간은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상대방의 핵심어만 붙들고 앞뒤 상황을 종합해 유추하곤 했다. 약 4개월째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의 영어실력도 별반 나아진 것은 없다. 그러나 최소한 미국인이 겁나지는 않게 됐다. 미국인에 대한 긴장감이 없어지게 되니 막혔던 귀가 조금씩 뚫리고 있다. 제대로 된 문장이 아닐지라도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어떻게든 풀어낼 수 있는 용기도 생겼다.
; ; ; ;나는 대학원 과정을 듣고 있는데 한 학기에 이수해야 할 필요학점이 12학점이다. 수업은 대부분 토론형태로 진행된다. 자연히 수업은 말 잘하는 현지 학생들 중심으로 진행된다. 유학생들에게는 듣기와 말하기가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한다. 읽고 쓰는 것은 잠을 줄여가며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면 그런대로 따라갈 수는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학기에 나는 8학점을 추가로 신청하여 총 20학점을 수강했다. 덕분에 치기어린 결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절감할 수 있었다. 짧은 영어실력으로 이를 소화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밤을 지새워야 했던지... 며칠 전 가을학기 수강신청기간이었는데, 이번에는 4학점만을 추가로 등록하여 총 16학점을 듣기로 했다. 주위에서는 필요학점만을 들으라고 충고해주지만, 막상 부딪쳐보니 공부하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어 원래 내가 공부체질이었나(?), 싶기도 하다.
; ; 혈혈단신으로 뛰어든 샌디에고. 처음 한 달간 뭐부터 해야 될지 몰라 좌충우돌하며 헤매 다녔다. 미국 은행계좌 개설, 카드발급 및 개인수표 발행, 아파트 계약, 살림도구 마련, 자동차 구입, 운전면허취득, 전화개설, 인터넷 및 케이블 TV 연결, 도시가스 연결, 자동차보험 및 집보험 가입, 본인 및 아이들 학교등록 … 그렇게 정신없는 시간을 보내다, 앞서 유학생활을 시작한 선배들의 조언을 받으면서 점차 제 궤도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 ; 아직도 시작단계에 있는 여정이긴 하지만, 이번 연수가 나에겐 참으로 영광스런 기회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샌디에고는 연중 쾌적한 기후와 멋진 자연경관으로 미국인들이 은퇴 후 살고 싶어 하는 대표적 휴양도시다. 이런 천혜의 지역에서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를 허락해 준 위원회와 묵묵히 나의 빈자리를 메워주고 있는 동료직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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