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원마당] 저는 이길 내기만 합니다
;
저는 이길 내기만 합니다
;
;
;
기획팀
;이 정 희
;
;
;
언론사람 제137호에 위원회 김 모 변호사께서 ‘모 직원과 누가 먼저 결혼할 것인지에 대한 내기를 했는데, 내가 이길 것이 분명하다’는 취지의 글을 기고하신 바 있다. 우선, 그 모 직원이 본인임을 밝히며, 내기의 경위는 다음과 같다. 2010년 가을, 팀원 중 둘만 외롭게 솔로로 남아 날이면 날마다 ‘결혼은 내가 먼저!’와 ‘대체 무슨 근거로?’라며 공방을 주고받던 중, 서로 자신감이 충만했던 나머지 내기를 해도 좋다며 냉장고와 아이맥 컴퓨터를 걸게 된 것이다.
;나는 그해 연말에 배필을 만났으나, 올여름 ‘양가 인사+상견례’라는 공식 절차에 돌입하기까지 첩보물을 방불케 하는 비밀엄수 작전을 펼쳐왔다. 가끔씩 ‘동생이 먼저 시집가게 되었다’, 또는 ‘애인이 있었는데 헤어졌다’는 소문을 은밀히 퍼뜨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동료 직원끼리 한 내기치고 꽤 많은 금액인데다 상대방께서 환율 때문에 아이맥 시세가 올랐다는 둥, 액세서리까지 사야 되는데 돈 좀 모았느냐는 둥 약올리기를 잊지 않으셨다는 점도 한 몫 한다.
;이런 상황은 까맣게 모른 채 승리를 확신한 김 변호사는 급기야 전국에 10?부나 배포되는 소식지에 내기에 관한 기고문을 게재하는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 청첩장 문구로 고민하던 나는 소식지에 게재될 내용에 대해 사전 양해를 구하는 김 변호사에게 ‘뭐, 괜찮겠지요’라고 대답하자마자 냉장고 모델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결국 본의 아니게 언론사람 11월호가 배포되고 난 다음날 청첩장을 돌리게 되었다. 청첩장을 확인하고 시원하게 5분 만에 계좌로 냉장고 대금을 쏘아준 의리의 남자. 성격 좋고, 신망 두텁고, 인물 훤칠하며, 유머감각도 탁월한 중재위의 훈남께 다시 한 번 박수를 보내며, 머지않아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행복한 인연을 곧 맺게 되리라 예상해본다.
;다만 한 가지, ‘그래도 그렇지 진짜 받았냐’는 책망에 대해 반론을 하자면, 그간 가끔씩 몰려오는 죄책감 때문에 ‘냉장고는 너무하니 액수를 줄이자’고 여러 번 권고한 바 있음을 밝히는 바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김 변호사께서는 그때마다 ‘자신이 없어서 그러는 것이냐’며 일언지하에 제안을 거절했다.
;결혼을 앞둔 지금, 돌이켜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의미 없는 허례허식이 넘쳐나는 왜곡된 우리나라의 결혼문화를 개탄하다가, ‘이제껏 키워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하므로 양가 부모님께 어떤 도움도 받지 않겠으며, 의미 없는 절차는 생략하겠다’고 선언하고 각자 부모님을 설득한 것이 9월. 예물, 예단, 웨딩촬영, 결혼식 주례를 없앴으나 ‘그래도 할 도리는 해야 한다’는 강경한 반대에 부딪혀 폐백과 이바지를 부활시킨 것이 10월. 전세대란 속에서 다행히 집을 구해 이사하고, 발품 팔아가며 혼수를 마련한 것이 11월. 그리고 결혼식이 있는 12월.
;올해 4월 우리 위원회는 창립 30주년 행사를 치렀다. 나 역시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그러나 위원회의 30주년은 주관부서의 팀원으로서 업무의 일부를 분담하여 준비했을 뿐인데, 내 30주년은 기획, 총괄, 주연을 모두 맡아야 하므로 부담감이 꽤나 크다. 그러나 잘 될 것이다. 위원회의 30주년 행사가 성공적으로 끝났듯이.
;마지막으로 김 변호사께서 이번 내기에서 진 금액을 벌충할 목적으로 내기 상대방을 찾아 헤매고 계신 것으로 파악되는데, 제의받은 분들은 필자에게 먼저 상담요청하시고 ‘이길 내기’만 하기를 당부 드리는 바이다. 공정한 여론 형성을 위해 언론중재법의 ‘동일지면 동일분량’ 정신에 따라 반론의 기회를 부여해 준 소식지 담당자께 감사드리며, 이상으로 소식지 137호 직원마당에 대한 반론보도를 마치도록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