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원단상] 유럽 복지선진국의 재정위기가 우리나라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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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복지선진국의 재정위기가 우리나라에 주는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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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우 위원
대구중재부
구미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위기 상황에서 정부의 역할은 크다. 하지만 정부는 추락을 받쳐 주는 안전망 역할보다는 도약을 뒷받침해주는 뜀틀 역할을 해야 한다.” 최근 유력 언론사가 주최한 국가?;복지의 역할에 대한 토론에서 로버트 라이시 전 미국 노동부 장관이 한 말이다. ‘자본주의 4.0’의 저자 아나톨 칼레츠키는 라이시 전 장관의 이같은 ‘뜀틀 정부론’에 대해 “뜀틀이 정부가 해야 하는 복지의 역할을 잘 표현해준 것 같아 매우 맘에 든다. 하지만 유럽 연금제도와 같은 비대한 복지제도는 마치 암(癌)과 같다. 암처럼 점점 번져가며 다른 세포를 죽이고 결국엔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못 하게 한다”고 말했다. 선진 복지국가제도를 도입하려는 우리나라는 라이시나 칼레츠키의 이같은 말을 그 어느 때보다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특히 재정위기로 전세계의 눈총을 받고 있는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의 PIGS 국가들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그리스,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그리스와 이탈리아는 유럽문명의 뿌리이고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한때 수많은 식민지를 경영하며 세계를 호령했던 초강대국이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이들 국가가 축적한 부와 국가경영의 지혜는 얼마나 많았을까. 그러나 수백 년 동안 쌓아온 그 화려했던 명성도 과도한 복지정책 앞에 불과 수 십 년 만에 속절없이 허물어지고 있다. 경제력에 걸맞지 않는 무리한 복지로 이들 국가의 재정이 크게 흔들리면서 요즘은 PIGS(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로 묘사되고 있다. PIGS. ‘돼지들’이다. 당사국들로서는 들을수록 기분 나쁜 비아냥거림이지만 어쩔 수가 없다. 스스로 초래한 자업자득이다. 이들 국가만 재정위기에 시달리는 것은 아니다. 이른바 전 국민을 대상으로 보편적 복지서비스를 제공했던 유럽 대부분의 복지선진국들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다. 복지강국으로 유명했던 나라들은 세금을 많이 걷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가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복지강국의 세금부담률이 40%를 넘어선다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복지국가의 대명사로 불리는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같은 북유럽 국가도 보편적 복지 혜택을 줄여가는 복지개혁을 추진했다.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유럽의 복지국가 정책들을 그나마 조심스럽게 도입했던 일본도 저출산·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복지재정을 충당하려다 심각한 재정위기로 국가신용등급이 강등 당하는 수모를 겪고 있다.
;올해는 선거의 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다. 자연스럽게 복지정책이 가장 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복지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 누군가는 복지에 소요되는 재원을 부담해야 한다. 그러므로 국가의 경제력에 걸맞지 않은 과잉복지는 결국은 재정위기를 초래한다. 복지의 재원은 국민이 내는 세금과 사회보험료로 충당된다. 만약 국민들이 복지에 충당되는 추가 세금을 부담하기 싫어할 때는 국채를 발행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현재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20% 정도로 복지강국들보다 훨씬 적다.
;앞서가는 국가들이 항상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뒤따라가는 이점은 앞서간 나라들의 실패를 보면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분에 넘치는 복지정책으로 재정위기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을 보고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들의 실패와 위기를 보고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앞날은 암담할 뿐이다.
;우리 경제력이 감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복지는 우리 사회의 안정망을 강화하고 양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하지만 나라 빚으로 충당하는 선심성 과잉복지는 국가와 후손들에게 무거운 짐이 될 뿐이다. 과도한 욕심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진정으로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복지 선진국의 실패로부터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을 도출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기다. 우리나라 실정에 알맞은 저비용 고효율의 지속가능한 한국식 복지 모델을 모색하고 수립하여야 한다.